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7. 3 – 7. 26 | [GALLERIES] Gallery We
전시 전경 (1)
우리는 매일 뉴스, 광고, SNS, 영화와 드라마 속 이미지와 마주한다. 선택적으로 편집되고 가공된 이상적 장면들은 시선을 사로잡고 내면을 압도한다. 진짜 감각은 점점 희미해진다. 유아영 작가의 ‘갈색 형상 연작 (2013-2025)’은 ‘진짜 감각’을 회화로 되살리려는 시도다.
WERDEN VIII – 한낮의 공연자 1-6, 2025, 145.4 x 181.8 cm, Oil, gouache and water-based oil on six canvases
작가는 2013년부터 거리의 인물, 온라인을 떠도는 이미지를 채집해 왔다. 배경을 제거하고 찰나의 움직임, 인물의 뉘앙스만 남겨 캔버스에 담는다. 구체적인 사연 없이 스치듯 나타나는 사람들은 무명이며, 자연스럽고, 작가의 감정과 닿아 있지 않다. 그렇기에 작가는 표현의 자유를 얻고, 해방된 회화로 온전히 드러낸다.
전시 전경 (2)
작업은 조형적 의도와 재료의 물성 사이 긴장 속에 전개된다. 포착된 생동은 거친 붓질과 물감의 흐름으로, 감정과 여운은 절제된 색, 묽게 칠하거나 번지게 한 계획된 우연으로 구현된다. 정지된 순간임에도 시각적 리듬이 흘러가는 듯 긴장이 인다.
WERDEN IX – Just one life to live, 2025, 130.3x194cm, Oil, gouache and water-based oil on canvas
색채는 장면에 더욱 몰입하게 한다. 투명하고 묽은 배경은 여백의 깊이를 열어 여운을 확장시키고, 따스한 갈색과 차가운 파랑•초록의 대비는 감정적 파동을 고조시킨다. 완벽한 재현에서 벗어난 화면이 고요하게 일렁인다.
거기 누구 없소, 2025, 162×130.3cm, Oil, gouache and water-based oil on canvas
2013년에서 2025년까지 이어진 이 작업은 회화라는 오래된 형식을 통해 동시대의 감각을 사유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이다. 사건이나 서사를 설명하기 보다는 익명의 인물을 통해 감각된 존재의 기척을 기록한다. 이미지와 현실 사이 불안정한 내면을 회화적으로 기록하려는 시도이자, 작가 스스로가 세상으로부터 받은 인상의 실험적 궤적이다.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인물들의 시선, 몸짓, 표정 너머에 나와 연결되는 어떤 감각들이 있다. 작품 위에 각자의 감정과 기억을 겹쳐보면 무언의 침묵 속 낯설지만 익숙한 내면의 것들이 조용히 떠오를 것이다. 이 전시를 통해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여백 속에서 스스로의 감정을 읽고, 여운에 깊이 침잠해보기를 바란다.
갤러리위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호수로52번길 25-17
031 266 3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