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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채도

김연호 · 김보민 · 민정See

전시 전경 (1)

사람의 감정에는 색이 있다. 그 색은 하루에도 몇 번씩 농도를 달리하며, 때론 선명하게, 때론 희미하게 마음의 표면을 채운다. 기억이 오래된 감정일수록 채도는 낮아지고, 마음속에 깊이 남은 감정일수록 더 강한 색으로 남는다. 그렇게 감정은, 우리 안에서 조용히 흔들리며 자신만의 색을 띠게 된다.《감정의 채도》는 세 명의 작가가 각자의 감정과 내면의 세계를 색과 공간, 그리고 형상으로 풀어낸 전시이다.

전시 전경 (2)

김보민은 도시적 풍경 속에서 인간의 고독과 실존을 사유한다. 기하학적으로 구성된 화면 안, 뒷모습의 인물들은 말없이 걸으며 우리를 대신해 묻는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절제된 색감 속에서도 그의 작업은 깊은 울림을 전하며, 단순한 공간 안에 존재의 밀도를 채워 넣는다. 

전시 전경 (3)

김연호는 불안을 안고 기억 속 풍경으로 향한다. 무의식의 공간은 연꽃이 피고 가로등이 켜지는 호숫가처럼 다정하고도 환상적인 장면으로 재구성된다. 그의 색은 치유와 평온, 그리고 지나간 감정의 흔적들을 담아낸다. 현실과 상상의 경계에서 떠오른 이미지들은 보는 이의 마음에도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전시 전경 (4)

민정See는 일상 속 스쳐 지나가는 빛과 그림자에 시선을 머문다. 작고 사소한 변화, 사라져가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며, 시간의 흐름과 감각의 결을 섬세하게 기록한다. 그녀의 화면은 낮은 채도의 고요 속에서 말을 건네며,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을 가만히 비춘다.

전시 전경 (5)

세 작가의 작업은 각기 다른 색을 띠고 있지만, 모두 감정을 품고 있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이 전시는 색의 미묘한 차이를 통해 우리가 잊고 있었던 감정의 결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그 결은 부드럽고 다정하며, 어떤 순간에는 우리 자신보다 더 진실하게 우리를 말해준다.

 

다선 갤러리
경기도 과천시 양지마을4로 44-18 (과천동)
02-502-6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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