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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t Words Whisper Wide

이주영

이주영 개인전 포스터

OCI미술관(관장: 이지현)은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 2025 OCI YOUNG CREATIVES 선정 작가인 이주영의 개인전 《Wet Words Whisper Wide》를 6월 12일부터 7월 26일까지 OCI미술관 1층 전시장에서 선보인다.

이주영의 작업은 ‘언어는 우리를 어떻게 가두고, 동시에 어떻게 해방할까?’라는 물음에서 출발한다. 언어는 소통을 위한 효율적 도구이지만, 때로는 그 자체로 의미를 제한하여 오해를 빚는다. 참으로 역설적인 언어의 규정과 해방. 그 양면성을 탐구하는 작가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숨길수록 드러나고, 모호해서 분명한 언어의 확장 가능성을 좇는다.

이주영_검음을 향해_charcoal on paper panel_28 panels, dimensions variable_2025_2

전시명 《Wet Words Whisper Wide》는 언어의 해방적 측면에 집중하는 이주영의 태도가 담겨 있다. 그에게 모호하게 말하기,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전달하기, 에둘러 표현하기 등의 은유적 태도는 곧 언어를 해방으로 다다르게 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전시의 제목에도 시적 은유와 운율을 적극적으로 부여했다. ‘Wet Words’는 흐르는 물처럼 자유롭고 가변적인 언어의 유동성을 담아내며, ‘Whisper Wide’는 경솔하게 단정 짓기 대신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말하는 방식이 곧 언어를 확장하고 해방에 다다르게 할 것임을 의미한다. 반복되는 ‘W’가 만들어내는 리듬 또한 시의 운율을 연상시킨다.

이주영_검음을 향해_charcoal on paper panel_28 panels, dimensions variable_2025_1

전시실을 들어서면 높은 벽면을 가득 채운 40×40㎝ 크기의 목탄 드로잉 28점이 관객을 맞이한다. 모듈과 같은 각각의 화면은 정사각의 큰 틀을 벗어나려는 듯이 분해되고 흘러내린다. 이와 같은 시도는 언어의 규정성을 해체하고 정형화된 구조를 깨려는 작가의 의지를 내포하고 있다.

이주영_겹쳐진 시_artist book printed on tracing paper_6×18㎝ each, set of 3_2025_1

이주영은 작업의 주된 색상으로 검은색을 활용한다. 밤이 되었을 때 비로소 하늘의 별이 보이는 것처럼 그에게 검정은 모든 것을 덮는 색이 아닌, 오히려 어둠 속에서 보이지 않던 것들을 드러내어 주는 색이다. 이러한 속성은 언어의 일방성과 권력에 가려졌던 말의 여지와 여운에 주목하는 작가의 태도와 맥을 같이한다. 검정은 곧 잔존하던 목소리들을 수면위로 떠오르게 할 것이다.

이주영_겹쳐진 시_artist book printed on tracing paper_6×18㎝ each, set of 3_2025_2

이번 전시에서는 목탄 드로잉을 비롯하여 영상, 책자, 먹지 드로잉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새로운 틀을 주조하는 손동작과 무언가를 말하려다 머뭇거리고 멈칫하는 퍼포머를 기록한 영상, 언어를 바라보는 시각을 담은 문장들을 얇은 트레이싱지 위에 엮어낸 책, 먹지 위 꾹꾹 눌러써 내려간 손 글씨는 모두 언어의 해방을 은유한다.

이주영_머뭇_single channel video_3 min 4 sec, loop_2025_2

기꺼이 주저하는 태도가 만들어낸 온화한 공백들. 지연의 감각으로 언어의 속성을 이해하는 이주영의 전시는 7월 26일까지. 

OCI 미술관
서울시 종로구 우정국로 45-14
02-734-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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