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앤초이 갤러리
영국 작가 매튜 스톤은 손으로 그린 붓질을 사진으로 찍은 뒤, 컴퓨터로 자르고 재조립해 하나의 화면을 만든다. 이렇게 완성한 이미지를 다시 유화로 옮겨 그리는 것이 그의 방식이다. 손으로 만든 것과 기계로 만든 것, 진짜 그림과 화면 속 이미지의 경계가 그의 작업 안에서 뒤섞인다. 작가는 자신을 “전통적 재료를 사용해 현대의 이미지 제작 도구와 그 도구들이 만들어 내는 문화적 변화를 탐구하는 화가”라고 소개한다.
매튜 스톤은 런던예술대학교 캠버웰 예술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이후 회화를 기반으로 사진과 디지털 매체를 아우르는 자신만의 작업 세계를 다져왔다. 뉴욕 더 홀, 유닛 런던, 도쿄 갤러리 커먼, 서울 초이앤라거 갤러리 등 국내외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2019년에는 뮤지션 FKA 트위그스의 앨범 커버 작업에, 2020년에는 브랜드 젠틀몬스터와의 협업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매튜 스톤 작업의 핵심은 손과 기계를 오가는 독특한 제작 과정에 있다. 그는 먼저 손으로 붓질을 그린 뒤 이를 사진으로 찍는다. 그리고 컴퓨터로 이 붓질 이미지들을 자르고 합쳐 새로운 화면을 구성한다. 마지막으로 그렇게 만든 이미지를 다시 유화로 정교하게 옮겨 그린다. 이 과정에서 손으로 그린 부분과 인쇄한 이미지, 화면 속 이미지를 회화로 옮긴 부분이 한 그림 안에 뒤섞인다. 유화 특유의 물성과 무게감은 어디까지가 사람 손의 흔적이고 어디부터가 기계로 만든 이미지인지 가늠하기 어렵게 만든다.
매튜 스톤의 작업은 2017년을 기점으로 방향을 틀었다. 당시 그는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자연을 매개로 한 강렬한 영적 각성을 경험했다. 1년 동안 한 나무를 거듭 찾아가 그 곁에 앉아, 그 순간 떠오르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수행을 이어갔다. 이 경험을 거치며 그는 자연을 바깥에 놓인 평온한 배경이 아니라, 복잡성에 압도되지 않으면서 그 안에 머무는 법을 보여주는 하나의 모델로 바라보게 됐다. 작가는 “복잡성 속에서도 편안히 머무는 이러한 감각이 작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정서”라고 말한다.
이번 Kiaf에서 매튜 스톤은 유화로 새로 그린 회화 신작들을 선보인다. 그는 부스를 개별 작품의 모음이 아니라, 서로 맞물린 하나의 회화 네트워크로 구성했다. 부스 안에 또 하나의 방을 세운 ‘부스 속 부스’ 구조로, 붓질의 파편이 캔버스를 넘어 벽면까지 번져 나가게 했다. 대형 작품 한 점에는 다른 회화들을 화면 안에 다시 그려 넣어, 마티스가 자신의 그림 안에 자기 그림을 그려 넣었던 방식과 연결된다. 작가는 관객이 “속도를 늦추고 작품을 세심하게 바라보기를” 바란다며, “회화는 언제나 존재해 온 기술인 동시에 계속 진화하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Contemporary Dance, UV-cured ink on linen, 130×160 cm, 2024
Human Behaviour, Oil on linen, 120×150 cm, 2026
Press, Oil on linen, 60×50 cm,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