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2 - 5. 24 | [VISIT] SONGEUN
트로마라마
전시 전경 – 외부 LED
송은은 4월 2일부터 5월 24일까지 트로마라마(Tromarama)의 전시 《Ping Inside Noisy Giraffe》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트로마라마의 국내 첫 개인전으로, 디지털 인프라 속 제기되는 자율성과 노동가치에 대한 논의를 펼쳐내는 자리이다. 디지털 미디어가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물며 작동하는 방식에 주목하고, 컴퓨터 프로그램, 인터랙티브 설치, 비디오 작업 등을 선보여 오늘날의 환경이 혼종적으로 경험되는 하이퍼리얼리티의 감각을 다채롭게 제시한다. 인도네시아 동시대미술의 도약을 이끄는 ROH의 디렉터 준 티르타지(Jun Tirtadji)가 협력 큐레이터로 참여해 더욱 깊이 있는 시각적 접근을 시도한다.
트로마라마
2006년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결성된 트로마라마는 페비 베이비로즈(Febie Babyrose), 허버트 한스(Herbert Hans), 루디 하투메나 (Ruddy Hatumena)로 이루어진 콜렉티브다. 반둥 공과대학 재학 시절 록 밴드 ‘세링가이(Seringai)’의 뮤직비디오 제작을 맡아 협업을 시작한 이들은 수백 개의 합판을 일일이 조각하는 등 고된 수작업을 거쳐 <늑대 민병대(Serigala Militia)> 영상을 완성시켰다. 콜렉티브의 이름을 탄생시킨 이러한 ’트라우마’적 경험에서 출발한 트로마라마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제작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게 되었고, 이후 무빙이미지 기술의 발전에 발맞춰 정교한 제작 방법론을 도입한 비디오 실천을 이어오면서도 설치, 사운드, 컴퓨터 프로그래밍, 퍼포먼스 등 새로운 매체로의 유기적인 확장을 꾀했다. 최근에는 노동 질서와 여가문화가 복잡하게 얽혀 끝없이 변형, 확대되는 디지털 현실에 개입하며 간학제적 접근을 모색하고 있다.
전시 전경 – 오디토리움
전시 제목 《Ping Inside Noisy Giraffe》는 줄여서 다시 ‘핑(PING)’이라는 단어로 되돌아오는 재귀적 약어에서 착안했다. 핑은 수중 탐사에 쓰이는 음파 기술의 일종인 ‘펄스-에코(pulse-echo)’ 방식으로 컴퓨터 장치 간의 메시지 전송 시간을 측정하는 신호 혹은 행위를 뜻한다. 전시는 핑이 생성하는 무한한 반복과 도달점 없이 항상 튀어 오르며 되돌아오는 메커니즘을 상상하도록 도발한다. 이로써 작가는 점점 더 정교해지는 컴퓨터 프로그램과 인공지능이 무한과 같은 추상적인 개념을 사유할 수 있을지, 디지털 세계에서 셀 수 없는 빈도로 송수신되는 핑이 일상에 어떻게 침투하는지, 혹은 인간과 기계의 관계 속에서 새로운 형태의 실체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등의 질문을 다방면으로 던진다.
전시 전경 – 지하 2층
인간과 디지털 영역 사이의 변화무쌍한 관계와 규제 없는 이용약관으로부터 꾸준히 영감을 얻는 트로마라마는 때때로 동의 없이 수집, 해석되는 개인정보가 디지털 환경에 축적되는 양상을 추적한다. 이 같은 유동하는 현실의 광범위한 파급 효과에 대한 미학적 탐구를 지속하면서도, 동시에 인도네시아 문화를 중요한 은유적, 시각적 틀로 작용한다.
트로이라마, Contract, 2025, 컵라면 컵, 스피커, 미니 PC, 모니터, 거치대, 맞춤형 컴퓨터 프로그램, #asset, 가변크기
2층에서 만나볼 수 있는 대형 설치 작품 <Contract>(2025)는 ‘X.com’에서 #asset이라는 해시태그가 포함된 트윗을 실시간으로 추출하고, 이를 추상적인 사운드로 변환한 후 컵라면으로 조형된 스피커를 통해 송출한다. 전시장에는 검은색과 흰색이 섞인 젖소의 가죽 아래 자리 잡은 붉은 근육의 집합체를 형상화한 추상적인 벽지가 설치된다. 이 이미지는 인도네시아어로 ‘젖소’를 의미하는 ‘사피 페라(Sapi Perah)’가 비유적으로 캐시카우를 뜻하는 현지 관용어구를 시각화한다. 작품은 디지털 플랫폼에서 소비하는 시간과 에너지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양상과 함께 사용자들이 이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디지털 기업들에게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는 일종의 노동이 수동적으로 수행되고 있음을 은유적으로 암시한다.
트로이라마, Dear oh dear oh dear me, 2025, 출근 기록 카드, 호일 프레스, 체인, 철제 봉
《Ping Inside Noisy Giraffe》는 작가의 작품 세계 전반에 걸친 영상과 더불어 알고리즘으로 생성된 연결고리를 활용한 전작의 확장을 꾀하고, <Contract>를 포함해 두 개념의 간극이 상충하며 빚어내는 아이러니를 다루는 신작 <Golden Ratio>(2025), <Dear oh dear oh dear me>(2025), <Purple Collar>(2025)를 한데 모아 선보인다. 이를 통해 현재 인도네시아의 노동 환경과 여가 문화를 왜곡하고 재편시키는 데이터 처리 방식을 다층적으로 재고하도록 한다.
트로이라마, Patgulipat, 2022, 공기주입 미끄럼틀, 스피커, 건설용 안전모, 낙하산 줄, 미니 PC, 맞춫ㅁ형 소프트웨어, #assignment, SoundFont: Harsya Wahono, 가변크기
전시는 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네이버 사전 예약을 통해 관람할 수 있으며,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한다. 도슨트 투어는 네이버 예약을 통해 사전 신청한 관람객을 대상으로 매일 11시, 13시, 15시 총 세 타임으로 운영된다. <Banting Tulang>(2024) 퍼포먼스는 매주 토요일 14시에 지하2층에서 진행되며, 이외에는 설치된 태블릿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전시 전경 – 2층
더불어 송은은 《Ping Inside Noisy Giraffe》가 동남아시아 현대 미술의 흐름을 조명하는 자리인 만큼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인 바샤커피와 함께 인스타그램 이벤트를 진행한다. 송은과 바샤커피 공식 인스타그램 팔로우 시 1층 로비에서 확인 후 바샤커피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프트 바우처를 받을 수 있다. 이벤트는 전시 기간 동안 진행되며 이를 통해 미술과 커피라는 두 감각적인 경험이 어우러지며 관람객들에게 더욱 풍부한 문화적 체험을 선사하고자 한다. 외에도 《Ping Inside Noisy Giraffe》 굿즈 이벤트가 있으며 추후 송은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지될 예정이다.
송은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441
02-3448-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