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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tle

2021. 6. 8 – 6. 30
김남표

김남표는 쇠조각, 인조털, 목탄, 파스텔, 콘테, 유화물감 등 다양한 재료들을 사용하며 회화의 본질에 대한 재해석을 함과 동시에 그에 대한 답을 구축해나가는 작가이다. 그가 그려왔던 초현실적인 풍경화 속 탄생된 생명체들은 그 스스로의 목적과 정의를 구축해 가며, 작품이 탄생된 순간 생성되는 의미는 관람객 개개인의 시각에 따라 변주된다.

여러 오브제들을 캔버스에 부착해 제작하던 기존의 작업 방식과는 달리 이번 < Castle > 시리즈의 신작들은 두꺼운 유화를 겹겹이 쌓아 올리며 투박하지만 섬세하고 절제되어 있지만 다채로운 풍경을 만들어냈다. 동물들을 그리기보다는 손 끝으로 만지며 작품을 구상하고 만들어내는 김남표가  캔버스를 자유로운 상상의 공간으로 사용하며 생명력 있는 동물들과 동시에 성城을 드라마틱하게 조화시켜 강한 카리스마가 드러나는 신작을 내 놓았다.

갤러리나우에서 처음 소개되는 < Castle > 시리즈는 성城의 웅장함 뒤에 감춰진 그늘을 작가 본인만의 방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전쟁이 났을 당시 전장으로 떠나는 성주의 마음은 자신의 안위보다 성에 남아있는 가족과 백성들의 안위를 더 걱정하듯 그 배면에 작가 본인의 고뇌가 담겨있다. “화가의 사회적 욕망을 통해 나의 그림자 속에 나의 그림을 가둬 놓으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김남표는 본인만의 길을 개척한 작업이다. 사회 안에서 성城은 경쟁을 통해 지켜낸 업적과 성과에 대한 보상과 같은 것이다. 그는 성城이 크고 빛이 강할수록 그만큼 더 크고 선명하게 드리워지는 그림자 속의 인간적인 비애의 실체를 탐구하는 것을 과제로 안고 작업에 임했다.
“이제 성(城)을 떠나려 한다.” “성으로부터 멀어질수록 전장에서 살아 남아야 하는 의미가 더욱 드러날 것”이라 믿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결단은 미디어와 기존의 미적 개념에 자신을 대입하지 않고 꾸준히 본인만의 작업 스타일을 고수해 오며 대상과 자신과의 교감을 위해 끊임 없이 도전하고 노력하는 김남표만의 자연스러운 행보라 할 수 있다.

사회 안에서 인간은 서로 경쟁하고 자신의 업적과 성과를 지키고 그것에 대한 보상으로 자신의 높은 성城을 구축해간다. 외형적으로 높아가는 한 사람의 업적을 통해 그 이면에 쌓여가는 인간적인 비애와 아련함은 숨기고 외면하려 한다.
높은 성城에 비쳐지는 빛이 강한 만큼 성城 그림자는 선명할 것이다.
우리는 그 그림자 속에 무엇이 있는지, 그 어두운 그늘 속에서 무엇이 생존하고 있는지 보아야 한다.

화가로서 그림 앞에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려 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본다.
화가의 사회적 욕망을 통해 나의 그림자 속에 나의 그림을 가둬놓으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질문인 것이다.
-작가노트에서 발췌

 

갤러리나우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 152길 16
02 725 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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