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LLERIES] gallery NoW
‘우연성’과 ‘즉흥성’을 적극 활용하며 애초의 획을 내지른다. 비유컨대, 애매한 출생, 즉 나도 모르게 태어난 세상이다. 다음, 여기에 ‘필연성’과 ‘의도성’을 부여하고자 오랜 시간에 걸쳐 이를 다듬는다. 비유컨대, 의도된 성장, 즉 내가 살아가는 세상이다.
-임상빈 <화획畵劃 프로젝트> 中
명상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나는 없음’을 경험한다. 임상빈의 작업은 춤추듯한 붓질의 에너지가 빈캔버스를 만나는 의식보다는 무의식의 퍼포먼스로 시작된다. 또 다른 방식의 Meditation인 셈이다. 계획하지 않은 채, 아무것도 그리지 않고 무의식 상태에서 춤을 추듯이 붓질의 에너지가 기운생동 하며 즉흥적으로 새로운 에너지를 생산해 낸다. 그 에너지는 자연스럽게 흐르고 부딪치면서 새로운 에너지가 생성되어지고 속도감과 동시에 다채로운 색채로 인해 작가는 작가 스스로의 내면과 만나고 구현된 자연스러운 형상성은 새로운 생명력을 갖게 된다. 날것의 에너지이다. 이 날것의 에너지는 무의식 깊숙한 곳과 직접 만나고 그 에너지는 본연을 흥을 이끌어 내어 무의식과 의식이 만나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고 새롭게 드러나는 색은 직관과 소통하게 된다.
이렇게 하나하나의 살아있는 생명력, 하나하나의 천태만상의 대화, 감성적이고 자연적으로 솟구친 에너지들의 즉흥성, 러프함은 임상빈의 또다른 이성적 자아와 만나면서 새로운 반전의 시그널로 완성된다.
즉 날것의 각각의 에너지는 그의 정교한 덧칠의 후 작업을 통해 완성된다. 즉 이성적인 감독의 시선으로 조율되듯이 오케스트라와 같은 정교하고도 세련된 하모니로 귀결되는 것이다. 즉흥적 에너지, 칼라의 자연스러운 섞임 작업은 마치 각각의 음색이 다른 악기들이 오케스트라의 멋진 지휘자 만나 조율되듯이, 러프하게 촬영된 조각조각의 현장 씬들은 정교한 영상편집을 통해 훌륭한 영화로 탄생 되듯이, 감각적으로 즉흥적으로 그려진 이미지들은 이성적이고 정교한 시선으로 오랜 시간 다듬고 정리하고 덧칠하여 완성된다. 때로는 하루종일 그리고 다듬었는데도 얼핏보기에는 전과 후가 거의 표가 나지 않을 정도로 치밀하게 그려지는 정교한 이성적 에디팅의 과정을 통해 완성 되어지는 것이다.
완벽한 감성적 추상적 내지름과 완벽하고 정교한 이성적 표현과정이 만나 허버드 리드가 말한 “본래 미술은 추상적이다.” 라고 말한 미술의 본질에 노크한다. 어찌보면 임상빈의 작업에는 뜨거운 추상과 차가운 추상의 둘다 쫄깃하게 섞여 있는 셈이다.
그리하여 그의 작업의 완성과정은 마치 인간의 성장과 비유된다. 씨앗으로부터 새싹으로 그리고 자연스럽게 나무가 자라듯, 한 생명이 자라나는 것과 같은 성장의 과정을 거친다. 거기에 의도가 개입되면서 갖게되는 방향성이 덧입혀져서 마지막 작업이 완성되는 과정은 마치 하나의 나무가 자라서 큰나무의 모양이 되고, 한 아기가 태어나서 교육과정과 훈련 등 어떤 성장 과정을 거쳐 한인간으로 성장하는 과정처럼 임상빈의 작품은 숙명처럼 태어나서 성숙 되는 생명의 성장과 같은 과정으로 완성된다.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눈, 코, 입, 몸, 팔다리가 있다는 것은 같지만 각각의 생김새 성격 모두가 다르듯이 임상빈의 작품은 얼핏보면 그 작품이 그 작품 같은데 자세히 보면 모두 하나하나 개성을 뽐낸다. 모두가 하나하나의 구성원이지만 모두가 주연인 우리의 21세기의 지향점 같은것은 아닐까?
이번 전시에는 회화와 사진 두가지 매체로 전시를 한다. 서로 관계를 맺으며 부분과 전체, 감성과 이성, 시작과 성장 등 천일야화 같고 삼라만상의 이치와 상호작용의 밀고 당김을 모두 담고 있는 작업이다.
사진, 회화, 드로잉,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미디어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임상빈은 우리 모두가 알만한 세계의 랜드마크적인 건축물을 여러 조각으로 촬영하여 디지털 콜라주 방식으로 재배치하여 확대 혹을 축소 재생산되어 기하학적이거나 밀도를 높여서 현실을 기반으로 한 상상의 세계를 표현한다.
이번 전시는 객관적인 외부 풍경을 내밀하게 내적 상상의 세계로 아주 그럴듯하게 치환하여 우리들의 시선의 폭을 넓혀주는 작업이다. 이번에 보여주는 사진작업은 적극적으로 시점을 바꾸어서 촬영한 여러 사진 조각들의 몽타쥬작업을 통해 인식적인 풍경으로 변모시킨다. 즉 밖을 통해 안을 보고 안을 통해 밖을 구현 해 주는 멋진 상상력을 동원하여 우리의 시각을 즐겁게 하기도 하고 한공간이 현실보다 기계적 시점으로 입체적, 구조적 형상으로 변모하여 드러난다. 씨줄날줄을 엮어서 구축한 감독의 눈으로 인식에 대한 개념을 확장 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그의 페인팅 작업에서 작품이 성장하듯이 사진 작업에서도 포토몽타쥬 작업을 통해 성장의 과정을 거친다. 즉 작은 세포가 증식하듯 하는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고 볼 수 있다.
거기에 최종 알루미늄에 염료를 입히는 프린트방식으로 아주 오랜시간을 견디고 굳이 액자가 필요 없는 작업으로 완성된다.
이 전시는 우리들의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 예술적으로 생각하기 예술적으로 세상을 보는 눈을 성숙시키고, 추상표현을 포함한 앞으로의 미술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제시하는 전시이다.
gallery NoW
16, Eonju-ro 152-gil, Gangnam-gu, Seoul. Korea
+82 2 725 2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