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8. 20 – 9. 19 | [GALLERIES] Gallery Joeun
성률

성률, 《Cloud 9》Main Poster
갤러리조은은 전속작가 성률(b. 1994)의 개인전 《Cloud 9》을 오는 8월 20일부터 9월 19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성률이 지속적으로 탐구해 온 기억과 시간, 성장, 그리고 흘러가 버리는 순간에 대한 감각을 최근작을 통해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성률, Holidays (Acrylic), 116.8 x 91cm, Acrylic gouache on canvas, 2026
성률의 작품은 푸른 하늘과 거대한 흰 구름, 눈부신 햇빛 때문에 흔히 ‘여름의 그림’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부산시립미술관 정종효 학예연구실장은 성률의 회화를 단순한 여름 풍경이 아닌 ‘성장에 관한 그림’으로 바라본다. 정종효 학예연구실장은 성률에게 여름은 하나의 계절이라기보다 생명력이 가장 왕성한 순간이자 인간의 성장을 상징하는 시간이라고 설명한다.

성률, Cloud 13, 73.4 x 60cm, Acrylic gouache on canvas, 2026
거대한 구름은 끊임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의미하고, 빛은 기억을 다시 불러오는 매개가 된다. 결국 성률이 그리고 있는 것은 풍경 그 자체라기보다 시간과 기억, 그리고 성장의 과정에 가깝다.

성률, Cloud 14, 73.4 x 60.5cm, Acrylic Gouache on canvas, 2026
전시 제목 《Cloud 9》은 구름 위에 떠 있는 듯한 황홀함, 즉 더없이 행복한 상태를 뜻한다. 그러나 성률의 작품에서 행복은 거대하거나 극적인 사건의 모습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당시에는 너무 평범해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소중했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에 가깝다. 성률은 2025년 작가노트에서 ‘기분이 좋아지는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시에, 그 순간들이 언젠가는 지나가 버릴 것임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렇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서로를 아끼고 기억하는 것이 어쩌면 삶이 아닐까 질문한다.

성률, Cloud 16, 162.2 x 130.3cm, Acrylic gouache on canvas, 2026
성률에게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그렇게 지나가는 순간을 붙잡아 두는 방식이다. 작품 표면에 물을 뿌리고 물감을 풀어 자연스럽게 번지도록 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색의 농담과 흔적 역시 시간의 흐름을 떠올리게 한다. 가가 말하듯, 우리의 삶이 계속 흘러가다 언젠가 어디론가 사라진다 해도, 모든 순간이 반드시 흔적을 남기듯 그는 그 흔적들을 화면 위에 남긴다.

성률, Water 2, 73.4 x 60cm, Acrylic gouache on canvas, 2026
따라서 《Cloud 9》은 행복했던 순간에 대한 기억인 동시에, 사라지는 순간을 붙잡고 간직하고 기억하고자 하는 인간의 마음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성률, Yamaha (Acrylic), 91 x 91cm, Acrylic gouache on canvas, 2026
성률은 아크릴 과슈를 사용해 얇고 투명한 색을 여러 겹 쌓아 올린다. 물감이 마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경계와 흔적을 지우기보다 그대로 받아들이며, 중첩된 색을 통해 공기와 시간의 깊이를 만들어낸다. 작가는 풍경 자체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 풍경 속에 존재하는 ‘공기’를 그리고 싶다고 말한다.

성률, Cloud 17, 162.2 x 130.3cm, Acrylic gouache on canvas, 2026
《Cloud 9》은 지금까지 성률이 구축해 온 회화 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전시인 동시에, 한 작가의 그림이 더 넓은 세계를 향해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하는 순간을 기록하는 전시이기도 하다. 관람객은 작품 속에서 작가 개인의 이야기를 찾기보다, 자신이 지나온 어느 여름날과 어떤 장소, 한때 사랑했던 사람, 그리고 이미 사라져 버린 순간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 순간 성률의 풍경은 더 이상 작가 개인의 기억 속에 머물지 않는다. 그의 그림을 마주하는 각자의 기억이자, 각자의 풍경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