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f.org는 Internet Explorer 브라우저를 더 이상 지원하지 않습니다. Edge, Chrome 등의 최신 브라우저를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분청

2022. 9. 2 – 9. 6
김진규, 박래헌, 박성욱, 이강효, 이수종, 최성재, 허상욱

김진규, 새김의 흔적-분청인화문달항아리

분청의 제작기간은 약 150여년으로 짧지만, 고려청자의 화려함이나 조선백자의 고매함과는 다른 자연스러움과 자유분방함, 소박함 등의 미감이 있다. 그야말로 한국 미술의 격식 없는 자유로움과 자연스러움을 상징하는 공예미의 정수다. 분청은 청자나 백자와 달리 지방 민요(民窯)에서 제작했기에 관요의 간섭과 격식을 벗어난 자유로움과 창조적 조형미, 다양성을 갖출 수 있었다. 영남에서는 주로 인화, 상감분청이 발전했다. 문양을 촘촘하게 시문하여 흐트러지지 않는 면모, 은율미, 정갈한 멋이 느껴진다. 그에 반해 호남은 붓을 사용하거나 백토물에 덤벙 담그는 귀얄과 덤벙 분청이 유행했다. ‘아름답다’는 표현보다는 ‘멋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충청도 계룡산일대에서는 철화분청을 제작했다. 검붉은 철물로 자유롭게 그린 물고기의 해학과 익살이 즐겁다. 지역, 수법 별로 색다른 분청의 조형 감각은 현대 미술에 견주어도 손색없는 현대적 감각, 조형미라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박래헌, 산수도

이번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분청>전은 전통을 기초로 삼되 새로운 재료와 시도로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펼치는 7인의 분청작품을 전시한다. 인화, 상감을 기초로 독자적 문양과 형태, 질감, 번조 효과를 더해 회화로 발전시킨 박래헌, 김진규.
회색 바탕 위에 몸과 붓을 도구삼아 현대 미술에 준하는 조형성과 물성 감성을 펼치는 이수종, 최성재, 이강효.
작가의 일상 혹은 전통 도안을 드로잉하듯 그린 후, 바탕에 박지기법을 더해 시원한 대비와 해학을 시도한 허상욱.
여러 가지 흙과 안료를 섞어 기형을 제작한 후, 화장토로 표면을 분장하고 소성을 더해 남다른 물성 깊이와 추상의 세계를 도모한 박성욱까지.

이강효, 분청귀얄항아리

이들은 실사의 재현, 모방이 아닌, 자연과 재료, 자신의 내면에 잠재된 자연스러움과 자유를 표현했다. 새로운 분청, 우리 시대의 미술은 전통의 외양, 수법을 차용하는 것이 아니라 분청이 태동한 시대적 배경과 의미 그리고 한국인의 보편성과 미적 특질을 궁구할 때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한국 현대 작가들이 올곧이 추구해온 온고지신(溫故知新)이요, 법고창신(法古創新)이다.

최성재, 마음풍경
허상욱, 분청박지모란문편병

홍지수 미술평론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서울 종로구 율곡로 53(안국동, 해영회관)
02-398-7900

WEB      INSTAGRAM       Facebook      Youtube

Share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