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용, 노충현, 서동욱, 안두진, 정용국

《풍경미수 風景未遂》 전시 전경 (1)
이길이구 갤러리는 오는 2026년 6월 13일부터 7월 11일까지 김연용, 노충현, 서동욱, 안두진, 정용국이 참여하는 《풍경미수 風景未遂》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다섯 작가의 시선을 통해 풍경을 고정된 재현이 아닌, 끊임없이 유예되고 생성되는 역동적인 과정으로 바라본다. 작가들은 각자의 조형 언어와 회화적 방법론을 통해 특정 장소와 장면을 환기하면서도 단일한 이미지의 틀을 벗어나고자 한다. 이들의 작업은 재현과 추상, 감각과 기억, 현실과 심리의 경계를 넘나들며 풍경이 품고 있는 다층적 가능성을 탐색한다.
전시의 제목인 ‘풍경미수(風景未遂)’는 완결되지 않은 풍경, 혹은 풍경 너머의 가능성을 의미한다. 여기서 ‘미수(未遂)’는 실패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끝내 완결될 수 없기에 끊임없이 생성되고 확장되는 감각과 인식의 상태를 가리킨다.

김연용, 무제(가장의 근심) Untitled, from the series ‘The Cares of a Family Man’, 2026, Hand-cut analogue collage on laminated MDF board, 84.1 x 59.4 cm
김연용(b.1973)은 감각의 구조와 이미지 내부의 관계를 탐구하며, 이미지가 형성되고 인식되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질문한다. 그의 작업은 이미지를 인물, 풍경, 사물의 단순한 재현이 아닌 감각과 사유가 교차하는 장으로 바라본다. 중첩된 이미지의 조각과 레이어, 긴장감 있는 화면 구성 속에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는 유동적으로 교차하며 새로운 지각의 가능성을 드러낸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회화의 개념적 가능성과 물질적 조건을 동시에 탐색해오며 동시대 회화 담론 안에서 독자적인 위치를 구축해왔다.
노충현, 밤, 2022, Oil on Canvas, 50 x 65 cm
노충현(b.1970)은 도시의 주변부와 오래된 골목, 재개발 지역과 같은 일상의 장면들을 특유의 침잠된 시선으로 포착해왔다. 익숙하지만 쉽게 사라지는 풍경들은 그의 화면 안에서 시간의 흔적과 정서적 밀도를 품은 심리적 공간으로 전환된다. 작가는 도시의 변화 속에서 미처 기록되지 못한 장면들을 담담하게 응시하며, 풍경 안에 축적된 기억과 감정의 층위를 회화적으로 드러낸다.
서동욱, 밤-불 켜진 국회의사당-사슴, 2026, Oil on Canvas, 227.3 x 162.1 cm
서동욱(b.1974)은 회화의 물질성과 감각적 리듬에 주목하며, 재현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중첩되는 붓질과 색채, 화면의 흐름은 구체적 형상을 암시하면서도 동시에 해체하며, 풍경을 하나의 고정된 장면이 아니라 생성 중인 감각의 상태로 환원시킨다. 그의 작업에서 화면은 특정 장소를 묘사하기보다 회화가 스스로 형성되고 흔들리는 과정을 드러내는 공간으로 기능한다.
안두진, 촤락-풍경위에 풍경, 2022, Acrylic & Oil on Canvas, 130 x 160 cm
안두진(b.1975)은 유기적 형상과 흐름, 생명체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들을 통해 현실과 비현실 사이를 유영하는 회화적 세계를 구축해왔다. 그의 화면 안에서 형상들은 끊임없이 생성되고 사라지며, 자연과 신체, 풍경과 감각의 경계는 느슨하게 뒤섞인다. 작가는 회화를 고정된 이미지가 아닌 살아 움직이는 감각의 상태로 다루며, 불안정하고 유동적인 현실 인식을 화면 위에 펼쳐낸다.
정용국, 유목遊目Wandering Perspectives, 2023, Ink on Paper, 207 × 536 cm
정용국(b.1972)은 동양화의 전통적 감각과 여백의 개념을 동시대 회화 언어로 전환하며 자연 풍경을 새롭게 사유해왔다. 번짐과 중첩, 비워낸 공간 사이로 드러나는 풍경의 흔적들은 구체적 장소를 재현하기보다 시간과 기억, 사유의 흐름을 암시한다. 그의 작업은 익숙한 자연의 형상을 해체하고 재배치하며, 풍경을 내면의 감각과 정신적 공간으로 확장시킨다. 현재 영남대학교 회화과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전통 수묵의 감각을 현대 회화의 맥락 안에서 지속적으로 갱신해오고 있다.
《풍경미수 風景未遂》는 풍경을 단순한 자연의 재현이나 시각적 대상이 아닌, 기억과 감각, 물질과 심리가 교차하는 사유의 장으로 제안한다. 다섯 작가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펼쳐 보이는 풍경은 하나의 완결된 이미지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생성과 해체를 반복하며, 오늘날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이길이구 갤러리
서울특별시 강남구 강남대로 158길 35 (신사동) 이길이구 빌딩
02 6203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