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LLERIES] LeeSeoul Gallery
2022. 11. 1 – 11. 12
권경엽, 김민경, 이영빈, 정규리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리서울갤러리에서는 11월1일부터 12일까지 ‘오늘의 작가 4인전’을 연다. 서양화, 동양화, 조각 등을 전공하고 미술계 현장에서 꾸준하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네 명의 작가들이 최근작을 선보이는 그룹전이다. 전시 부제목은 ‘자의식과 발현(Self-consciousness and Expression)’으로 자아와 대상에 대한 내적 인식과 외적 표현들이 제각각 독특하고 완성도 높은 작품들로 탄생한다. 권경엽 작가는 지고지순 순수 여성 인물화로 상처와 치유, 감정의 미적 승화를 표현하고, 김민경 작가는 인물조각상을 바탕으로한 컬러풀한 부조 액자 ‘위장인형’시리즈로 인간 내면의 욕망, 가식, 호기심, 두려움, 소망 등을 표현한다. 동양화를 전공한 이영빈 작가는 한지에 수묵, 담채를 사용하여 작가의 일상과 그 주변을 관찰자적 시각으로 바라본다. 세상과 자아의 관계성에 대한 고요한 의식이 무채색 먹선과 담채로 그려진다. 정규리 작가는 사물. 시간, 공간에 대한 사색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물 이미지를 분해, 나열, 기호화하며 꿈과 비가시적 차원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권경엽
하얀 붕대는 기억의 속성, 기억과 시간과의 연관성을 현대인의 심리적 초상과 기억을 감싸는 붕대를 통해서 표현한다. 하얗게 탈색된 인물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본연의 빛을 잃고 퇴색되는 기억에 대한 표현이다. 붕대는 기억에 대한 치유의 의지를 상징하고 몸과 마음을 보호하는 장치이다. 눈물은 감정을 순화하고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붕대는 때로는 향기로운 꽃으로 새롭게 구성되어 ‘아로마테라피’적 회화를 재현하고 있다. 아로마테라피는 식물로 마음을 치유하고 회복시키는 심리적인 향기요법이다. 그림에 등장하는 꽃과 식물들은 이전 그림의 붕대가 가진 치유의 의미를 이어받는다.
식물로부터 얻는 재생의 효과, 아울러 꽃의 향기가 전달하는 지고지순한 행복감을 따스한 봄빛 색조로 표현한 것이다.
김민경
위장인형들은 다양한 헤어스타일과 악세사리로 변신을 꾀하며, 두더지 게임처럼 구멍 속에서 ‘빼꼼’하게 얼굴을 내밀고 세상을 관찰하고 있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액자 틀과 얼굴 모습에 변화를 주고 영상작업과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염두로한 독특하고 재밌는 이미지를 만들어보고자 시작된 작품이다.
다양한 인형들의 모습은 입체 작품으로 만들어진 얼굴을 사진 이미지를 통해 평면화시키고 그 위에 다시 부조 입체로 인형의 머리를 만들고 조합하는 기존의 작업방식을 따랐다. 이전 작업과의 차이점은 볼드하고 컬러풀한 액자틀이다. 기존에 틀이 없는 액자가 아닌 더 장식적이고 강렬한 액자틀을 작품에 더해서 틀에 갇혀진 모습, 혹은 그 틀을 뚫고 나오고 싶은 욕망과 두려움, 설레임 등을 표현한 작품이다.
이영빈
마음은 쉽게 보이지 않고, 쉽게 이해되지 않고, 쉽게 예측되지 않는다. 마음은 현상보다 빠르고 가벼워서, 순간적으로 바뀌거나, 거리적으로 시간적으로 오고 갈 수 있다. 또 지킬 수도 있다. 톱니바퀴처럼 맞물러 돌아가는 세계 속에서 겪을 수 있는 시련과 무력함에 부딪쳤을 때 마음의 세계를 변화시킬 수도 있고 톱니바퀴의 에너지에 흐름에 함께 굴러가기도 한다. 그래서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 것인지, 이러한 운행 속에서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 관찰하고 있다. 낮은 위치에서 많은 것들을 머금고 길러내는 땅바닥이 가지고 있는 마음, 텅 빈 공간이 지니고 있는 마음, 솟아오르는 나무의 마음, 인간의 마음이 공간 속에서 어떻게 상응하고 교역하는지 관찰한다.
정규리
나는 단어를 필사하듯 하나하나의 사물을 정확하고 또렷하게 재현한다.
그리고 그 이미지들을 느슨한 연결고리 안에 던져둔다.
<거울나라의 앨리스(Through the Looking-Glass)>는 시간과 공간, 꿈과 언어놀이를 주제로 한 작품이다. 끝말잇기가 의미가 아닌 소리로만 단어를 연결하듯이, 거울나라의 이미지들은 수수께끼 같은 연결고리를 보여주면서 하나의 세계를 형성한다.
화면 안에서 꿈은 사람과 사물을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자, ‘거울 안’과 ‘거울 밖’이라는 두 세계를 관통하는 문법이 된다. 필사된 사물들엔 비현실적인 시점이 깃든다. 그것들을 하나하나 눈으로 짚어가다 보면, 일상의 관성으로부터 벗어 나는 낯선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리서울갤러리
서울시 마포구 양화로 45 메세나폴리스몰 178호
02-720-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