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레스프로젝트는 왕쯔핑(1995년 중국 선양)의 갤러리와 함께하는 세 번째 전시이자 베를린에서의 첫 개인전 ≪평범하게 행동하기(Act Normal)≫를 개최한다. 이번 새로운 유화 연작에서 작가는 디지털 시대의 특징인 쏟아지는 시각 정보의 흐름으로 인해 집단적으로 집중력이 약화되는 현상을 지속적으로 탐구한다. 그녀의 콜라주 같은 대형 회화는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만들어진, 이미지 기반 콘텐츠의 동시대 흐름을 포착하지만 때로는 그것을 유지하지 못한다. 이러한 구성은 색상, 형태, 패턴이 우리의 시선을 끌기 위해 경쟁하는 포화 상태의 만화경적 현실을 바꾸며, 고정된 내러티브를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만들면서도 찰나의 명료함을 제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시명인 ≪평범하게 행동하기≫는 현대적 소음을 관찰하되 완전히 흡수하지 않고, 디지털 혼돈과 불가피한 오해 속에서도 집중력과 존재감을 유지하라는 자기 자신과 관람객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상기시킨다.

Installation view 1, Courtesy of Peres Projects

이번 작품에서 왕쯔핑은 소비문화의 상징과 고대 로마 프레스코화에서 차용한 예술적 장치인 창문을 통해 장면을 보는 듯한 상상도를 결합하여 혼란스럽지만 정교하게 구성된 세계를 창조한다. 왕쯔핑의 신작은 제품 포장을 확대해 그린 초기의 회화적 콜라주를 기반으로 자신의 시각적 언어를 발전시켰다. 거리의 간판, 간식의 로고, 일본 목판화 우키요에 모티프, 상업 브랜드 등의 요소를 통합하여 친숙하면서도 기묘한 환경을 조성한다. 일상과 초현실 사이의 이러한 긴장감은 한때 의미가 담긴 아이콘과 기호를 불안하고 모호한 형태로 재구성해 현대 공간에 관한 작가의 지속적인 성찰을 반영한다. 혼란스러운 기호를 꼼꼼하고 세세하게 엮어낸 왕쯔핑의 능력은 통제된 듯하면서도 무질서한, 모순적으로 느껴지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Blue from the untamed bird, Oil on Canvas, 200 x 150 cm, 2024, Courtesy of Peres Projects

디지털 편집 소프트웨어 도구에서 사용되는 투명한 배경을 연상시키는 회색과 흰색의 체크무늬가 반복되어 화면의 특징을 살리며, 파편화된 구성 속에 안정감을 불어넣는 주된 요소로 작용한다. 이 모티프는 혼란스러운 시각 속에서도 구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소용돌이치는 디지털 언어 속에서 보는 이의 눈에 미묘한 닻의 역할을 한다. ≪평범하게 행동하기≫에서 건축적 구조와 건물을 왜곡하고 재구성해 상상의 디스토피아적인 도시 풍경을 다시 만듦으로써 왕쯔핑의 구성이 더욱 풍성해진다. 그녀는 이러한 이미지를 통해 안정과 질서에 대한 기존 관념을 전복하고, 중력과 시점이 바뀌고 현실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도시환경을 연출한다. 이 연작의 중심에는 우리 시선을 사로잡고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설계된 거리 표지판과 광고판이 있다. 작가의 재구상된 이미지 속에서 한 때 지시적이었던 기호들은 원래의 맥락과 분리된 채 모호하게 부유하며 힘을 잃는다. 문자와 형태는 목적 없이 떠돌며 가독성과 추상성 사이에 머문다. 익숙한 기표를 해체함으로써 왕쯔핑은 관람객이 소통과 의미의 관계를 재고하도록 유도하며, 작품을 단순한 풀이를 거부하는 시각적 퍼즐로 전환한다. 작가의 회화 제목 또한 개인 노트에서 선택해 추출한 단어 콜라주로, 작품의 직접적 내용과 분리되어 단정적이거나 명확한 해석을 피할 수 있도록 하며 또 다른 수수께끼의 층을 추가한다.

궁극적으로, 왕쯔핑의 회화는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펼쳐지는 창조의 순간에 정지되어 불완전함을 포착한다. 각 작품은 복잡한 이미지를 드러냄과 동시에 암시되었지만 실현되지 않은 그 사이 공간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이러한 점에서 그녀의 작품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미완으로 지각되며 다양한 관점에 열려 있는 인간 경험 자체를 유쾌하게 비추는 거울과도 같다. 작가는 파편화된 형태와 암호 같은 기호를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관람객을 끝없는 발견의 공간으로 초대한다.

Installation view 2, Courtesy of Peres Projects

이 전시는 왕쯔핑이 갤러리와 함께 하는 세 번째 전시이자 베를린에서의 첫 개인전이다. 작가는 영국 유닛 런던(Unit London, 2024, 2021), 홍콩 K11 뮤제아(K11 MUSEA, 2023), 페레스프로젝트 서울(2022), 파리 갤러리 마구오(Galerie Marguo, 2022), 우크라이나 키이우 WT 파운데이션(WT Foundation, 2021)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또한, 홍콩 K11 뮤제아(2024), 영국 유닛 런던(Unit London, 2023), 스페인 마혼 까사 마구오(Casa Marguo, 2023), 베이징 소카 아트(Soka Art, 2023), 프랑스 디종 콘솔티움 미술관(Le Consortium, 2022), 텔 아비브의 나시마 란다우 아트파운데이션(Nassima Landau Art Foundation, 2022), 페레스프로젝트 베를린(2021), 상하이 민생 현대미술관(Shanghai Minsheng Art Museum, 2017) 등에서 개최된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그녀의 작품은 미국 마이애미 현대미술관(Institute of Contemporary Art (ICA Miami)), 베이징 주종 미술관(Zhuzhong Art Museum), 베이징 X 뮤지엄(X Museum)에 영구 소장되었다.

Peres Proj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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