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LLERIES] UM Gallery
2022. 5. 20 – 6. 18
홍명섭
본다는 것은 시지각 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체적 행위이다. 공간에 노출되거나 포획된 우리 몸이 느끼는 감각이고 몸의 경험이다. 이렇게 우리의 신체를 처단하는 드로잉 속을 배회한다는 것은 우리 의식의 환각적이고 몽상적인 곡예이기도 하다.
철길 이미지는 내 유년시절부터 지금까지도 미지에의 동경과 같은, 비약이 없는 미지로의 표면장력, 문명과 혁명, 광야와 개척, 모험과 일탈, 유혹과 외경, 만나고 헤어짐, 심리적 방황 그리고 속도 등을 일깨우는 몽환적 모티브인 것이다.
– 홍명섭
홍명섭의 ‘토폴로지컬 레일(topological rail)’
홍명섭은 이번 UM갤러리의 개인전에 ‘러닝 레일로드(running railroad)’ 평면작품 20점을 전시다. 그것은 설치작품인 ‘런닝 레일로드’에서 파생된 평면작품들이다. 1982년 홍명섭은 설치작품 ‘런닝 레일로드’를 대전문화원화랑에서 열린 개인전에 첫선을 보인다. 그것은 (14미터와 9미터 길이와 3미터 40센티의) 거대한 벽면과 전시장 바닥에 검정 마스킹 테이프(masking tape)로 작업한 작품이다. 따라서 관객은 작품 안에 위치하게 된다. 그는 이후 몇 차례 다른 전시공간들에서 공간에 적합한 설치작품 ‘런닝 레일로드’를 설치한다.
1998년 네덜란드의 슈테델릭 즈볼레 시립미술관(Stedeljjk Museum, Zwolle), 2004년 마로니에미술관(현 아르코미술관), 2009년 대전시립미술관, 2012년 세르비아의 노비사드 문화예술회관(NOVI SAD artcenter)과 서울의 OCI미술관, 2017년 대구 봉산문화회관 기억공작소의 설치작품 ‘런닝 레일로드’가 그것이다. 이런 단편적인 정보는 홍명섭의 ‘러닝 레일로드’ 평면작품이 설치작품 ‘런닝 레일로드’에서 파생된 평면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UM갤러리에 전시된 홍명섭의 ‘러닝 레일로드’ 평면작품은 스테인리스강 강판(stainless plate) 위에 UV 프린트(UV Print)한 것이다. 날 것 그대로의 건물 벽면에 미끈한 스테인리스 강판에 검정 수직선들이 프린트되어 있다.
이번 UM갤러리에 전시된 홍명섭의 ‘러닝 레일로드’ 평면작품은 크게 2가지 버전으로 연출되어 있다. 하나는 그의 설치작품 ‘러닝 레일로드’와 마찬가지로 가로의 선들로 이루어진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세로의 수직선들로 이루어진 것이다.
홍명섭의 ‘러닝 레일로드’ 가로 버전 평면작품들은 가로로 마치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도록 연출되어 있다면, 그의 ‘러닝 레일로드’ 세로 버전 평면작품들은 독립적인 것으로 설치되어 있다. 따라서 어느 수직선들은 위를 향하는가 하면 어느 수직선들은 아래를 향하고 있다.
이번 UM갤러리에 전시된 홍명섭의 ‘러닝 레일로드’ 평면작품들 중 한 점은 1982년 대전문화원화랑에서 열린 개인전에 첫선을 보인 설치작품 ‘런닝 레일로드’를 평면화한 작품도 있다. 그 작품은 입채를 평면화한 것으로 관객은 머리 속에서 평면을 보고 입체를 그릴 수 있는 독특한 작품이다.
물론 홍명섭의 ‘러닝 레일로드’ 세로 버전 평면작품들 중 두 점은 위와 아래로 설치되어 마치 폭포수를 연상케 한다. 그것은 올해 초 인천 차 스튜디오에서 50미터가 넘는 광목천들을 건물 천장에서 바닥으로 떨어뜨려 놓은 그의 설치작품 <(레벨-게임/레벨-로지level-game/level-logy)>를 닮았다.
홍명섭의 ‘러닝 레일로드’ 평면작품은 우리의 상상력을 풍요롭게 확장시키는 ‘토폴로지컬 사유(topological thought)’를 제안한다. 왜냐하면 ‘토폴로지컬 사유’는 우리의 일상을 생소하고 신비한 세계로 안내할 것이기 때문이다.
UM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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