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LLERIES] GALERIE BRUGIER-RIGAIL PARIS
2021.9.9 – 10.3
L’Atlas
라틀라스가 제시하는 구불구불한 미로의 비전은 해독의 과정을 함의한다. 그의 미로에 들어선 우리는 길을 잃고 길을 찾는, 쉽지만은 않은 여정을 떠안는다. 진정으로 보편적인 그림 언어를 만들고자 하는 열망으로부터 출발한 라틀라스는 모든 사람이, 언제 어디서나, 과감히 미로 속으로 들어가 중심을 잃고 스스로의 길을 찾는 과정을 모색할 수 있는 미로를 창안하고자 한다.
고대와 현대의 무대 예술과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조합하고 재해석하는 라틀라스의 세계는 특히 건축학적으로 설계된 공적 공간의 문화적 의미를 이끌어내는데 주력해왔다. “[…] 거리 예술은 보통 건물의 외피에 작업을 행한다. 나는 외벽에서의 작업을 전시와 대등한 창작 과정으로 여긴다. 캔버스의 치수를 가늠하듯 벽의 면적을 측정한 다음, 캔버스 내지는 벽을 여러 갈래의 선으로 나눈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내 모든 작업에 적용된다. ” 2020년 작가는 라벨 발레뜨 축제를 기념하기 위한 라 발레뜨 샤또(Domaine de la Valette)의 파사드 프로젝트부터 작업실의 캔버스에 이르기까지 상이한 장소들에서의 작품 활동을 통해 어반 아트의 신세대 작가로서 이름을 떨쳤다.
아티스트-활동가로도 칭해지는 라틀라스는 과거에서 미래로 연결되는 시간의 선형적 관념을 벗어나 원환적 흐름 속에서 작업에 전념해왔다.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과거의 고통을 되새김질하고 미래의 두려움을 걱정한다. 작가는 단선적인 시간 개념으로 포착할 수 없는 내외부적 요소들로 인해 새롭게 발생하는 세계의 입체성 속으로 우리를 이끈다.
그 경로는 다가오는 올 가을, 브루지에-히가이 갤러리에서 열리는 라틀라스 개인전 «Retrace your steps (Reviens sur tes pas)»에 맞닿는다. 라틀라스는 전시장 벽을 유동하며 과거를 현재화하고 미래와 뒤엉키며 비동시적 시간들을 활성화시켜 우리에게 내보일 것이다. 작품을 통해 “파괴된 시간을 재구축하고 잃어버린 것들의 존재를 영속화”하고자 하는 라틀라스는 당신이 온 길을 되돌아 가볼 것(retrace your steps)을 주문한다.
라틀라스 L’Atlas 라는 작가명으로 활동 중인 줄 드데 그라넬은1978년 프랑스 출생의 아티스트이다. 그의 작업은 문체에 대한 연구로부터 시작되었다. 여러 나라를 돌며 캘리그라피(서법)를 공부한 작가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시각 언어를 만들어 냈다. 특히 형태와 문자, 그리고 행위와 목적 중간에서 균형을 이루는 보편적인 그림 언어에 관심을 두고 있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그의 작업은 옵티컬 아트의 영향을 받았으면서도 그에 매몰되진 않았으며, 추상과 기하학 등의 표현 형식을 오가기도 한다. 1990년대에 들어, 공적 공간에서의 활동이 작가를 그래피티 씬에 널리 알리게 된 계기가 되었다면, 2000년대에 들어서는 작업실에서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며 지속적인 캔버스 작업들을 창작하며, 컨템포러리 및 어반 아트 갤러리를 통해 그들을 선보이고 있다.
프랑스 스트리트 아트씬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이자 세계적으로 전도유망한 작가는 2008년 파리 퐁피두 센터 앞 광장에서의 대규모 퍼포먼스를 선보인 바 있으며, 2012년에는 프랑스 뚤루즈 시의 요청으로 시청 광장(Place du Capitole )에서 대규모 작업을 하였다. 이 밖에도 수많은 벽화 및 길 위에서의 작업 과정을 여러 컷들로 촬영하여 영상을 통해 관객과 만나고 소통한다. 이렇듯 공적 장소에서의 관객 참여적 프로젝트를 시도하며, 창작의 반경을 넓히고 있다.
라틀라스는 또한 다수의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였다. 탄산수 브랜드 페리에의 라벨에 팝 아트와 옵티컬 아트를 접목시켜 “팝틱’아트”라는 자신만의 장르를 만들어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출시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프랑스 패션 브랜드 아네스 베(Agnès b)와의 협업을 통해 창작자로서 의상 디자인에 참여하고, 또한 모델로서 패션쇼에 참여하였다(아네스 베 디자이너는 라틀라스의 주요콜렉터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라틀라스 작업의 주된 기반인 선, 문자, 리듬은 지속적인 연구의 결과물이며, 작가는 계속해서 새로운 언어를 발명하고 있다. 추상적이기도, 구상적이기도 한 그의 작업은 문자의 모습을 띤 형상이자 또 형상을 띤 문자로 정의될 수 있다. 유수 프라이빗 및 퍼블릭 컬렉션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GALERIE BRUGIER-RIGAIL PARIS
40 Rue Volta, 75003 Paris, France
02-3417-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