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영, 오지은, 전희경, 정윤영

박은영, 가득 채우다[fill], 35.0×28.0cm, acrylic on canvas, 2026
갤러리나우는 해마다 <BREEZE>展을 통해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며 미래의 미술 현장을 이끌어갈 젊은 작가들을 지속적으로 소개해오고 있다. 2026년 7월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박은영, 오지은, 전희경, 정윤영 네 명의 작가와 함께한다.
박은영, 감각하다[sense], 35.0×28.0cm, acrylic on canvas, 2026
감각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하게 남는다. 어떤 기억은 특정한 색으로 떠오르고, 어떤 감정은 냄새나 소리로 되살아난다. 이미 지나가 버린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몸은 그것을 기억한다. 오래전 바닷가에서 마주한 빛의 색감, 한여름 저녁의 습한 공기, 설명하기 어려운 불안의 진동, 문득 찾아오는 그리움의 기척. 감각은 사건보다 오래 남아 삶의 깊은 곳에 머문다.
박은영, 이어지다[carry on], 35.0×28.0cm, acrylic on canvas, 2026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세계를 감각하는 네 작가의 작업을 통해 그 흔적들을 살펴본다. 이들이 관심을 두는 것은 특정한 대상을 묘사하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기억이 지나간 자리, 감정이 머물렀던 흔적, 삶이 몸에 새겨놓은 미세한 결들에 가깝다.
오지은, 살자, 72.7×60.6cm, oil on canvas, 2026
박은영은 일상 속에서 발견한 색을 수집하고 기록한다. 조개껍데기와 유리 조각, 꽃잎과 나뭇잎에서 발견한 색들은 화면 위에서 다시 만나 하나의 풍경을 이룬다. 그의 작업에서 색은 단순한 재료가 아니라 경험이 남긴 기억의 저장소이자 시간을 축적하는 방식이다.
오지은, 푸른 새벽, 60.6×72.7cm, oil on canvas, 2026
오지은은 사라진 시간과 부재의 감정을 이야기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구체적인 장면은 흐려지지만, 이상하게도 그때의 분위기와 색감은 더욱 선명하게 남는다. 작가는 붙잡을 수 없는 기억을 재현하기보다 그 주변을 맴도는 정서의 기류를 화면 위에 옮긴다.
전희경, 개구리 오케스트라 Night Orchestra of Frogs, 116.8x91cm, Acrylic on canvas, 2026
전희경은 일상의 불안과 생명력을 동시에 응시한다. 꿈과 현실, 통제와 충동 사이를 오가며 포착한 감각들은 화면 속에서 하나의 리듬을 형성한다. 특히 자연에서 마주한 소리와 에너지는 그의 작업에서 중요한 원천이 되며, 살아 있다는 감각 자체를 일깨운다.
정윤영, 나의 보라 꽃에게 (To My Purple Bloom), 53×45.5cm, oil, water color, pigment powder on silk layered canvas, 2025
정윤영은 존재의 불완전함과 삶의 위태로움을 들여다본다. 화면 속 유동적인 형상들은 완성된 모습이 아니라 끊임없이 흔들리고 변화하는 상태에 가깝다. 그는 삶의 균열을 외면하지 않고 그 안에서 발견되는 연민과 의지, 그리고 생의 아름다움을 조용히 드러낸다.
전희경, 구름아 언제 왔니 The Sky, Suddenly Full of Clouds, 145.5×112.1cm, Acrylic on canvas, 2025
네 작가의 작업은 서로 다른 방향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감각이라는 하나의 지점에서 만난다. 기억은 색이 되고, 부재는 분위기가 되며, 불안은 리듬이 되고, 존재에 대한 질문은 형상으로 드러난다. 그렇게 각자의 경험은 저마다의 온도를 품은 채 화면 위에 머문다.
정윤영, 유동하는 갈래 (Flowing section), 43×29cm, oil, water color, pigment powder on silk layered canvas, 2024
오늘, 우리는 수많은 이미지와 정보 속에서 살아가지만 정작 자신의 감각에 귀 기울이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품을 통해 잠시 멈춰 서서 자신 안에 남아 있는 감각의 흔적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제안한다. 작품 앞에서 마주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작가의 이야기가 아닐지도 모른다. 오래전 잊고 있었던 자신의 기억, 자신의 감정, 그리고 자신만의 온도일 것이다.
갤러리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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