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LLERIES] SONG ART GALLERY
2022. 11. 2 – 12. 1
구자현
‘여백 안에서 존재하는 금박의 템페라’는 회화적 구성을 통해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여백과 관계하고 있는 ‘금박의 템페라’ 스스로 회화가 되어가는 태동의 장(場)이다.
구자현의 작품은 “보이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도록 하는” 클레의 예술관처럼 언어로는 전달될 수 없고, 구상으로 전달될 수 없고, 관계항 안에서만 전달될 수 있는 어떤 형상, 추상, 오직 정신적인 감각으로만 전해질 수 있는 것이다. 구자현의 회화 속에서의 형상은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워지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비어 있음으로 인해 충만한 편재성(偏在性, Omnipresence), 깊이와 너비에 도달하는 것과 같이 “안개와 아지 랑이로 산허리를 가려야만 높아지는(곽희)” 산처럼, “가리고 비쳐서 그 물결을 끊어야만 멀게 되는(곽희)” 물처럼, 비워지는 여백은 내면의 심상 안에서만 움트게 할 수 있는 깊이에 이르게 한다.
있으나 있다 할 수 없고, 있으니 없다 할 수 없는 여백과 닮아 있는 미동하는 회화의 흔적들은 바로 어디에도 환원될 수 없는, 시간 밖에서, 여백 안에서 존재하는, 여백이 되어 가는, 정신적 공간으로 내어주는 존재로서 의 회화가 되어가는 ‘회화의 존재의 방식’을 보이고 있다. 구자현은 여백 안에서 정신적 질료로서의 회화를 구축하고 있다.
송아트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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