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8. 4 – 8. 25 | [GALLERIES] DASUN Gallery
김보민, 김연호, 민정See

전시 전경 (1)
오늘날 예술에서 시각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 감정과 기억의 층위를 구축하는 사유의 장이다. 《구조적 밀도 : 세 개의 시선》은 각자의 매체적 언어로 내면의 지형을 단단하게 다져온 세 작가, 김보민, 김연호, 민정See의 조형적 실천을 조명한다. 이들이 화면 위에 쌓아 올린 밀도는 보이지 않는 감각과 기억의 파편들을 체계적으로 직조해 낸 결과물이다.

전시 전경 (2)
김보민은 강렬한 색채의 배경과 세밀하게 묘사된 개체들을 화면 위에 이질적으로 공존시킨다. 풍선, 선인장, 익명의 존재 등 상징적인 오브제들은 일상에서 무심히 지나쳤던 기억과 감정을 불현듯 일깨운다. 계산된 비정형의 공간 속에서 이들이 만들어내는 긴장감은 관람자가 자신의 내면을 깊이 투영하는 사유의 계기를 제공한다.

전시 전경 (3)
김연호는 불안이라는 흐릿한 정동을 감각과 기억의 언어로 전환한다. 일정한 간격으로 묵묵히 쌓아 올린 잎사귀의 형상과 호숫가, 가로등 같은 풍경은 불안을 억누르는 대신 하나의 호흡처럼 자연스럽게 품어 안는 방식을 보여준다. 현실의 좌표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정서적으로 진하게 다가오는 그의 화면은, 복잡한 일상 속에서 마음의 균형을 유지하는 조용하고 단단한 태도를 보여준다.

전시 전경 (4)
민정See는 일상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빛과 그림자를 단서 삼아 감각의 마비를 넘어 지각을 복원해 낸다. 빛의 각도와 강도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하는 화면은 구체적인 사건을 설명하기보다, 문득 사라져가는 감정의 잔상을 화면 위에 단단히 고정하려는 시도이다. 시각적 화려함 대신 은은한 여백과 밀도를 택한 그의 작업은 우리가 무심코 놓치고 살았던 미세한 감각의 결을 깊이 있게 응시하게 만든다.

전시 전경 (5)
세 작가는 각각 기억의 환기(김보민), 내면의 구조화(김연호), 감각의 잔상 기록(민정See)이라는 서로 다른 방법론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화면을 견고하게 직조해 내는 단단한 태도 속에서 감정의 지속성을 예술적으로 복원해 낸다. 갤러리다선에서 마주하는 이 거대한 지형도 속에서, 관객들은 각기 다른 좌표에서 출발한 세 개의 시선이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팽팽한 조형적 긴장감과 동시대 미술의 깊이 있는 울림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전시 전경 (6)
각기 다른 좌표에서 구축된 세 개의 시선, 그 깊이 있는 조형적 밀도의 풍경을 확인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