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7. 25 – 8. 16 | [GALLERIES] Gallery FM
정태후·홍근영·스메야
《존재의 감각》 포스터
갤러리FM은 오는 7월 25일부터 8월 16일까지 정태후·홍근영·스메야의 3인전 《존재의 감각》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우리가 감각을 통해 존재를 인식하는 순간에 주목하도록 초대한다. 빛을 보고, 온기를 느끼며, 마음 깊은 곳에서 감정이 일렁이는 모든 경험은, 우리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존재의 감각》은 이러한 자각에서 출발해, 감각을 매개로 드러나는 존재의 흔적들을 시각적으로 탐색한다.
정태후, 홍근영, 스메야 세 작가는 각자의 방식으로 감정과 기억, 불안과 회복, 관계와 시간 속에서 떠오르는 존재의 흔적을 각자의 언어로 시각화한다. 이들의 작업은 단순한 묘사나 장면의 재현을 넘어서, 감각을 통해 드러나는 존재의 순간들을 시대와 개인, 신체와 상징의 언어로 풀어내는 시각적 사유다.
정태후, 실존으로(메뚜기 떼), 캔버스에 유채, 193.9 × 130 cm, 2023 ⓒ Taehoo Jung
정태후(b. 1991)는 ‘내가 나 자신이며, 인간임을 자각하는 그 순간’의 희열과 놀라움, 숭고함의 순간을 표현한다. 인간은 세상과 자연 속에서 끊임없이 움직임과 변화를 체험한다. 이 과정에서 느끼는 생동하는 감정은 삶과 불가분한 관계에 있고 믿고, 이를 회화로 시각화한다. 달리기로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귓가에 울리는 심장소리로 스스로의 신체를 가장 크게 자각하는 순간처럼 깨어 살아있는 생생한 느낌, 세찬 바람을 맞거나 시시각각 변하는 새의 날갯짓을 볼 때와 같이 지금 ’나‘도 여기에 깨어 살아있음을 자각하게 하는 일상 속 찰나의 강렬한 감정을 붓질을 부각하고 속도감을 극대화한 회화로 구현한다. 이번 전시에서 허공을 힘차게 날아가는 새와 달려가는 소년처럼 자연과 인간의 역동적인 움직임에 주목하여 일상 속 순간적 감정과 생명력을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작가는 살아 있음을 실감하는 순간들을 통해 인간 존재의 감각을 되묻는다.
홍근영, 동반자, Ceramic, 66 x 30.5 x 5 cm, 2024 ⓒGeunyoung Hong
홍근영(b. 1984)은 삶의 조건 속에서 마주하는 불안과 감정의 흔적을 도자의 물성 위에 드러낸다. 관계 속에서 생겨나는 감정의 균열과 회복은 깨지고 일그러진 조각을 이어 붙이는 행위를 통해 감정의 단절을 복원하는 동시에, 고통을 숨기지 않고 공유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작가는 불확실한 세계에서 인간이 의존하는 대상에 관한 질문을 던지며 도자라는 매체를 통해 ‘믿음’의 과정을 드러내는 이미지에 주목하며 이를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다. 전통 설화 속 괴물이나 온라인 공간에 범람하는 요괴 이미지들은 작업의 영감이 되기도 하며 감정과 관계, 기억과 정체성이 뒤섞인 풍경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가 손으로 빚은 인물 형상은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지만, 그 얼굴들은 고통을 공유하고 감정을 드러내는 장치로 작동하며 공감과 연대의 가능성을 제안한다.
스메야, 십장생_보여도 보이지 않는, 캔버스에 유채, 91 x 91 cm, 2024 ⓒSmeya
스메야(b. 1983)는 자연과 상징, 시간의 흐름 속에서 감정이 지속되는 방식을 사유한다. 그녀가 다루는 십장생, 십이간지 같은 전통 도상은 시대가 달라져도 인간의 소원과 감정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는 인간의 근원적 욕망과 감정을 암시한다. 작가는 평범한 풍경 속에서 조용한 감정의 떨림을 감지하며 그것을 설명 없이 감각의 언어로 펼쳐 보인다. 자연에서 채집한 이미지, 생물의 형상, 그리고 흐릿한 기억의 잔상들이 작품 안에서 개인과 시대를 관통하는 정서적 풍경으로 전환된다. 스메야의 회화는 하나의 이야기라기보다는, 감정이 조용히 머무는 ‘자리’에 가깝다. 우리 개개인은 그 자리를 지나며,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따라 예기치 않은 울림과 마주하게 된다.
《존재의 감각》은 세 작가가 감정과 시간, 상징과 기억을 통해 존재를 감각하고, 감각된 존재를 다시 바라보려는 시도이다. 감각은 단순한 자극이 아니라, 존재를 증명하고 이해하는 방식이며, 이번 전시는 바로 그 조용한 존재의 증거들을 작품 속에 펼쳐 보인다. 이번 전시가 각자의 감정의 결을 따라 자신의 존재를 조용히 감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갤러리FM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57, 2층 (갤러리Fm) (03060)
02 737 49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