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f.org는 Internet Explorer 브라우저를 더 이상 지원하지 않습니다. Edge, Chrome 등의 최신 브라우저를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서른세송이

황도유

김리아갤러리는 2025년 3월 14일부터 4월 12일까지 황도유 개인전《서른세송이》(The Thirty-three Flower Blossoms)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감정과 기억을 배제하고 순수한 회화적 탐구를 보여주는 연작으로, 작가가 설정한 제약과 규칙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로 구성된다. 화면 위에 남겨진 획과 색은 논리적 구조 속에서도 기묘하면서도 아름다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감상자에게 독특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설치 전경

황도유는 회화를 단순한 의미 전달의 수단이 아니라, 시각적 경험을 중심으로 한 예술적 탐구로 바라본다. 그는 획의 본질과 흔적을 탐구하는 ‘일획론(一劃論)’을 통해 최초의 흔적부터 최종의 흔적까지 모든 과정을 명확하게 드러내고자 한다. 물감의 겹침 없이 단층으로 이루어진 그의 화면은 감정과 서사가 배제된 채, 순수한 조형적 질서를 강조하는데 이를 통해 감상자는 색과 선이 만들어내는 신비로운 공간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의미를 찾으며 감각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황도유, 서른세송이, 2024, 캔버스에 아크릴, 97 x 130.3cm

이번 전시작인 《서른세송이》 연작은 황도유가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연장선에 있지만 앨리스를 화면 밖으로 내보내고 풍경의 요소들을 확대해, 색채와 획으로만 구성된 비구상 회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기존보다 더욱 간결한 조형미를 지닌 이번 연작들은 논리적인 구조 속에서도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마치 꿈결같은 풍경으로 펼쳐진다. 특히, 34점의 신작 중 얇은 광목천 위에 빠르게 그려진 작업들을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선보이게 되며, 스스로 설정한 규칙과 손의 감각을 중요하게 여기는 작가의 회화에 대한 철학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황도유, 서른세송이, 2022, 광목천에 아크릴, 75 x 155cm

동양화의 획처럼 응축된 힘을 가진 선과 작가 특유의 색감은, 마치 우리나라 백자가 지닌 미완의 미감처럼 완결된 형태보다는 과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깊이감을 강조한다. 황도유의 회화는 얼핏 보면 손길이 덜 닿은 듯한 흔적들의 조합처럼 보이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철저한 탐구와 논리적 구조가 화면 속에 자리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특정한 서사가 없는 화면 속에서 감상자는 자유롭게 의미를 발견하며, 자연을 담으면서도 닮지 않은 황도유 작가만의 풍경 속에서 몽환적이고 순수한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김리아갤러리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75길 5
02 517 7713

WEB  INSTAGRAM

Share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