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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디다 회퍼

2020.9.18 – 11.8
칸디다 회퍼

국제갤러리 부산점 칸디다 회퍼 개인전《Candida Höfer》 설치전경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국제갤러리는 11월 8일까지 부산점에서 칸디다 회퍼(Candida Höfer)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국제갤러리에서의 다섯 번째 개인전으로, 부산 관객들과는 처음 만나는 자리다. 오랜 시간 회퍼는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도서관, 극장, 혹은 박물관 같은 문화적 공공장소들의 내부 공간을 유의미한 시선으로 담아내는데 주력하며 현대 사진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가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작가의 초기작과 신작들이 나란히 공개되어, 사진 속 대상들의 시각적 면모와 더불어 공간 존재의 역사적 깊이를 함께 엿볼 수 있는 기회다.

국제갤러리 부산점 칸디다 회퍼 개인전《Candida Höfer》 설치전경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이번 전시작들은 1980년대부터 2017년에 이르기까지 평생 동안 지속해온 폭넓은 작업들을 통해 다양한 장소성을 묘사한다. 이러한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각기 다른 시대의 작품들을 관통하는 주제 중 중요한 하나는 시간 혹은 시간의 흐름이다. 회퍼는 특정 한 순간을 포착하는 사진을 통해 공간의 역사와 시간의 흐름에 의한 미세한 변화들에 주목하는 등 고유한 시선을 담아낸다.

국제갤러리 부산점 칸디다 회퍼 개인전《Candida Höfer》 설치전경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세 폭 제단화 양식인 은 1968년 소련의 모더니즘 건축 양식을 차용한 레스토랑 브레메나 고다(Vremena Goda)의 낡은 건축물 안에 새로 지은 모스크바의 개러지 현대미술관(Garage Museum of Contemporary Art)의 내부 전경을 담고 있다. 낡은 벽돌과 정갈한 신축 계단은 묘한 구조적, 정서적 대조를 이룰 뿐 아니라 건물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함께 드러낸다.

국제갤러리 부산점 칸디다 회퍼 개인전《Candida Höfer》 설치전경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작가는 역사 즉 시간의 흐름을 직접적으로 다루고 보존하는 문화적 기관들의 면면과 가치를 포착하기도 한다. 에서는 약 7년 동안 재건축 과정을 거쳐 현재 모습으로 완성된 프랑스 국립 미술사 연구소(National Institute for Art History) 도서관 열람실의 풍경을 확인할 수 있다. 에는 함부르크 엘브 필하모니(Elbphilharmonie Hamburg) 콘서트 홀의 축척 모형의 모습이 담겨있다. 공간의 모형을 원형으로 담아냄으로써 역사적 공간이 아닌 현대 건축물에 접근하는 작가의 다각적인 시선 또한 주목할 만하다.

국제갤러리 부산점 칸디다 회퍼 개인전《Candida Höfer》 설치전경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지난 수십 년 간, 세계 유수의 기관들의 초청으로 다양한 시간의 레이어가 직조한 공간의 풍부한 역사를 담는 방식도 회퍼에게는 매우 주효한 작업이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과 <Musée du Louvre Paris III 2005>를 비롯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미술관(State Hermitage Museum)과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Musée du Louvre)과의 협업 하에 탄생한 작품들 또한 만날 수 있다. 두 기관은 각각 2015년과 2006년에 작가의 개인전이 실제 개최되었던 곳이기에, 공간 자체의 상징적인 역사에 작가의 시간과 경험이 더해진 작품들은 한층 더 풍부한 컨텍스트로 거듭난다.

국제갤러리 부산점 칸디다 회퍼 개인전《Candida Höfer》 설치전경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지난 20여 년 동안 칸디다 회퍼는 특히 삼각대와 대형 포맷으로 대변되는 결과물인 거대한 프린트 작품으로 잘 알려졌다. 그러나 초기 작업 중 상당수는 소형 핸드헬드 카메라로 촬영되었는데, 작가는 최근 다시 이러한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핸드헬드 카메라로 촬영한 초창기 작품부터 근작까지 함께 보여줌으로써 이렇게 탄생한 추상적인 사진들이 기존 작품들과 어떻게 다른지 일별할 수 있도록 한다.

국제갤러리 부산점 칸디다 회퍼 개인전《Candida Höfer》 설치전경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이번 국제갤러리 전시는 회퍼의 초기작과 신작을 통해 사회적 역할과 역사적 맥락 등이 두루 조화를 이룬 다채로운 초상으로서의 공간, 그리고 그 이면의 도저한 시간은 특정 공간이 만들어진 시기 및 시대를 넘어 과거 역사의 레이어가 어떻게 공간의 특징을 구성하고 마침내 현대에 존재하고 있는지, 미래에는 어떤 모습일지를 피력한다. 작가에게 사진은 이러한 시공간을 둘러싼 추상적인 동시에 구체적인 존재성을 몸소 경험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매체다.

국제갤러리 부산점 칸디다 회퍼 개인전《Candida Höfer》 설치전경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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