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洄 지키고 싶은 것들

2021년 4월 1일은 우리나라 민족 서화가들의 최초의 근대미술단체인 서화협회의 전시가 중앙중학교 강당에서 열린 지 100년이 되는 날입니다.

저희 예화랑은 일제강점기란 어려운 시대 속에서 글씨와 회화를 공부하고 이를 후대에 계승하고자 했던 이들의 열정을 기억하고자 이번 전시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1918년 창립된 서화협회 발기인들이신 심전 안중식, 소림 조석진, 청운 강진희, 위창 오세창, 해강 김규진, 우향 정대유, 소호 김응원, 관재 이도영 등의 작품들과 서화협회에서 그림을 배운 이당 김은호, 소정 변관식, 정재 최우석, 수재 이한복 등의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1921년 서화협회전에서는 조선시대 작가들의 작품들과 당대의 작품을 동시에 전시하여, 화단의 스승에 대한 예우와 명화를 통하여 후세에 좋은 작가가 나오기를 바랐습니다.

100년이 지난 오늘날 저희 예화랑도 이러한 선인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 그들의 작품을 전시 하고, 현재 활동 하고 계신 이상현 작가의 작품을 함께 전시하고자 합니다.

이번 전시를 통하여 1921년 참으로 어려운 시기에 전시를 열었던 서화협회인들의 예술에 대한 사랑을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소림 조석진 (小琳 趙錫晉) (1853년 – 1920) 작 – 팔준도 (八駿圖) 고사 (古事) 의 여덟마리 준마를 소재삼은 그림으로, 조석진의 회화 역량과 격치의 색다른 일면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세필선(細筆線)으로 정확하고 세밀하게 묘사한 준마들의 어울림과 야생적인 움직임이 털색과 생태감을 간결하게 나타낸 수묵밎 엷은 황갈색조의 면 처리와 더불어 투명하고 담백한 선묘 (線描) 담채화를 보는 느낌을 준다. 그러면서 놀랍게 빚어진 화격 (畵格) 이 주위의 암석 및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1910년대 중엽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청운 강진희(菁雲 姜璡熙) (1851년 – 1919년) 작 – 매화도( 梅花圖) 소영암향(疎影暗香) 희미한 그림자에 어디서 나는지 알수없는 그윽한 향기. 1900 년대 작품으로 추정된다.

 

이상현, 조선의 봄, Digital C-Print, 110x172cm, 2008

조선의 봄
1906년 주일 독일대사관 무관인 헤르만 산더(Herman Sander)는 베를린 육군참모본부의 명령으로 러일전쟁의 격전지를 조사하기 위해 조선과 만주지방을 답사한다. 시절은 북방 조선 땅에 겨울이 다가오는 11월, 헤르만 산더는 함경도 길주를 지나면서 산골장터 사진을 한 장 남겼다. 나는 흑과 백으로 이루어진 1906년의 조선에 분홍색 복사꽃을 심었다. 내 작업에서 복사꽃은 세종조 1447년 음력 4월 29일 안평대군의 꿈을 그린 안견의 몽유도원도에서 시작된다. “정유년 음력 스무 아흐레 날 밤, 잠자리에 누우니 정신이 아른 하여 깊은 잠에 빠져 들자 곧 꿈을 꾸었다. 박팽년과 함께 어느 산에 이르니 뾰족뾰족한 산봉우리가 솟아나고 곳곳에 깊은 골자기가 있어 아름다웠다. 복숭아나무 수십 그루가 있었는데,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고 그 옆으로 시냇물이 흘러 어디로 가야 할지 망설이고 있는데, 산에 사는 듯한 노인이 이르길 ‘이 물길을 따라 북쪽으로 휘어져 골짜기로 들어가면 도원이외다’. 해서 박팽년과 함께 골짜기로 들어갔다. 도원(桃園)은 도가적 이상세계로 성리학적 질서의 조선에서는 원천적 불가능의 세계였으니,… 대군의 꿈은 다가오는 계유정란에 휘말리는 대군의 운명이 투사 된 것이리라. 1906년의 조선정세… 그리고 오늘… 무엇이 얼마나 변했을까? ‘매화꽃 졌다하신 편지를 받자옵고 복사꽃 한창이란 대답을 보내었오. 둘이 다 봄이란 말은 차마 쓰기 어려워서…’ 조선의 봄을 만들면서 읊조렸던 구절이다. 1906년 빼앗긴 조선의 봄, 백년의 시간이 흐른 2021년 3월, 꽃이 피고 봄은 오고 있다.

예화랑
서울시 강남구 가로수길 73
02 542 5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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