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27 – 12. 28 | [GALLERIES] Hakgojae Gallery
에크렘 얄츤다으 개인전
학고재는 2024년 마지막 전시로 11월 27일부터 12월 28일까지, 튀르키예를 대표하는 회화가 에크렘 얄츤다으의 개인전 《댄스 위드 핸즈》를 개최한다.
에크렘 얄츤다으, <무한(Infinity)>, 캔버스에 유채, 150x290cm, 2024,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그의 작품을 조명하는 자리이자, 한국-튀르키예 갤러리 간의 교류 전시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두 국가는 1950년 튀르키예의 한국전쟁 참전과 1999년 마르마라 대지진 당시 한국의 지원 등 역사적으로 깊은 유대를 맺어왔다. 언어와 관습, 정서 등 다양한 면에서 유사성을 공유하며 서로를 ‘형제의 나라’라 부른다. 튀르키예는 동서양을 연결하는 교차로로, 실크로드의 중요한 거점이기도 했다. 건축 양식, 음악, 언어, 음식 등에서 동서양의 문화가 융합된 독특한 문화를 지녀 수용과 화합의 나라로 대표된다. 학고재는 평화의 상징인 튀르키예의 문화에서 현시대의 갈등과 분쟁에 대한 해답을 모색하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이를 위해 튀르키예 최고의 갤러리로 손꼽히는 세빌 돌마치 갤러리와 협업하여 2024년 11월, 서울과 이스탄불에서 각각 교류 전시를 개막했다. 튀르키예 세빌 돌마치 갤러리에서 2024년 11월 13일부터 12월 13일까지 한국의 김현식 개인전을 열고, 한국 학고재에서 2024년 11월 27일부터 12월 28일까지 튀르키예 작가 에크렘 얄츤다으 개인전을 연다.
Installation View
얄츤다으는 1996년부터 추상화된 잎의 형태를 최소한의 회화적 단위로 채택하여 다양한 회화적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세포와 신체 조직을 떠올리는 이러한 문양은 그의 화면을 가득 채우며 끝없이 펼쳐진다. 반복적으로 그려진 패턴과 강렬한 색으로 대표되는 그의 올 오버(all-over) 회화는 세상을 구성하는 무수한 요소들을 상기시키며, 부분과 전체의 관계를 탐구하는 예술적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 얄츤다으의 이러한 예술적 실천은 자연에 대한 그의 관심에서 비롯된다. 여기서 자연이란 문명과 대조되는 서구적 관점의 자연이 아니라, 그 자체로 스스로 존재하는 상태, 즉 세상의 본질을 의미한다. 그의 대표 연작 중 하나인 <자연(Natures)>이 단수가 아닌 복수로 제시되는 것도 이와 같은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특정 사물이나 사건을 하나로 정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흘러가는 상태로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과 다차원적 현상을 포착하고, 인간의 관점으로 규정할 수 없는 주관적 경험과 총체적 느낌을 화면에 담아내는 것이 그의 작업의 핵심이다.
〈블루-옐로우(Blue-Yellow)〉,나무, 캔버스에 유채, 100cm (diameter), 2024
자연에 대한 그의 관심은 빛과 색으로도 확장된다. 얄츤다으는 수십 년간 색의 속성을 연구하며, 색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는 독창적인 형식을 구축해 왔다. 그는 색을 단순히 장식적인 요소가 아닌,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가진 본질적 에너지와 정서를 화폭에 담아낸다. 물체나 표면에 더해지는 부수적 요소로 여겨지던 색은 그의 작품에서 독자적인 생명력을 가지며, 형태와 동등한 위치를 점하게 된다. 그러데이션 효과로 감지되는 미묘한 색의 변화는 물리적 차원을 넘어 감각적이고 정신적인 차원까지 확장되며, 관객에게 일종의 명상적 경험을 제공한다.
얄츤다으의 예술은 단순한 시각적 체험을 넘어, 세상의 본질을 탐구하고 이해하도록 이끈다. 작가의 손의 춤사위로 가득 채워진 화면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이면에 숨겨진 경이로운 질서를 드러낸다. 화려한 색채와 반복적인 패턴은 우리가 사는 세상의 정교함과 신비로움에 대한 찬미인 것이다. 작가는 세상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하나의 거대한 조화로운 구조 안에 속해 있음을 환기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세계를 체험하게 하는 예술의 가능성을 열어 보인다.
학고재
서울 종로구 삼청로 50
02-720-1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