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LLERIES] PKM GALLERY
2022. 6. 15 – 7. 30
올라퍼 엘리아슨
PKM 갤러리는 우리의 인식을 전환하는 경이로운 작업들로 현대 미술계를 선도해 온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 b.1967의 개인전 «새로운 사각지대 안쪽에서Inside the new blind spots»를 개최한다. 2017년 PKM 갤러리에서의 전시 이후 국내에서 5년만에 개최되는 올라퍼 엘리아슨의 이번 개인전에는 신작 조각들, 워터컬러 페인팅 및 대형 판화 등 그의 작품세계를 대표하는 이미지의 엄선된 작업들이 공개된다.
«새로운 사각지대 안쪽에서»라는 타이틀의 이번 전시에서 엘리아슨은 새로운 관점을 열어 줄 불확실성의 상태로 관람자를 초대하고자 의도했다. 세상을 바라보고 표현하는 데 기준이 되어온 오랜 관습들로 인해 인간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직시하지 못하는 현 시대에, 여기 그리고 지금에 대한 인식을 일깨울 불확실성의 지대로 관람자가 들어설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 사각지대 안쪽에서 개인, 타인, 작품 그리고 공간이 그리는 궤적들은 서로 교차하며 관계를 맺고, 그간 우리가 보지 않았거나 볼 수 없었던 것들이 비로소 드러나게 된다.
본관 제1전시장의 워터컬러 연작은 엘리아슨의 주요 관심사인 ‘색채 현상’ 탐구에 기반한다. 색채는 그 자체로 존재하지 않으며 빛이 물체의 표면에서 튕겨져 나와 우리의 망막에 도달할 때에 구체화 되는데, 이러한 점에서 작가는 색채 분석이 결국 우리 자신을 분석하는 능력과 맞닿아 있다고 말한다. 몇 가지 색조만을 얇게 겹친 물감층들과 미묘하게 역전된 색채 구성, 변화하는 위치의 원들은 깊이와 지속, 이동에 관한 인상을 준다. 레이어링 layering 작업은 <감성의 플레어 바라보기Seeing sensitivity flare>에서도 반복되는데, 이 벽면 조각은 ‘렌즈 플레어’ 현상에서 기인한 작품이다. 렌즈 플레어는 렌즈가 태양이나 밝은 광원을 향할 때 고리나 원의 형태로 나타나는 빛의 현상으로, 사진 및 영화 분야에서 폐기해야 할 요인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러나 엘리아슨은 이러한 오류를 모든 가능성을 탐구할 수 있는 핵심 요소로 전환하고 그 놀라운 결과물을 우리 앞에 선보인다.
제2전시장은 <당신의 폴리아모리 영역Your polyamorous sphere>이 전 벽면에 드리운 색 그림자로 인해 다채로운 경험의 장으로 변모한다. 이 작업은 ‘플라톤의 입체’, 즉 동일한 정다각형에서 파생될 수 있는 유일한 3차원 형태 다섯 개를 하나의 결정체로 결합한 행잉 hanging 조각으로, 투과와 반사가 동시에 일어나는 색채 효과 필터 유리를 포함, 총 세 개의 색유리 층이 사용되어 보는 각도에 따라 예기치 못한 색상 조합과 구조가 드러나게 된다. <밖으로 향하는 궤도의 실재Orbital centrifugal presence>와 <가깝고도 우연한 만남의 궤도Orbital close encounter>에서도 작품은 시점에 따라 다양하게 보이는데, 이는 ‘클렐리아 곡선’, 즉 천구의 자오선을 따라 동시다발적으로 이동하고 중심축을 따라 회전하는 점의 궤도를 추적하는 수학적 도형에서 모티프를 얻은 작업이다. 곡선을 따라 돌아가는 여러 크기의 유리 구슬들에 시선을 맞추면, 우리는 자신과 주변 공간, 다른 구슬들을 거꾸로 비추는 수많은 상들과 마주하게 된다. 이와 같이 신작들로 구성된 본관 전시는 수학, 과학, 천체물리학 등 다학제에 걸친 엘리아슨의 광범위한 탐구를 다매체에 걸쳐 보여주며, 관람자의 감각을 유연하게 증폭시킬 것이다.
한편 별관은 빛과 색에 대한 엘리아슨의 오랜 연구를 보여주는 대표 작품들로 구성된다. 2005년 제작된 <색채 스펙트럼 연작 The colour spectrum series>은 프리즘을 통해 가시화되는 빛 스펙트럼의 근사치를 안료로 변환한 포토그라비아 작업으로, 48점의 유닛에서는 딥 바이올렛에서 다크 크림슨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색상 전환이 매끄럽게 일어난다. <청색 원The blue colour circle > <적색 원The red colour circle> <황색 원The yellow colour circle>은 삼원색에서 출발한 컬러 서클 연작의 일부로, 작가는 전통적인 미술사에서의 기본 원색을 그만의 방식으로 18개의 차트로 이루어진 색상환으로 전환하여 제시했다. 이처럼 엘리아슨 작업의 시작점을 보여주는 작업들과 함께, 별관 지하에서는 개인전 도록, 아티스트 북, 프로젝트와 워크숍 자료집, 스튜디오 매거진 등 작가의 주요 출판물 39 종을 열람할 수 있는 리딩룸이 특별 마련되어, 엘리아슨의 작품 세계 전반과 그 안에서 이번 전시가 가지는 의미를 관람자가 스스로 해석해볼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아이슬란드계 덴마크 출신의 올라퍼 엘리아슨은 2003년 인공 태양을 연출한 런던 테이트 모던의 <날씨 프로젝트 The Weather Project >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이후 서울 삼성미술관 리움, 뉴욕 현대미술관,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 베를린 마틴 그로피우스 바우, 파리 베르사유 궁전과 퐁피두센터, 루이비통 파운데이션 등 전세계 유수 미술기관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베니스 비엔날레, 상파울루 비엔날레, 요코하마 트리엔날레 등 손꼽히는 국제 미술 행사에 다수 참여했다. 1995년 그가 설립한 스튜디오 올라퍼 엘리아슨은 장인, 건축가, 아키비스트, 연구원, 요리사, 미술사가 등을 각 분야의 전문가를 포함하는 기관으로 성장하였다. 엘리아슨은 개발도상국에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리틀 선Little Sun > 프로젝트를 2012년부터 실행하고 있으며, 그룹 ‘스튜디오 아더 스페이시스’의 멤버로 예술과 건축 간 탐구를 기반으로 한 다수의 공공 프로젝트를 2014년부터 진행하는 등 우리의 생각thinking을 세상을 변화시키는 지속가능한 실천doing으로 전환될 수 있게 하는 다양한 작업들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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