| [ARTICLES] ARTIST INSIDE 2022 | Richard Woods
ARTIST INSIDE 2022 | 리차드우즈
공간의 의미를 질문하는 즐거움
영국 출신의 작가 리차드 우즈는 판화 기법을 이용해 새로운 공간을 창출한다.
화려한 패턴을 찍어낸 패널을 타일 붙이듯 기존 건물 외벽이나 내벽에 이어 붙이는 방식이다.
전통 공예 기술을 빌린 그의 설치는 단순히 건물 외관을 변화시키는 장식 차원을 넘어 공간의 중요성을 환기시킨다.
특히 네온 핑크, 라임 그린 같은 총천연색, 두꺼운 검은 윤곽선 등 만화를 찢고 나온 외관으로 ‘카툰 하우스(cartoon house)’라 불리는
그의 영국식 방갈로 모형 주택은 주거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던진다.
트레이드마크가 된 카툰 하우스에서 보듯 집에 대한 관심이 특별한데, 어떤 의미일까요?
영국 격언에 “영국인의 집은 그의 성이다(An Englishman’s home is his castle)”라는 말이 있어요. 집이란 한 인간에게 피난처이고 안식처라는 의미인데, 물리적으로도 심정적으로도 중요한 공간이라는 얘기죠. 영국인에게 집은 사생활과 안전을 보장받는 곳이에요. 그만큼 집착하고 욕망하죠.
작품을 통해 민감한 부동산 이슈를 건드리기도 해 흥미로운데요.
주택난이 심각한데, 한 사람이 많은 집을 소유하기도 해요. 남는 집을 휴일 임대 부동산으로 개조하기도 하죠. 그런 데서 착안해 실제 방갈로를 3분의 1 크기로 축소한 카툰 하우스 6개를 한 휴양도시 곳곳에 설치하기도 했어요.
작가의 작업은 때론 상업적이고, 때론 공공성이 강조됩니다.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작업하나요?
어떤 의미나 해석을 전면에 내놓고 싶지는 않아요. 맥락에 따라 상업적으로,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읽힐 수 있는 가능성을 더 선호하죠. 작품을 세상에 내놓았을 때 여러 맥락에서 대중과 소통 가능한 점이 사실 가장 흥미로워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평창의 한 호텔을 변모시켰던 작업도 화제가 됐습니다. 주변 환경은 작업에 어떤 영감을 주나요?
평창 프로젝트는 환경이 전부인 작업이었어요. 산과 나무로 둘러싸인 환경을 물리적으로 반영하는 문양으로 블록을 만들어 붙였어요. 호텔 건물에 풍경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가져오는 게 관건이었죠.
그로부터 4년이 지났습니다. 요즘은 어떤 관심사로 작업하나요?
건축 그리고 공간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죠. 달라진 점이 있다면 실제 공간을 창출하는 데 더 몰두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기존 공간을 재포장하는 데 치중했는데, 팬데믹이 영향을 미쳤어요. 여행을 할 수도 없고 작품을 설치할 수도 없는 시간이 계속되면서 그 잃어버린 시간을 통해 실제 기능하는 공간을 만드는 중요성을 알게 된 거죠. 이번 키아프 플러스에서도 제 고유의 빨간 벽돌 모티프로 부스를 설치하고, 기존 전시공간에서 어떻게 기능할 수 있는지 보려 합니다.
강혜승 인터뷰, Kiaf 2022 카탈로그에 게재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