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26 - 8. 08 | [GALLERIES] GALLERY iLHO
심봉민 이준원
갤러리일호는 심봉민, 이준원 작가와 함께 오는 7월 26일부터 8월 8일까지 2주간 기획전을 개최합니다.
심봉민 작가는 공간을 과장 없이 간결하게 표현합니다. 목탄을 입은 흑백 색조로 무장한 건물, 나무숲에 작은 포인트를 심는 기법이 눈에 띄는데, 그것이 때론 집이나 사다리, 비행기나 케이블카가 됩니다. 강조할 대상을 오히려 축소해 안타까움을 자극하는 이 장치를 두고 작가는 ‘헨젤과 그레텔의 빵조각이라고 하며, 길을 잃지 않으려는 흔적을 자신의 공간에 남기려 했습니다. 늘 만나는 일상이지만 문득 그리운 느낌이나 그 순간의 장면과 일들을 기억하도록 노력하며, 그 순간들을 기억하는 것에서부터 그의 작품은 시작됩니다. 캔버스에 그가 좋아하는 목탄 가루를 아크릴과 희석해서 바르면 오돌토돌한 화면이 어릴 적 놀던 운동장 모래를 떠올리게 합니다. 목탄을 긁어내면서 생기는 스크래치 자국이 더 오랜 시간 속으로 빨려드는 것 같아 그에게는 그리운 시간을 캔버스에 기록하는 일이 곧 끝나지 않는 놀이를 하는 것과 같다고 말합니다.
심봉민 그리움이 나는 밤,48×129.5cm,acrylic on canvas with charcoal,2023
이준원 작가는 특유의 자동기술법(automatism) 드로잉으로 반추상적 형상을 구축하며 작가의 에너지와 무의식이 타자화된 일종의 토템들을 만들어 냅니다. 이 토템들은 삶의 섭리와 뒤엉켜 살아가는 작가 본인과 그림을 보는 이에게 대항, 저항적 에너지를 주면서도 결국은 섭리에 순응하는 인간적인 가련함과 처연미 또한 내포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토템들은 인간에게 주어진 본원적인 의지와 그것들의 인과를 신화적으로 표현하며 작가의 인류사를 향한 질문들과 세계관이 담겨있습니다. 스케치와 착상 없이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반추상 형상들에서 오랜 존재자들의 영성의 에너지가 느껴집니다.
이준원 발타모르(Balthamor), Acrylic on canvas, 80×117cm, 2023.jpg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왕성한 활동을 해나가는 두 작가의 작품을 한 곳에서 감상하실 좋은 기회가 되길 바라며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갤러리일호
03049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1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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