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20 - 10. 25 | [GALLERIES] GALLERY PALZO
빅토르 안, 황인모
‘시간 위에 박제된 초상(Immutable Portrait)’은 고려인 빅토르 안의 ‘생체 인식여권(Portraits for Biometric Passport)’과 황인모의 ‘민중의 초상 (Portraits of the Populace)’으로 특별히 기획된 다큐멘터리 사진 전시회 입니다. 빅토르 안은 고려인의 역사와 모습을 주제로 중앙아시아와 구소련 지역에서 자아를 구축하며 형성해 온 그들의 정체성을 기록한 자화상을, 황인모는 20세기 ‘민중’으로 분류되는 속에서 저마다의 의미를 가지는 고유한 인행 (因行)이 지니는 가치를 기록한 작업이 전시됩니다.
* 빅토르 안 이바노비치 Viktor An (b. 1947, 우즈베키스탄)
빅토르 안은 통합물관리학을 전공했으며, 기계공, 전기기사, 라디오. 영화기술자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했다. 1978년부터 전문 사진작가로 카자흐스탄에 있는 “레닌기치” 신문의 우즈베키스탄 특파원이 되었고, 1991년부터 2003년까지 “고려일보”의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사진 특파원이었다. 현재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활동을 하고 있는 그의 작업의 우선 순위는 포토저널리즘으로, 포토 히스토리로 변모한 장르사진이다. 빅토르 안의 주요 주제 중 하나는 고려인으로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러시아, 한국, 일본 등 많은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 디아스포라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그의 작품은 에스토니아(1995), 불가리아(1985), 스위스(1998), 일본(1995, 2002), 독일(2009), 한국(1996, 2022),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외 다양한 나라에서 전시되었다.
Artist Statements :
생체인식여권 컨셉 Concept of the ’Biometric Passport‘ | 빅토르 안
약 10년 전에 저는 잘못된 장소에서 찍은 사진 때문에 경찰서에서 자야 했습니다. 그 당시 타슈켄트의 사진작가들에게는 그런 상황이 일반적이었습니다. 밤 11시쯤에 제 앞에 또 다른 수사관이 전화를 걸었고 10분 후에 팩스에서 종이테이프가 기어 나왔습니다. 그는 저에게 미소를 지으며 읽으라고 했습니다.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문서에 쓰여진 저조차도 저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합니다. 아마도 그 사건은 이 사진 시리즈의 선구자였을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우리의 개인적인 공간에 대해 매우 염려하고 있기때문에 그가 자신의 창문에서 당신을 보기 때문에 쉽게 이웃을 고소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우리는 인터넷에서 아마추어 포르노를 포함한 가장 사적이고 친밀한 데이터를 공유합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저는 약 100장의 초상화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조심스러운 의식 때문에 모든 사진을 찍은 사람들이 지문을 공유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프로젝트의 모든 영웅들을 “범죄의 동반자”로 뿐만 아니라 공동 저자로 취급합니다.
생체 인식 여권 개인 공간… | 빅토르 안
우리가 그것을 얼마나 아끼고 보호하는지. 이웃이 우리의 창문을 호기롭게 들여다보는 것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얼마나 분개하여 막을 것인가. 동료의 친숙한 행동에 분노해 봅시다. 우리의 나이, 키, 몸무게, 그리고 생활 방식에 대한 전문적인 의학적 질문조차 보통 우리에게 불쾌합니다. 그러나 현대 사회와 현대 의사소통 능력에서 다수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독특한 페르소나로 이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며, 이는 그들의 독특한 삶을 아주 작은 세부 사항으로 조명하는 것이며, 사실 그들 자신에게만 흥미롭고 의미 있는 것입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살아 있고 경험한 사람들은 우리의 눈과 얼굴에 가장 정직한 흔적을 남깁니다. 마치 성숙한 나무의 절단에 있는 반지가 그것의 생물학적 성장에 대한 모든 것을 자세히 알려줄 것이므로, 우리의 주름은 우리에 대해 침묵하고 싶은 것조차 드러냅니다. 지문은 신원을 생물학적으로 확인하는 것이며, 놀랍게도 초상화에서 중요합니다. 저자의 매우 단순하고 정면의 해결책은 우리가 피지를 볼 수 있게 했습니다.
* 황인모 Inmo Hwang (b. 1975)
황인모는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과와 영남대학교 조형대학원 사진예술전공 졸업하였다. 2018 VIII Tashkent International Contemporary Biennale, 2014 대구사진비엔날레 부대행사 – “소소한 행복사진관-만인소(웃자 대구)”展 (동아백화점) 및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하였으며, 20세기 민중생활사연구단에서 영남지역 민중의 초상을 기록하였다. “사진으로 기록한 이 시대 우리 이웃 – 어제와 오늘2, 3”, 고래 떠난 동해 바다 호미곶 사람들의 오늘” (눈빛출판사) 사진집을 출판하였으며, 2010년 ‘올해의 청년작가‘ 수상(대구문화예술회관), 2009년 강원다큐멘터리 사진상을 수상하였다.
민중의 초상, 영남지역 | 황인모
우리 민중의 가까운 삶이 너무 급격하게 변화하고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 급격히 사라져가는 것들을 기록하는 것은 누군가 하여야 할 일임은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역사에 기록되지 못하고 날마다 사라지는 가까운 시대의 우리 일반의 이웃들의 삶, 격동의 시대를 살아오며 저마다 너무도 소중한 역사의 주체이다.
국가와 사회를 구성하는 일반 국민, 피지배 계급으로서의 일반대중. 이 불특정다수가 이루는 광범위한 집단에 어떤 의미를 두어야 할 것인가. 역사는 ‘소수 지배층의 기록’이란 말이 있는 것처럼 역사는 민중이 아닌 특권층에 의해 만들어져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에 들지 못한 특별하지 않은 이들을 어떤 시각으로 보아야 할 것인지, 이들에게 어떤 의미를 두어야 하는지는 늘 나의 숙제로 머릿속 한 부분을 채우고 있었다. 이 민중의 삶을 기록하는 일을 얼마나 잘 할 수 있을까? 나는 이 살아있는 역사의 증인들을 얼마나 사실적인 모습으로 기록하며 이분들과의 관계 속에서 얼마나 나를 개입해야 하는지, 필요 이상으로 많은 개입을 또는 너무 의도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기록하진 않았는지 돌이켜보며 그 3년의 기간을 마무리 짓고 있다. 아쉽다. 그저 아쉽다는 생각만 자꾸 하게 된다. 더 잘 할 수 있었고 더 많은 기록을 통하여 더 많이 사라지고 있는 민중의 초상을 기록하고 생활환경을 잘 나타내었으면 하는 아쉬움 외에는 다른 생각이 들지 않는다. 카메라를 들기 전 넘쳐나던 의욕과 나름의 계획, 내 스스로가 가졌던 의문들이 있었지만, 문득 이렇게 민중의 생활사를 사진으로 남기는 이 일이 사실은 이야기를 들어 드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값어치가 있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20세기에 민중으로 살았다는 사실은 어떻게 보면 특별하지 않았기에 민중으로 분류될 수밖에 없었던 삶을 살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분들과 접하는 동안 이들이 얼마나 특별한 삶을 살아왔는가 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민중’으로 분류되는 속에서 저마다의 의미를 가지는 고유한 인행((因行))이 지니는 가치는 섣불리 가늠할 수 없는 크기일 것이다. 이런 ‘민중’을 기록할 수 있어 너무 기쁘고 영광스럽다.
갤러리 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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