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19 - 2. 24 | [GALLERIES] Peres Projects Berlin
이근민
Installation View of Realizing Boundaries at Peres Projects, Berlin. Courtesy of Peres Projects, Photographed by Jerzy Goliszewski
페레스프로젝트 베를린 공간에서 이근민(1982년생, 한국 영주)의 개인전에서 신작을 선보인다. 이는 작가가 갤러리와 함께하는 첫 전시이다.
이근민의 신작 유화 작품들은 고뇌가 담긴 지도를 펼쳐낸다. 신경망은 유기적 형태를 구불구불하게 가로질러 마음의 복잡한 지도로 읽히는 순환 경로를 표시한다. 전시된 13점의 작품은 확대된 신체, 장기, 정맥, 피부 조각과 유사한 생체 형태를 묘사하며 구상과 추상을 오간다. 빛과 어둠을 나란히 놓은 작가는 차가운 푸른 빛이 뒤섞인 따뜻한 색조가 주인 풍부한 색상들로 작업한다. 다양한 붉은 색조가 전시를 가득 채운다. 피를 암시하는 색조들은 외부와 내부를 구분하는 은유적 표시의 역할을 한다. 글자 그대로의 제목에도 불구하고, 작품들은 이성으로 이해되기를 피하는 대신 세심한 붓놀림과 표현적인 표시를 오가는 원초적 신체성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긁힌 자국, 각인, 격렬한 붓질이 <Encounter in the Mountains>(2023)의 표면을 활성화하면서 형상은 해체되고 가시적이고 만질 수 있는 내면의 투쟁에 대한 본능적 흔적을 남긴다.
Installation View of Realizing Boundaries at Peres Projects, Berlin. Courtesy of Peres Projects, Photographed by Jerzy Goliszewski
이같은 중간성은 현실과 비현실이 겹쳐지는 지점으로 작가의 이미지의 기원을 의미한다. 작품들은 작가가 2001년 경계성 인격장애로 진단 받아 겪은 병리적 경험과 환각을 시각화한 것이다. 환시와 환영을 직접적으로 묘사하기보다 작가는 잊혀지지 않는 시간의 전체적 느낌, 분위기, 심리적 영향을 화면 안에 담아내 인상주의적 기억을 전달한다. 비닐 랩을 사용한 <Flesh Construction>(2023)에서 볼 수 있듯, 주로 유화 작업을 하는 작가는 때때로 작품의 유기적 효과를 향상시키기 위해 잔해나 이물질을 붙이기도 한다. 그의 이미지는 중요한 기관의 열, 점성, 떨림을 번역한다. 이는 뒤집어진 뇌의 비밀을 형상화하며 공감각적 경험을 전달한다. 전시 전반에 걸쳐 그의 개념적이고 예술적인 과정을 통해 이근민은 본능적 선택과 몸짓에 따라 정신의 깊숙한 곳을 탐구하며 캔버스 위에 육체와 정신이 공존한다.
Keunmin Lee, Flesh Construction, 2023, Painting-Oil on canvas, 33 x 77 cm
아웃사이더 아트에서 영감 받은 이근민은 예술계의 관습, 참조, 기대에서 벗어나 순수한 창작 행위에 대한 생각을 이끌어낸다. 그는 즉흥적 형태와 통제된 붓놀림을 통해 구체화되는 자연스러운 사고의 흐름을 따른다. 신체와 정신의 자기 성찰적 과정에 집중한 이근민은 그가 길들이고, 형성하고, 다듬은 원료로써 병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녹인다. 붓놀림마다, 작품마다, 작가는 자신의 환각을 의학적 영역과 분리하고 단순한 질병의 증상을 넘어 존재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이근민은 자기성찰적이고 해방적이기도 한 작업을 한다. 그는 사회적, 의학적, 경제적, 감정적으로 개인을 분류하고, 분류하는 사회 구조에 대한 저항적 태도를 탐구한다. 여기서 의학적 진단은 사회체를 관리하고 표준화한 규범적 시스템에 대한 은유로 합리성과 효율성을 위해 데이터로 변경한 것을 의미한다. 이근민은 작업을 통해 그 정의(定義)를 풀어내고 존재 가능성을 확장하는 예술가의 역할을 지지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그는 관객이 자신의 정체성을 한정시키고 제한하는 근본적인 사회적 조건에 대해 성찰하고 문제적 범주에 대한 변칙과 같이 사회적 관습에서 벗어나는 것을 포용하는 발판을 마련한다.
Keunmin Lee, Encounter in the Mountains, 2023, Painting-Oil on canvas, 194 x 259 cm
본 전시는 이근민의 페레스프로젝트와의 첫 전시이다. 2022년 작가는 서울 스페이스 K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가졌다. 또한 서울 갤러리담, 서울 현 갤러리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가졌다. 2022년 리만머핀 서울에서 맨디 엘-사예(Mandy El-Sayegh)와 이인전을, 대구 을갤러리(2018), 영천 시안미술관(2017), 서울대학교 미술관(2017), 파주 블루메미술관(2015)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그의 작품은 서울 스페이스 K와 마드리드 콜렉션 솔로(Colección Solo)에 소장되어 있다.
페레스프로젝트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1길 37
+82 0 2233 2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