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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방이 있는 집

최홍선, 곽경화

이길이구 갤러리는  2023년 9월 2일부터 10월 14일까지 ‘두 개의 방이 있는 집’이란 주제로 최홍선, 곽경화의 전시를 개최한다. 최홍선(B. 1964)과 곽경화(B. 1965)는 장르의 경계가 없는 현대미술의 세계와 교차점을 탐구하는 공통적인 부분을 지니고 끊임없이 그들이 풀어내는 작업들은 단순한 예술의 논의를 넘어서는 특별한 경험의 공간을 보여주고 있다. 연속적인 층위의 조화와 대비에서 방향성을 발견하게 만든다거나, 현대 미술의 언어와 전통의 힘을 결합하여 회화의 무한한 가능성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형태로 작업을 한다. 때로는 두 사람 모두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가는 과정과 관람객과 함께 상호작용의 체험을 시도하는 작품 세계로의 몰입으로 직접 그 경험을 유도하기도 한다. 이들은 어쩌면 예술의 전통적 구조와 현대적 해석 사이의 교두보 역할을 자처하는 것이 이들이 예술을 하는 명확한 이유가 된다.

<두개의 방이 있는 집> 전시 전경

최홍선 작가의 독창적 작업은 내면적 고도의 명상을 통한 현대적 시각 및 정서를 통해 조형적 실체를 재감각화하는 작업이다. 그의 예술적 수행은 적어도 30여 년 이상의 시간이 흟고간 흔적들이다. 그의 작업물들은 섬세하게 쌓아 올린 삶의 경험과 가치관이 집약된 공간에서 이루어지며, 그 결과물은 거의 어떤 형태의 고요한 명상과 침묵의 흔적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 작가의 대형 조형 작품들은 유기적인 질감과 자연의 생명력을 보여주는 통로로 작동한다. 이들은 목적 없이 열린 여행과 산책의 은유적 표현, 사실상 그러한 활동의 정신적인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물리적 형태라는 틀을 넘어, 이러한 작품들은 자연의 본질과 생명력의 뒤틀림 없는 여운을 우리에게 전달한다. 작품의 복잡한 층위의 구조와 다양한 색상들은 단순히 시각적인 요소를 초월하여 다층적이고 유동적인 의미를 품고 있다. 여백의 공간성, 시적 함축성, 그리고 대상의 상징성에 대한 깊은 철학적 이해는 현대의 가변적인 인간 조건과 사회적 풍경을 민감하게 반영하고 있다. 이길이구 갤러리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그의 ‘흰빛 회화’는 그것을 충실히 표현한 또 하나의 최홍선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 화면에 나타난 흰색의 묘사는 그 이면에 다층적인 색상 구조가 숨어 있으며, 이는 고유의 시적 차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작품은 단순히 기능이나 외관에 의해 정의되거나 축약될 수 없는 복잡하고 다차원적인 실체이다. 최홍선 작가의 작품은 스스로를 뽐내지 않는 색과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은 변모하는 생의 근원과 미의 원천을 암시하는, 본질적으로 ‘아무것도 없는 것’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그의 작품은 마치 흰빛 화면 속의 평면적이면서도 공간적인 ‘비물질’로 느껴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최 작가의 예술은 이 시대의 복잡한 문맥 속에서 균형과 평화, 그리고 고요한 명상의 필요성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그는 이러한 작품을 통해 복잡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중요한 길잡이 역할을 하며, 그의 작품은 결국 보는 이로 하여금 깊은 통찰과 사유의 시간을 경험하게 만든다.

최홍선 Hongsun Choi, 무제 Untitled 161.5×121.5cm Acrylic on birch panel, 2023

공학과 미술, 이 둘은 흔히 상반된 분야로 생각되는 경우가 많지만, 곽경화 작가는 컴퓨터 공학이라는 전혀 별개의 전공 배경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작품에서는 평면회화와 오브제를 통한 일상의 감정과 시적 사유의 복합적인 표현을 볼 수 있다. 이길이구 갤러리 무대에 올리는 작품들은 매체의 한계와 가능성 그리고 다양한 감각 경험 사이의 동적인 상호 작용을 탐구하는 무대가 된다. 작가의 비정형적인 평면 작업들은 공감각적 전이 즉, 하나의 감각을 다른 감각으로 변환시키는 과정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단순한 ‘관람’ 즉 바라본다를 넘어 ‘참여’ 만지고 손에 만저보는 작품과의 이상적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미학적 전략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접근법은 현대 문화 안의 심리학, 철학과 교차하는 다차원적인 대화를 촉진한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돋보이는 것은 작가가 선보이는 미세한 색채의 향연이다. 그녀의 작업에는 하나도 똑같이 반복되는 선의 행위가 없는 모두가 다 다른 선들과 도상들이 끊임없이 등장하는데, 이는 색과 선, 도상들 그리고 그 들 사이의 곽경화 작가가 그녀만의 타고난 재능과 여성의 섬세함을 어떻게 현대적인 언어로 재해석하고 있는지를 엿보게 해준다. 결론적으로, 감성과 지성, 신체와 공간, 그리고 이들이 현대적 맥락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극도로 내밀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녀의 예술은 단순한 미학적 향유를 넘어,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와 그 안의 다양한 요소들에 대한 예술의 유연성과 개방성을 극대화한다.

곽경화 Kyounghwa Kwak, 어떤돌 스스로 구르는 Some Pebbles,  Rolling by Themselves, 7x5x3cm(each)_Glazed, ceramic, 2020-2023, 1,000개

이 두 예술가  최홍선과 곽경화는 단순히 시대의 유행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실험과 기법 연구를 통해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해왔다. 단순히 시대의 유행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실험과 기법 연구를 통해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해왔다. 2GIL29 GALLERY 에서의 이번 전시는 이러한 연구와 실험의 결정체로서, 예술의 근본적 본질과 의미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긴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다양한 매체와 형식을 통해 그들만의 예술적 언어를 창출한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오브제, 설치, 회화를 포함한 다양한 시도들은 예술의 본질과 깊은 의미를 탐색하고, 지향하는 예술적 목표를 담백하게 드러낸다. 실험하고자 하는 매체의 통합과 연계는 공간과 시간, 심지어 감각과 이성 사이의 다양한 대화를 형성하며, 예술가 본인뿐만 아니라 관람자에게도 깊은 성찰과 이해를 요구한다. 이러한 다양한 차원의 접근은 단순한 ‘미술 감상’을 훨씬 넘어서, 예술과 삶, 그리고 현대 사회의 복잡한 얽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이는 마치 월터 벤야민(1892-1940)의 ‘기술 복제 시대의 예술작품’에서 논의한 ‘아우라’의 변형, 또는 자크 라캉(1901-1981) 개념을 연상케 하며, 예술의 본래 목적과 현대 사회에서의 그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는 듯하다.

이길이구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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