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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isible Someone

변웅필, 박보선

변웅필, SOMEONE, 2024, Oil on canvas, 97 x 145.5 cm

갤러리조은은 변웅필(b.1970), 박보선(b.1995)의 2인전 『 ‘Invisible Someone ‘ 展』을 7월 10일부터 8월 9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무표정한 얼굴과 익명의 풍경 속에 감춰진 내밀한 이야기들을 따라가며, 보이는 것 너머의 존재를 마주하게 한다.
『Invisible Someone』은 단순한 초상과 일상의 장면을 넘어, 보이지 않는 감정과 존재의 흔적을 탐색한다. 이름 없는 얼굴, 모자이크로 흐릿해진 형상, 그리고 그 안에 숨어 있는 서사들은 관객에게 “나는 과연 누구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익명 속에서 피어나는 감정의 결을 따라가며, 이번 전시는 우리 모두의 내면을 향한 조용한 응시로 초대한다. 

변웅필, SOMEONE, 2024, Oil on canvas, 90 x 75 cm

– 내면의 낯선 풍경을 ‘초상화’로 구현하는 변웅필
변웅필 작가는 20여 년 전 독일 체류 시절, 이방인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체성과 경계에 대한 질문을 작품에 담기 시작했다. 사실적인 유화 기법에 왜곡과 생략을 더해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최소한의 표현방식으로 구사한 작품은 동양적 ‘여백의 미’를 구현하며 ‘나’와 ‘타자’의 차이에 대해 사유했다. 그의 작업은 일상의 장면을 섬세한 감성으로 포착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삶의 조각들에 조용히 귀 기울이게 만든다.
그만의 섬세한 감정과 붓질이 켜켜이 쌓여 완성된 작품은 표면의 매끈함을 위해 가로로만 붓질을 하는 방식으로 그려진다. 수없이 많은 물감들을 실험하며 원하는 색을 찾아내고, 최소한의 표현만으로도 강렬한 감동을 이끌어낸다.

변웅필, SOMEONE 2021 Oil on canvas 73 x 61 cm

아무도 아니면서, 동시에 모두가 될 수 있는 존재
단순화된 인물들은 ‘마스크 시대’ 속에서 탄생했다. 극한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작가는 “코로나 시대에 마스크를 쓴 인물들은 무슨 표정을 짓는지, 어떤 감정을 갖는지 알 수 없다. 결국 우리는 그저 보여지는 모습으로만 상상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최근 작품 속 인물들은 서로의 얼굴과 몸을 꼭 밀착시킨 모습으로 깊은 애정을 드러낸다. ‘애틋함’인지 ‘안도’인지 모를 다양한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명료하고 정갈한 색채와 정교하고 가느다란 선에 마음을 기대며, 소음이 제거된 듯한 평온한 화면 속에서 관객은 위로를 경험한다.
변웅필의 ‘회화 세계’에서 우리 모두는 ‘아무도 아니면서, 동시에 모두가 될 수 있는 존재’가 된다.

변웅필(1970)은 동국대학교 미술학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독일 뮌스터 미술대학에서 순수미술 전공으로 석사와 마이스터 과정을 졸업했다. 다수의 개인전과 100여 회 단체전에 참여했다. 또한 뮌스터미술대학 대상, DAAD외국인학생 장학금, 쿤스트아스텍프 미술상, 2005아도 미술대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주요 작품 소장처로 국립현대미술관(정부미술은행/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OCI미술관, 인천 문화재단, 독일의 MARTA현대미술관,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주 행정대법원 등이 있다. 더불어 국내 중고등학교 미술교과서 6종에 작품이 수록되었다.

박보선, 휴식, 2024, oil on canvas, 100 x 72.7 cm

– 모자이크로 직조한 감정의 초상, 박보선
갤러리조은의 새로운 전속 작가 박보선(b.1995)은 젊은 시절 느낀 삶의 허무함과 인간관계에 대한 회의감을 담아, 텅 빈 인간상을 그려왔다. 그녀의 작품 속 인물들은 성별만 어렴풋이 짐작될 뿐 구체적인 정체는 드러나지 않는다. 마치 길에서 스쳐 지나가는 ‘누군가’처럼, 모자이크 패턴을 통해 익명성을 강조한다.

박보선, Not Quite There, 2025, Oil on canvas, 72.7 x 53.0 cm

박보선은 인간 내면의 복잡한 감정과 시간을 모자이크라는 시각 언어로 풀어낸다. 흐릿하게 처리된 얼굴과 몸은 포토샵의 투명 레이어 패턴을 연상시키며, 아이러니하게도 ‘투명함’을 시각적으로 체감하게 한다. 이는 각 인물이 쉽게 드러내지 않는 내면의 결을 상징하며, 타인의 본질을 완전히 알 수 없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녀는 관객들이 작품 속 인물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각자의 감정과 경험을 투영하며 공감하기를 바란다. 이렇게 모자이크는 단순한 시각적 장치가 아니라, 무수히 많은 조각들이 만나 무한한 패턴을 만들어내는 ‘삶의 다채로움’ 그 자체가 된다.

박보선, Unspoken, 2025, Oil on canvas, 80.3 x 116.8 cm

작품 속 인물들은 길을 걷거나 앉아 휴식을 취하는 등 평범한 일상을 담고 있지만, 그 안에는 각자의 시간과 감정이 고스란히 흐른다. 박보선의 모자이크는 우리 모두가 될 수 있는 가능성과, 동시에 누구도 우리의 진짜 내면을 완전히 들여다볼 수 없다는 사실을 담아낸다.
박보선은 중앙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조형예술학과를 수료했다. 2021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세 차례의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 아트페어 등에 참여하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2025 화랑미술제 신진 작가 공모전에 선정되어 특별전시에서 작품을 선보이며 많은 미술애호가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갤러리조은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로 55가길 3
02-790-5889

WEBSITE  Instagram  ART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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