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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생활: 숨겨진 실타래

이미주

Installation view of Miju Lee: Hidden Thread at SEOJUNG ART Seoul. Courtesy of SEOJUNG ART. Photo: Jeon Byung-cheol

서정아트는 3 월 21 일부터 4 월 30 일까지 이미주의 개인전 《탐구생활: 숨겨진 실타래》를 서정아트 서울에서 개최한다. 이미주는 익숙한 일상을 탐구하며 그 속에 숨겨진 단서와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이번 전시는 신작을 포함한 조각과 회화 20 점의 작품을 통해 작가가 일상을 해석하는 방식과 그것을 하나의 서사로 엮어내는 과정을 보여준다.

Miju Lee, Fruit cocktail_world, 2025, Acrylic on canvas, 162 x 278 cm

이미주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순간이 축적되어 개인의 경험을 형성하는 방식을 탐구해 왔다. 작가는 눈에 보이는 일상적인 광경을 마치 그림일기를 쓰듯 화면을 구성한다. 이를테면, 여름밤 바닷가를 걸었던 순간, 강아지를 쓰다듬던 촉각 등 사소한 경험은 시간이 지나면서 감각과 기억을 형성하고 삶을 지탱하는 조용한 힘이 된다. 작가는 이를 ‘소프트 파워’라 칭하는데, 그는 거대한 사건이나 강렬한 감정보다 일상의 틈을 채우는 작은 요소들이 축적되어 삶의 구조를 형성하는 과정에 주목하는 것이다.

Miju Lee, Flying, 2025, Acrylic and colored pencil on canvas, 90 x 65 cm

이번 전시 《탐구생활: 숨겨진 실타래》의 전시명은 1979 년부터 1998 년까지 초등학생이 방학 기간 스스로 학습하도록 배포되었던 ‘탐구생활’에서 차용되었다. 이 교재처럼 이미주의 작업은 본 전시에서 일상에서 발견한 단서를 놀이하듯 탐구하고, 변주하는 방식으로 일상을 다시 써 내려간다. 그의 작업은 작은 존재들이 서로 연결되며 만들어내는 유기적인 흐름을 포착하는 데 집중하며, 궁극적으로 다정함과 연대의 의미에 관한 질문으로 확장한다. 이번 전시는 미완의 탐구 노트처럼 전시 공간에서 단서를 발견하고 해석하며 또 다른 서사를 완성해 가는 경험을 제공한다.

Installation view of Miju Lee: Hidden Thread at SEOJUNG ART Seoul. Courtesy of SEOJUNG ART. Photo: Jeon Byung-cheol.

전시 공간 1 층에서는 회화에서 확장된 충혈된 눈, 성냥 등의 조각들이 공간을 점유하며, 단순한 오브제를 넘어 하나의 사건이 벌어진 듯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이들은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흐트러뜨리며, 공간을 탐색하는 방식을 유도한다. 함께 마주하게 되는 조각상 <설인>은 작가의 작업 세계에서 중요한 서사적 장치로서 작용한다. 내성적이지만 강한 내면을 지닌 존재인 <설인>은 조용히 전시 공간 속 서사를 지켜보며, 보이지 않는 실타래로 엮인 듯 이야기의 일부가 된다. 한편, 2 층에서는 물속에서 여러 사물과 뒤섞이며 움직이는 소녀가 유영하는 장면이 펼쳐진다. 내성적인 <설인>은 사라졌지만, 연대를 통해 변형되고 확장하는 과정을 거쳐 소녀와 한 몸이 된 듯한 형태로 존재한다.

Miju Lee, Yeti with growing fungis, 2023, Water color paint on FRP, 90 x 90 x 90 cm

이번 이미주 작가의 개인전, 《탐구생활: 숨겨진 실타래》는 조용한 관찰에서 시작해 점차 적극적인 개입과 해석으로 나아가는 구조를 갖는다. 작가는 사소한 순간을 엮어 의미를 만드는 과정을 탐구하며, 이번 전시를 통해 숨겨져 있던 단서들이 실타래처럼 엮이는 과정을 드러낸다. 탐구와 놀이, 연대와 변형의 순간을 감각적으로 경험하며, 익숙한 일상에서 숨겨진 가능성을 발견할 것이다.

서정아트 서울
서울특별시 강남구 봉은사로47길 12
+82 164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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