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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근과 손상기의 만남, 그리고 그의 친구들

2020.9.25 – 12.23
윤형근, 손상기, 이우환, 박서보, 김창열, 정상화

손상기, 공작도시-귀가행렬, 1987, oil on canvas, 97×130.3cm

< 손상기, 귀가행렬 >

결코 넘어설 수 없을 듯한 위용있는 회벽. 큰 벽의 그림자 아래에서 할머니는 어린 손녀를 앞세우고 걸어간다. 시작을 짐작할 수 없는 계단을 올라온 노인은 힘에 부친 듯 호흡을 가다듬는다. 동시에 천진난만하게 팔랑거리며 걸어가는 손녀를 보호한다. 이들의 귀갓길 끝이 철조망까지 세운 회벽 너머 웅장한 저택이 아님은 짐작할 수 있다. 작가는 알고 있다. 노인로부터 시작되었을지 모를 이 길이 아이에게도 이어질 것임을. 그것이 비단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그들이 걸어가는 발아래 낮은 집들을 통해 보여준다. 그리하여 이들의 귀갓길은 행렬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1980년대 한국 사회를 살아낸 화가 손상기의 시대정신이다. 죽음을 극명하게 인식함으로 누구보다 강인한 삶의 의지를 나타냈던 작가는 배타적으로 솟구쳐 있는 회벽 끝에 깊고 선명한 하늘을 그려 넣었다. 끝나지 않을 지도 모를 길을 걷고 있는 두 사람을 향한 비릿한 동정심이나 연민을 나타내는 대신 인간의 존엄성을 드러내기로 선택한 것이다.

샘터화랑은 9월 25일부터 12월 23일까지 윤형근과 손상기 작가를 중심으로 김창열, 이우환, 박서보, 정상화 작가가 참여한 ‘ 윤형근과 손상기의 만남, 그리고 그의 친구들’ 전시를 개최합니다. 깊은 울림을 지닌 작품들을 샘터화랑에서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관람 가능일은 월, 수, 금 10AM-6PM 입니다.

샘터화랑
서울시 서초구 고무래로 8길 4
+82 2 514 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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