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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 Gilliam

2021. 5. 27 – 7. 10
Sam Gilliam

Sam Gilliam, Spring Is, 2021, acrylic on canvas, bevel-edge, 72″ × 72″ × 4″ (182.9 cm × 182.9 cm × 10.2 cm), #77496, Photo by Jonathan Nesteruk © Sam Gilliam / Courtesy Artists Rights Society (ARS), Pace Gallery

페이스갤러리 서울지점은 한남동에 새로운 공간을 열면서, 아시아 최초로 미국의 원로 작가 샘 길리엄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 전시는 7월 10일까지 계속되며, 이후엔 홍콩 H Queen’s 빌딩에 위치한 페이스갤러리에서 순회 전시할 예정이다.

길리엄은 전후 미국 회화의 위대한 혁신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60년대 중반 워싱턴 D.C. 미술계에 등장하여, 색면추상 화풍을 정교화하고 뒤흔들기도 하면서 추상표현주의 영역을 확장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사회운동가이자 미국 재즈 음악 마니아로서 이에 영향을 받아 극적으로 변해가는 사회에서 회화 제작 방식의 가능성을 넓혀 나갔다.

Sam Gilliam, No Change, 2021, acrylic on canvas, bevel-edge, 48″ × 48″ × 3-1/4″ (121.9 cm × 121.9 cm × 8.3 cm), #77570, Photo by Jonathan Nesteruk © Sam Gilliam / Courtesy / Artists Rights Society (ARS), Pace Gallery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아홉 점의 신작은 길리엄이 1960년대부터 계속 발전시켜온 빗각 캔버스(beveled edge) 추상 회화 작업을 이어간다. 그의 초창기 회화 작업은 1950년대 후반과 1960년대 초반 헬렌 프랑켄텔러, 모리스 루이스, 케네스 놀랜드 등 워싱턴 색조파 작가들이 사용한 얼룩(staining) 기법을 기반으로 한다. 당시 그는 여러 기법과 소재를 실험하면서, 물감이나 그 외 재료들로 캔버스를 직접 염색하거나 캔버스 위에 붓고, 젖은 표면을 접거나 구김으로써 선명한 색채와 깊이가 생겨나도록 다양한 구성을 만들어 나갔다.

1966년, 길리엄은 날것의 캔버스에 아크릴로 작업을 시작하고 이어서 특수 제작한 빗각 프레임에 당겨 고정시켰다. 빗각 프레임은 대략 15센티미터 깊이로, 각 작품의 물리적 깊이를 왜곡해 작품이 편평하다고 착각하게끔 만들기도 했다. 작품들은 떠 있거나 벽으로부터 튀어나오는 듯 보이면서 캔버스 표면 너머 3차원적 관계를 만들기도 했다. 급진적 실험을 했던 초창기, 그의 빗각 캔버스는 회화적인 방식으로 공간의 현상학을 탐구한 것이었다. 캔버스를 늘어뜨리거나 자유롭게 매다는 작업도 이와 같은 시기에 시작됐다. 다양한 색면의 약동감을 전시공간으로 확장한 그의 ‘드레이프 페인팅(drape paintings)’은 미국 추상예술사에 한 획을 그었으며, 그의 차원성에 대한 탐구를 한층 심화시켰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새로운 작품들에서 더 발전한 작가의 빗각 캔버스 실험을 확인할 수 있다. 작품들은 표면과 양감에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면서 풍부한 질감과 재료 및 절묘한 구성이 어우러진 세계를 보여준다. 추상 표현에 대한 길리엄의 접근은 심오하고 힘이 넘친다. 그는 주로 캔버스를 접고, 적시고, 얼룩지게 한 다음 순수 안료, 톱밥, 주석볼(tin shot), 스튜디오 바닥의 이물질 등과 섞은 물감을 그 위에 두껍게 덧바르고 갈퀴와 강철 붓 같은 여러 도구를 사용하여 마치 화산재를 뚫고 나오는 불꽃처럼 아래쪽에서 빛을 뿜 어내는 색들을 드러낸다.

Sam Gilliam, Spin and Splash, 2021, acrylic on canvas, bevel-edge, 72″ × 72″ × 3-3/4″ (182.9 cm × 182.9 cm × 9.5 cm), #77598, Photo by Peter Clough © Sam Gilliam / Courtesy Artists Rights Society (ARS), Pace Gallery

가장 최근 작업에서 길리엄은 새로운 재료와 기법을 이용해 급진적 변화를 일구어냈다. 그는 재료를 쌓는 과정에서 콜라주와 파편들 위 에 얇은 천 조각들을 늘어뜨려 표면을 구성했다. 그런 다음, 마치 고고학자처럼 표면을 파고들어 불꽃처럼 빛을 품은 색들이 그 속 에서 뿜어져 나오게 했다. 연금술사의 마력을 지닌 길리엄은 언제나처럼 작품을 통해 형태로서의 새로운 개념의 공간으로 우리를 안내 한다.

길리엄의 회화가 지닌 아찔한 마법은 그의 계획일 뿐만 아니라 우연과 반응의 결과다. 작업의 모든 단계에서 생성되는 물감의 움직임이나 구성에 능수능란하게 반응하는 그는 추상화에 대한 자신의 접근 방식을 작가로서의 삶의 바탕이자 창작에 강한 영향을 끼친 재즈음악의 즉흥연주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는 재즈 색소폰 연주자 존 콜트레인에게서 그림 그리는 법을 배웠다고 이야기한다. “ 중요한 건 시간이다. 음악을 듣고 깨닫는 것, 소리에 대한 경험이 내 그림의 기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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