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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나씨

에브리데이몬데이

무나씨

 

무나씨는 보이지 않는 ‘마음’을 그리는 작가다. 그의 흑백 그림 속에는 표정 없는 인물들이 등장해, 손짓과 몸짓만으로 슬픔, 기쁨, 고독 같은 감정을 연기한다. 작가는 자신의 예명 ‘무나씨’가 “‘나’라는 존재에 갇히지 않고 세상으로 열려 있고자 하는 뜻을 담은 ‘무아(無我)’에서 왔다”고 말한다. 그의 작품은 구체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나 겪는 보편적인 감정의 순간을 포착해 조용한 위로를 건넨다.

무나씨는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일찍이 일러스트레이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2014년 영국의 ‘YCN 프로페셔널 어워드’에서 수상했다. 이후 순수미술 작가로서 서울은 물론 파리, 시카고 등 해외에서도 꾸준히 개인전을 열고 있으며, 뉴욕과 독일 라이프치히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국제적으로 활동 무대를 넓혀가고 있다.

그의 작업 방식은 수행과도 같다. 오직 검은색 먹과 아크릴 물감만을 사용해 종이 위에 얇은 선을 수없이 반복해서 쌓아 올린다. 이렇게 쌓인 시간과 노동의 흔적은 그림에 깊이감을 더하며 인물들이 느끼는 감정의 무게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명상적이면서도 초현실적인 독특한 분위기는 오직 검은색만으로 마음의 풍경을 그려내는 무나씨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다.

작가는 “건강하게 온전히 작업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털어놓는다. 그럼에도 그림을 계속 그리는 이유는 “내 이야기를 세상에 남기는 유일한 방법이자, 내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미안함’이라는 감정이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고, 또 세상을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이번 Kiaf에서 무나씨는 ‘자유’라는 감정을 주제로 한 신작을 선보인다. 그는 자유를 단순한 해방감이 아닌 후련함과 불안함, 미안함 같은 복합적인 감정의 상태로 바라본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관객들에게 거창한 메시지 대신 소박한 바람을 전한다. “크고 복잡한 전시장에서, 제 작품 앞에 잠시 멈춰 서서 쉬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A World Between_Ink on Korean paper_66 x 96cm_2025

Artworks

The Bedrock of us, Ink on korean paper, 65.5x95cm, 2025

Undercurrent, ink on korean paper, 65.5x95cm, 2025

無明鏡 III, Ink on Korean paper, 130x130cm,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