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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산업을 조망하는 새로운 시각 II : 미술 생태계의 구성원을 중심으로

미술 산업을 조망하는 새로운 시각 II : 미술 생태계의 구성원을 중심으로

권기성, 강원대학교, 조교수
강희경, 국립현대미술관 문화재단, 사무국장

 

들어가며
국내 미술산업 내 다양한 영역에서 긍정적인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하나의 지표로서 활용될 수 있는 작품 거래금액 측면에서는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8년 자료를 기초로 작성된 2019 미술시장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이러한 현상을 인지할 수 있다. 미술시장 거래 규모 추이는 2012년 거래 작품 수 25,195건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상승하여 2018년에는 39.367건을 기록하였다. 하지만 거래금액의 경우 2017년에 약 494,243백만 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하였지만 2018년에는 다시 448,224백만 원으로 내려가면서 11년간 400,000백만에서 500,000백만 사이에 머무르고 있다.

물론 미술품 거래대금만으로 미술산업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것에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거래량은 2012년 이후 급속히 증가하였지만 거래규모가 최근까지 11년간 정체되어 있다는 사실로 보았을 때 산업 내 생태계 전반의 질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술산업과 함께 문화 분야로 설명될 수 있는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살펴보면 우선 스포츠산업에서 손흥민 선수와 류현진 선수의 경우 각각 영국과 미국 리그라는 최정상 무대에서 다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는 프로스포츠의 특성을 고려하였을 때 선수의 연봉을 통해 판단할 수 있으며 손흥민 선수는 연봉 728만파운드(약111억원)으로 아시아 1위, 류현진 선수는 연봉 2천만달러(약 232억원)으로 리그 전체 41위와 소속팀에서는 가장 높은 연봉을 기록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는 BTS가 전세계를 대상으로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빌보드 싱글차트 연속 2주 1위를 기록하였다. 이러한 BTS의 쾌거는 추정하는 기관마다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1조7000억 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산업의 도약은 산업 내 생태계 전반의 질적인 성장이 가져온 긍정적 영향이라 생각된다.

미술산업의 한단계 도약에 도움이 되고자 2019 한국국제아트페어(이하 KIAF)에서는 미술산업 전반의 생태계을 지속가능하게 발전시키기 위한 기초자료로서 시장가치망(Value Network)을 활용하여 미술산업에 대한 새로운 분류체계를 제시하였다. 이는 기본적으로 본원시장과 파생시장으로 구분되며 본원시장을 다시 관람시장 및 참여시장으로 구분하였다. 파생시장의 경우는 미술품거래지원시장, 설치운송시장, 미술용품시장 등과 같은 본원시장에서 파생된 주요한 1차 파생시장들을 제시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 2020 KIAF에서는 각 파생시장의 산업 내 역할과 각 시장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역량에 초점을 맞추어 보고자 한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미술산업 생태계 내에서 각 시장이 담당하고 있는 역할과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역량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더 나아가 개별 역량들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데 있어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노력들이 모여 미술산업 전체 생태계의 발전과 함께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어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기초를 마련할 수 있다.

KIAF ART SEOUL 2019, 토크 현장

주요 파생시장의 미술산업 내 역할과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역량
2019 KIAF 발표에서 미술산업 생태계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연구 기초를 마련을 위해 시장가치망을 적용하여 제시한 미술산업의 새로운 분류체계는 기본적으로 시장을 본원시장과 파생시장으로 구분하였다. 본원시장의 경우 관람 미술 시장과 참여 미술 시장으로 다시 구분하였다. 구체적으로 관람미술시장은 미술관 및 갤러리 관람과 같은 비구매형시장과 작품을 소장하여 이를 관람하는 구매형시장으로 구분하였다. 참여미술시장의 경우는 특정 공모전 참여를 통해 미술 활동을 하는 공모형과 개인적인 여가 및 취미활동으로서 미술 활동을 하는 비공모형시장으로 구분하였다.

이번 발표에서 초점을 맞추고 있는 파생시장은 지난 발표에서 제시된 파생시장들로서 본원시장에서 1차적으로 파생된 주요 시장들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차적으로 파생된 주요 시장은 총 11개이며 사업지원시장, 용품시장, 미술가양성시장, 정보시장, 상품화 및 저작권시장과 함께 미술시설과 연계된 시설개발 및 운영시장, 그리고 미술품 판매 및 대여와 관련된 대여시장, 판매대여지원시장, 보존관리시장, 운송설치시장이 있다.

첫번째 시장으로서 사업지원시장의 경우는 미술산업에서 전시기획, 작가지원, 공공조형물 중계, 후원, 이벤트대행, 저작권 중계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역량으로 작가 및 작품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하며 시세를 파악하고 그림을 공급 및 소비하기 위한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공간 및 행사에 따른 굿즈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고 소비자, 더 나아가 공급자의 특성을 파악하며 계약 및 회계 영역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으로 도출되었다.

용품시장은 작품 또는 작가가 필요한 도구를 제작 및 판매하는 시장으로 주요 영역으로는 회화(붓/물감/연필), 조각(조각도구), 공예(공예도구). 판화(판화장비), 미디어(전자기기)가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분야에 필요한 용품 제공을 위해 요구되는 역량으로서 우선 각 영역에 대한 재료에 대한 이해와 함께 특정영역에서는 화학분야에 대한 인지가 필요하였다. 또한 각 영역 재료 특징 및 장비(공구/전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수리에 대한 지식 역시 갖추어야 할 역량으로서 파악되었다. 최근에는 유형적인 도구보다는 시각적 영상제작에 필요한 전자기들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추세이며 기술자에 의한 수리와 조율 역량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술가양성시장의 경우는 대표적인 수행기관으로서 래지던시와 아카데미가 운영 중에 있다. 구성원의 주요 필요 역량으로서는 전시(프리뷰)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것과 작가 및 비평가를 포함한 네트워크 확보 그리고 아케이브 및 언어 능력이 필요한 것으로 도출되었다. 더 나아가 레시던시의 경우는 하나의 사회적 클럽으로 인식될 수 있고 이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궁극적으로 미술가양성시장의 경우 작가로서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관리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한편 입시미술은 실기 위주에서 필기 위주로 변하면서 순수 작가를 길러내는 방향보다는 다재다능 한 예술가로서 성장시키는 부분으로 초점이 변화하고 있다.

정보시장의 경우 온라인매체가 최근 들어 주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잡지, 신문, 광고, 비평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해당 시장의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콘텐츠(제공정보)를 확보 또는 생성해내고 이와 연계된 정보를 획득하며 컴퓨터 편집 및 책 구성(디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광고와 구독 및 배포 채널 확보를 위한 역량 역시 갖추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최근에는 폐쇄적이던 기존 분위기에서 변화하여 다양한 정보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으며 단순한 전시홍보에서 다채로운 콘텐츠를 소재로 독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상품화 및 저작권시장은 판화, 굿즈, 전시, 공공조형, 간행물 및 도서와 같은 다양한 영역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 구성원은 우선적으로 상품을 기획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하고 제작과정과 작가 및 소비자 특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저작권 관련 법률과 행정 절차를 인지하고 있을 경우 업무를 수행해 나가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시설개발시장과 시설운영시장을 살펴보면 시설개발시장의 경우 설계, 시공, 감리의 역할을 하고 시설운영시장은 대관, 위탁, 임대, 부대사업과 같은 업무를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성원이 주요하게 갖추어야할 역량으로서 시설개발시장은 기본적으로 설계 및 시공에 대한 지식과 함께 소비자 및 관람미술시장의 특성과 방문객 동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운영시장은 전시장 관리(감독/설치) 및 기획/운영을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함과 동시에 마케팅, 회계 및 행정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출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다양한 영역의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기획전과 대관마케팅과 같은 활동이 진행될 경우 잘 구축된 협력체계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미술품 판매 및 대여와 관련하여 대여시장, 판매대여지원시장, 보존관리시장, 운송설치시장이 있다. 대여시장의 경우 대여구독, 공공기관 및 민간이 작품을 대여 하는 영역까지 펼쳐져 있다. 구성원의 필요 역량으로 공간 기획 능력을 기본으로 소비자의 특성과 그림의 경향을 인지하고 보험(외부설치)에 대한 이해와 함께 다양한 분야의 네크워크를 확보하고 있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일시적 및 장기적 대여에서 정기적 구독시장으로 변화하고 있고 소비자 공간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판매대여지원시장은 경매, 대여(작품/아카이빙), 프라이빗판매, 전시판매(기획판매), 아트페어와 같은 분야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 작품 판매를 위한 중간 역할을 하며 특성 상 대면이 필수였으나 코로나19 일부 상황으로 인해 최근에는 온라인 판매가 급상승하고 있다. 또한 작품 판매가 이루어지는 공간이 갤러리, 경매가 아닌 아트페어와 같은 접근하기 쉬운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구성원들이 갖추어야 할 역량으로서 전시 또는 이벤트를 기획하고 소비자 특성과 최근 그림 경향을 파악하며 보험 및 세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와 함께 중요한 부분은 작품을 공급 받을 수 있는 공급처를 확보하고 판매 및 대여를 위한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품관리시장의 경우는 복원, 감정, 수장고로 구분할 수 있으며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인 관계에있다. 복원의 경우는 재료, 작가/시기별 특성에 대한 이해와 함께 성분 분석과 미술 작업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감정은 고미술/현대화와 함께 작가/시기별 흐름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고 진위판별을 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나아가 작품 시세에 대한 민감해야 하며 높은 수준의 직업윤리가 요구되는 것으로 도출되었다. 수장고는 기업 투자의 수단으로 매입을 한 작품들을 보관하기 위한 시설로서 활용할 경우가 많다. 항온, 항습, 보안에 대한 기본적인 장비들이 갖추어져 있어 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운송설치시장의 경우는 운송, 설치/배치, 철수, 작품포장, 보험과 같은 작품을 운송, 설치, 철수하는 부분까지 포함한다. 구성원들은 작품형태(회화/조각/설치/미디어), 벽체, 그리고 각 상황에 맞는 장비(공구/전자)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운전기술과 포장기술을 갖추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또한 작품 배치를 직접 진행하는 경우가 있어 작품을 공간에 배치할 수 있는 능력 역시 갖추고 있어야 한다. 2000년대 까지만 해도 갤러리에서 판매한 작품을 구매자가 원하는 곳에서 운송 및 설치하는 것이 주된 업무였지만 최근에는 미디어 작품들로 인해 이를 다룰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한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미술이 지닌 가치를 보존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미술산업
2020 KIAF에서는 2019 KIAF에서 발표한 미술산업의 새로운 분류체계 중 본원시장에서 1차적으로파생된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각 시장의 역할과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역량 관련 결과를 제시하였다. 추후연구에서는 지금 현재 도출된 시장 구조에서 나타날 수 있는 각 시장 간의 관계를 파악하고 각 시장 별 또는 본원시장을 중심으로 한 가치망 별 시장 규모 추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미술산업 생태계를 보다 명확히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시장 간 관계를 파악하고 시장규모를 추정하는 연구는 충분한 연구 자원 확보와 함께 활용 가능한 정보 수집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때 이를 수행해 나갈 수 있다.

미술은 기존의 틀을 벗어나 세상이 지켜지고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영감을 부여하는 본질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 미술산업은 이러한 미술의 본질적 가치를 보존하고 극대화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고 해주어야만 한다. 미술산업 생태계 구석구석의 역량이 발전하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을 때 미술이 지니고 있는 이러한 귀중한 가치를 보다 많은 사람이 경험할 수 있고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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