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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 스즈키

미즈사이

일본 작가 유이 스즈키는 회화와 도예를 오가며 서로 다른 시간과 시점을 하나의 화면에 겹쳐 담는다. 그는 그림을 평면이 아니라 “그 너머를 오갈 수 있는 창”처럼 바라본다. 최근 몇 년간 그는 이 회화적 구조를 그릇(기물)이라는 입체로 확장했다. 그에게 그릇은 무언가를 담는 도구가 아니라 안과 밖을 가르는 경계이며, 그 겉면에는 앞과 뒤, 안쪽과 바깥이 동시에 나타난다.

 

유이 스즈키는 아이치현립예술대학 대학원에서 유화와 판화를 전공했다. 이후 오랜 도예 전통을 지닌 시가라키로 옮겨 점토를 접하면서, 회화에서 다루던 공간과 시점의 문제를 삼차원 형태로 넓혀왔다. 도쿄와 파리의 mizusai, 도쿄 미쓰코시 컨템포러리 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시가현립미술관 등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2011년과 2013년에는 시가라키 도예문화공원 입주작가로 활동했다.

 

그의 작업은 정해진 완성 이미지 없이 시작한다. 하나의 출발점과 몇 가지 단순한 규칙만 정한 뒤, 만드는 행위 자체를 거치며 형태가 전개되도록 둔다. 도자는 시가라키에서 캔 점토를 물레 없이 손으로 빚는 손성형으로 만든다. 빚은 그릇에 묽은 흙물(슬립)을 바르고 표면을 새긴 다음, 그릇을 돌려가며 겉면 전체에 그림을 그려 넣는다. 회화에서도 붓뿐 아니라 손가락과 오일 바를 쓰며, 물감을 넓게 펴 바르기보다 화면 위에 직접 놓는다.

 

제목을 짓는 방식은 그의 작업 태도를 잘 보여준다. 그는 처음부터 제목을 정하는 일이 거의 없다. 작품을 만드는 동안 가족이나 주변 사람과 “저 ___ 그림 좀 옮겨줄래?”라고 말하는 사이 자연스럽게 별칭이 붙고, 이를 출발점 삼아 일본어의 소리와 리듬, 글자의 생김새를 따지며 제목을 다듬는다. 때로 선불교 용어나 오래된 일본어를 쓰기도 하는데, 그 단어가 좋아서가 아니라 자신이 관심 두는 “모호한 경계와 중첩된 상태”를 설명하기에 적절해서다. 그에게 제목은 숨은 메시지가 아니라 작품의 상태를 가장 자연스럽게 비추는 언어다.

 

이번 Kiaf에서 유이 스즈키는 회화 ‘Backyard Utsutsu’와 같은 제목의 도자를 나란히 내놓고, ‘Fish in the Vessel’ ‘Old Hunting map Vessel’ 등 겉면 전체에 그림을 두른 그릇 연작을 함께 선보인다. 회화와 도자를 부스 전체에 흩어 놓아, 관람객이 자리를 옮길 때마다 작품 사이의 관계가 달라지도록 했다. 회화 속에서 누워 있던 인물과 체크무늬 러그는 도자에서는 그릇의 어깨와 몸체를 감싸며 이어진다. 작가는 관람객이 “현실이 겉보기만큼 고정되어 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감각”을 가져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관람객은 그림 앞에 섰다가 문득 반대편에서 바라보는 듯, 낯설게 뒤집히는 감각을 경험하게 된다.

Artworks

2026Artwork4_ceramics_image_yuisuzuki

Attempting the impossible Vessel, Ceramic, h460φ510mm, 2026

Backyard Utsutsu, Oil on canvas, 100×80.3 cm, 2026

Vessel Garden, Ceramic, 580φ555 mm,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