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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정원

유선태

나의 정원 전시전경_두루아트스페이스

유선태의 그림은 이미지가 현실이 아니라,프레임 안에 든 환영이라는 것을 들추어낸다. 그가 그린 풍경은 여러 겹의 액자 틀 안에 겹겹이 격리되어 있다. 회화가 우리에게 제공했던 것은 평평한 물리적 공간을 뛰어넘는 시각적 환영이었다. 우리가 그림 하면 흔히 떠올리는 사각형의 프레임은 이런 재현의 바탕이 되는 일종의 개념적 틀인 셈이다. 그 프레임 안의 공간은 우리가 존재하는 물리적 공간과는 별개로 취급된다.

유선태, 예술과 예술 사이, 오브제에 아크릴, 66.5×33.5×2.5cm, 2024

오랫동안 서양에서 예술에 대한 극찬 중 하나는 ‘자연과 겨루는 예술’ 또는 ‘자연의 경지에 오른 예술‘이다. 그런데 자연을 똑같이 닮기 위해서,예술은 인위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척, 그림이면서도 그림이 아닌척,거짓을 행해야만 했다. 이는 일종의 속임수라고 할 수 있다. 17세기에 네덜란드에서 그려진 정물화에서 체스보드는 우연 또는 속임수가 삶에 개입되리라는 암시를 주는 알레고리적인 사물이다. 유선태의 그림 속 인테리어 바닥도 흑백이 번갈아가며 교차하는 체스보드로 이루어져 있다. 그 위에 서 있는 주인공, 자전거를 탄 화가는 예술이라는 속임수와 삶 속에 개입된 우연성들을 즐기며 게임을 한다.

유선태, 꿈꾸는 전화기, 오브제에 아크릴, 30.5x87cm, 2024

그러나 유선태의 그림 속에는 관찰자이자 자아인 화가가 서 있다. 그는 자전거를 타고 기억의 사물들이 둥둥 떠 있는 공간을 여행하는 시간 여행자처럼 보인다. 멈춰있는 그의 존재는 현재를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그가 자전거 페달을 밝는 순간 새로운 공간과 미래가 그의 앞에 펼쳐질 것이다.

두루아트스페이스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45길 5
010 2098 5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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