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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t it all down

2020.9.23 – 10.18
기욤티오, 송진화,  최수인

아트사이드 갤러리는 “예술이란 끊임없는 주변의 중심화”라는 실천적 지표를 가지고 1999년 처음 개관했습니다. 현재까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며, 아시아와 유럽 등지의 역량 있는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세계를 한국 미술계에 소개하는데 앞장서 왔습니다. 또한 국내외 신진 작가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새롭고 참신한 전시 기획을 선보이고자 노력하였습니다. 2008년에는 중국 베이징 따산즈 예술지구에 아트사이드 갤러리 베이징을 개관하여 국내외 작가들을 중국에 소개하며 아시아와 유럽, 미주 등 대륙을 잇는 연결 포인트로서 자리매김한 바 있습니다. 아트사이드 갤러리는 해외 미술시장의 경계 없는 통로로서의 역할을 하며, 동서 문화예술의 융합과 발전을 향한 공동 담론의 장을 마련할 수 있도록 그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기욤티오, Set, Oil on linen, 88.5x115cm, 2020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의 젊은 작가 기욤 티오(Guim Tió Zarraluki)는 《Magazine》 시리즈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 동안 작가가 매진해왔던 작업은 인간에 대한 회화적 실험으로, 익명의 모델 사진 이미지를 재현하는 방식을 통해 인간 존재를 탐구해왔습니다. 특정 신체 부위를 추상화하거나 부각시키는 방식으로 외형과 선입견, 그리고 자아 정체성에 관한 질문을 던져왔던 작가는 최근 풍경 시리즈를 선보이며 새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2017년부터 시작된 이 시리즈의 특징은 초월적 풍경과 마치 점처럼 묘사되는 개인입니다. 여기서 인간은 무한한 자연에 던져진 외롭고 나약한 존재로 묘사됩니다. 단색으로 묘사된 추상적 자연 속에서 인간은 그에 대해 저항하거나, 경배하지 않고 그저 긴 그림자를 드리우며 서있습니다. 이러한 작품을 통해 관객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기억의 풍경’ 속으로 들어가게 되며, 인생이라는 기억을 배회하는 외로운 모험자가 됩니다.

송진화, 은둔의 즐거움, 소나무, 100x45x15cm, 2020

한국화과를 졸업한 송진화 작가는 나무 조각 작업을 통해 강인하면서도 부드러운 여성성을 그려냅니다. 초기 관심은 한국화란 무엇인가를 묻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좀 더 개인적인 경험에 접근하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작가는 통나무를 수집하여 자신과 닮은 어떤 여성의 몸을 깎아냅니다. 칼을 들고 위협하는 듯한 모습, 소주병 나발을 부는 듯한 모습, 자유롭게 비상하는 듯한 모습 등 다양한 모습의 여성을 때로는 코믹하게, 때로는 섬뜩하게 표현합니다. 단아한 표현을 통해 여성으로 살아온 자신의 경험을 따뜻하게 담아냅니다. 관객은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할 말은 하는 미니 송진화’들을 보며 위로와 공감을 얻습니다. 누구나 겪는 외로움과 상실감, 그리고 상처와 폭력과 같은 문제를 작가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표현합니다. 여기서 재료가 되는 나무는 버려진 것을 재생한 것으로, 이는 쓸쓸하고 고독한 삶을 미술적으로 승화하려는 시도를 나타냅니다.

너의 빌런(Your villain), Oil on canvas, 130x130cm, 2020

최수인 작가가 표현하는 세계는 정물도, 풍경도 아닙니다. 언뜻 보기에는 풍경처럼 보일지라도 사실은 거칠게 움직이는 장면(scene)에 가깝습니다. 작가는 이를 연극에 비유하여 표현하곤 합니다. 캔버스 안에는 등장인물과 상황, 그리고 그 사이에서 계속되는 갈등과 대립이 있습니다. 화면은 카메라로 순간을 포착한 것처럼 찰나를 묘사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파도, 나무, 바위, 불꽃으로 표상된 대상들은 작가의 마음 속 장면에 등장하는 캐릭터라 할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사람, 그리고 상황들은 때로 마음에 커다란 동요를 일으킵니다. 그때마다 파도가 치기도 하고, 커다란 생명체가 험준한 지형 안에 자리잡기도 합니다. 안정된 것은 없습니다. 계속해서 움직이고, 서사를 만듭니다. 작품 안에 숨겨진 실마리를 따라가다 보면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은 내면의 감정들이 있습니다. 섬세하게 채색된 미움과 대립, 아픔의 감정은 투명한 외피를 입고 각각의 자리를 지켜 마음이라는 무대를 상연합니다.

아트사이드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6길 15
+82 2 72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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