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f.org는 Internet Explorer 브라우저를 더 이상 지원하지 않습니다. Edge, Chrome 등의 최신 브라우저를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臨界點 Critical Point

2022. 6. 24 – 7. 31
신수혁

Shin Soo Hyeok, Critical point – 臨界點 No.2009-1, 116x80cm, Oil on Canvas, 2020-2021 (50호 P)

갤러리신라 대구에서는 6월 24일(금)부터 7월 31일(일)까지 서양화가 신수혁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신수혁은 화면에 구현된 이미지보다 작업의 Process에 주안점을 두며 작업한다. 우리는 이런 작업과정을 통해 완성된 캔버스 위로 펼쳐진 물감의 질감 및 화면 구조에서 그만의 독특한 작업 방식을 엿볼 수 있다. 거칠면서 두터운 질감이 표현되기까지 작가는 물감을 칠하고 지 우고 채우기를 반복한다. 그 반복되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작가의 예술관을 엿볼 수 있다.

Shin Soo Hyeok, Critical point – 臨界點 No.2201, 53x73cm, Oil on Canvas, 2022 (20호 P)
Installation View

작가는 ‘공간의 기억’ 이라는 주제를 화면에 담아내는 시도를 해오고 있다. 우리 삶 속의 한 공간(장소)의 변화는 생겼다가 지 워지고 다시 새롭게 채워짐의 연속이다. 일련의 과정 속에서 생기는 기억과 기록은 완전히 지워지지 않고 계속해서 쌓이고 쌓 여간다. 3차원과 그 너머의 사고를 2차원에 담아내고자 하는 것이 작가의 예술적 태도이다.

Installation View

1970년대 한국 단색화의 정신적 바탕은 한국적 정서와 동양적 미학을 담아내는 것에 주안점을 두는 반면 신수혁은 지난 오늘 의 시점에서 행위의 반복을 통해 공간의 경험과 기억이라는 개인적인 감성을 드러내는 차이점을 보여준다.

신수혁의 작업 화면에서 또 한 가지 특기할만한 특징으로, 수평선과 수직선을 반복하여 붓질한 결과로 무한히 많은 사각형이 존재한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반듯하지 않은 도형의 존재들은 작가가 주로 사용하는 한 가지 색상인 파란색(Blue)을 통해 일관된 캔버스에서 여러 요소를 찾도록 이끌고 몰입하도록 유도한다. 그 요소는 화면을 통해 공간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면 서 앞으로 생겨날 새로움에 대한 무의식적 기대를 보여주는 것 일수도 있다. 한편, 감상자는 화면에 쌓인 여러 층의 흔적을 통 하여 작가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이번 갤러리 신라 대구 전시를 통해 2차원 평면 위에서 3차원과 그 너머 차원에 대해 이야 기하는 작가의 작업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푸른색의 색감과 유화의 질감을 통해 느껴지는 화면의 내밀한 레이어 를 마주할수 있기를 바란다.

이번 전시의 Title은 <임계점 Critical point >이다. 臨界點 Critical point 은 열역학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상(狀)평형이 정의될 수 있는 한계점이며, 그 지점을 넘으면 상의 경계가 바뀌어 지는 지점을 말한다.

나의 작업과정에서 유화물감으로 작고 가는 붓의 스트로크에 의한 수 없는 수평과 수직의 교차, 그것의 세우기와 허물기 그리고 지우기와 다시 쌓기를 반복하는 가운데
제작의 어느 지점에서 미스테리 하고 알 수 없는 미지의 장을 마주하는 체험이 반영되었다.
– 2022 신수혁 작가노트 중.

그는 세필(細筆)을 사용하여, 푸른색과 흰색의 유화물감을 교차하여 수직과 수평으로 긋고 축적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이 런 그리드에 기반한 선 작업은 회화의 본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또 그 본질을 통해 그가 바라본 세상을 표현해내고자 한 다. 작가는 익숙한 공간에 대한 감정과 기억을 그린다고 한다. 추상적이면서도 개념적인 작가의 작업들은 회화의 한계를 넘 어 도시가 헐리고 다시 세워지는 요즘의 번화한 도시의 빌딩과 유리창들에 투영되어 비춰지는 빛의 압축된 상태의 느낌을 보 여준다. 수직 수평으로 선을 무한히 쌓는 과정에서 물감의 덩어리가 회화가 되는 어느 지점에서 작가는 붓을 내려놓았을 것 이다. 작가는 그의 작품에 스며든 푸른색 환영과 빛을 지칭하여 ‘Melted Blue’ 라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 물질이었던 푸른색과 흰색의 안료가 오일과 섞이고 녹아내려 화면에서 다시 그려진다. 그 점성의 액체가 선이 되고 면이 되다가 다시 구조적인 평 면이 되는 지점에서 우리는 신수혁 회화의 임계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신수혁 작가의 작품은 캔버스 위에 유화 물감을 가로선과 세로선으로 그리며, 선을 켜켜이 쌓고 지우고 그리고 또 다시 채우 고를 반복하여 완성된다. 선은 그의 기억과 공간, 일상과 비 일상의 경계, 그리고 반복되어지는 현상을 추상적으로 표현한다. 고국의 풍경들이 그의 주 모티브가 되었다.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서고 그 위에 새로운 기억이 쌓이고 예전의 기억들은 같은 공간에서 묻어짐을 반복하는 모습은 그의 그림과 닮아있다.

형상을 띄는 그림보다 그는 페인팅의 본질에 집중한다. 관객들로 하여금 그는 작품을 통해 붓의 질감, 그의 터치, 물감의 밀도 등을 느끼게 하고자 한다. 반복적인 붓의 터치로 완성되는 그림이지만, 같은 동작 이어도 캔버스 위에 닿을 때마다 그 질감과 화법은 다르게 표현된다. 간결한 선들의 이어짐과 끊어짐 사이 사이 우리는 그의 손길을 느낀다. 선과 색이라는 실체를 그리 지만 그 요소들을 통해 추상적인 기억의 흐름을 표현하는 그의 그림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Shin Soo Hyeok, Critical point – 臨界點 No.2120, 61x91cm, Oil on Canvas, 2021 (30호 M)

그의 작품에서 ‘블루’는 단순히 색채를 뛰어넘어 그의 기억, 그리고 작가로서 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매개체가 되었다. 신수 혁 작가는 빛에 따라 물감의 농도를 달리하며 몽환적이면서 초월적인 느낌을 표현하여 블루 컬러의 무궁무진함을 드러낸다. 신 작가는 회화의 본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또 그 본질을 통해 그가 바라본 세상을 표현해 내고자 한다. 실체가 없는 우리 의 기억은 그의 손을 통해 시각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의 예리한 시선이 담긴 작품을 통해 관객들은 본인만의 기억과 공간에서 새로운 세계를 마주하게 되기를 바란다.

Installation View

신수혁(Shin Soo Hyeok, 1967- ) 은 홍익대학교 회화과와 동대학원 졸업 후, 동경예술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졸업하였다. 1997년 중앙미술대전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한 그는 2019년 일우스페이스 등 17회 개인전과 1999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최 된 오리진 회화 협회전을 비롯해 2021년 페이지갤러리, 독일 베스트 베르크, 간송미술관, 포스코갤러리, 포항시립미술관, 환 기미술관 등 에서의 기획 단체전을 통해서도 꾸준히 작품을 선보였다.

갤러리신라 대구
대구시 중구 대봉로 200-29
053 422 1628 / 070 4119 1628

WEB     INSTAGRAM     Artsy

Share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