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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er Frame

문기전, 원나래, 전희경, 진풀

전시 전경 (1)

히든엠갤러리는 오는 2025년 8월 14일부터 9월 2일까지 문기전, 원나래, 전희경, 진풀작가의 4인전 을 개최한다.
본 전시는 ‘Frame’이라는 개념을 각기 고유한 회화적 언어로 감각적으로 풀어내며, 물리적 경계에 국한되지 않고 보이지 않는 내면의 틀을 통해 외면을 해석하는 다양한 시선을 소개한다. ‘Inner Frame’은 각 작가의 독특한 시선과 감각을 통해 삶의 다채로운 면모, 감정, 기억을 담아내는 보이지 않는 구조를 의미한다. 이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틀을 보여주며, 그것이 어떻게 우리의 감각과 경험을 형성하는지를 다층적으로 이야기한다.

전시 전경 (2)

문기전 작가의 ‘빛의 잔상’ 시리즈는 기억과 의식이 신경망을 통해 재구성되는 과정을, 뉴런과 시냅스의 복잡한 얽힘으로 시각화한다. 빛의 흔적이 망막에 남고, 뇌가 이를 재조합하는 그 과정 자체가 현실 인식의 근본 방식을 보여준다. 눈을 감았을 때 떠오르는 잔상과 그 변화는 감각이 단순한 외부 자극 수용이 아니라 뇌의 해석과 변형을 거쳐 새로운 현실을 창조하는 창조적 작용임을 표현한다. ‘빛의 잔상’ 작업은 시각적 잔상뿐 아니라 끊임없이 다양한 감각들이 뇌에서 어떻게 생성되고 해석되는지 그리고 신경세포를 따라 흐르는 전기 화학적 신호가 감각과 의식을 어떻게 구축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중심에 두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제주의 자연에서 받은 강렬한 인상을 바탕으로, 시간과 기억이 이미지로 재구성되는 과정을 섬세하게 보여주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 전경 (3)

원나래 작가는 식물의 일부를 확대하고 잘라낸 클로즈업 이미지와, 상품이나 모델처럼 연출된 전신 이미지를 교차시키며, 생명체로서의 식물이 자아를 갖고 SNS에 자신의 인생샷을 기록하는 인격체로 변모하는 모습을 상상한다.이는 타인이 부여한 미적 기준 속에서 점차 본래성에서 멀어지는 존재들을 응시하며, 식물의 미장센을 통해 자아 연출과 존재의 연출된 층위를 탐구한다. 사진 찍기 좋은 배경의 중심에서 잘 가꾼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는 셀피와 인생샷을 연상시키며, 자신의 돋보이는 부분을 강조해 꾸며낸 자아가 SNS 계정에 차곡차곡 쌓이는 과정과 닮아 있다.작가의 작업은 연속된 이미지들을 전시장이라는 공간에 나열하며, 이를 통해 자아의 다면성과 현대 사회에서의 존재 방식을 회화적으로 실험한다. 작가는 이렇게 재배열된 이미지들을 통해 자아와 존재를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전시 전경 (4)

전희경 작가는 생명력 넘치는 자연을 모티브로 그림을 그리며, 탄생(물), 근원(빛), 지속(바람)이라는 자연의 근본 원리를 찾고자 노력한다. 이러한 자연의 원리들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따르려는 태도를 작품에 담아낸다. 유기적인 형태와 비가시적인 자연현상이 만나 펼쳐지는 추상적 회화 공간에서, 붓질과 색채, 물감의 물성을 통해 자연이 지닌 풍경의 뉘앙스를 섬세하게 제시한다.작가는 단순한 형상이나 구체적인 모습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감각적 경험과 회화적 필치를 통해 자연과 인간, 감각과 기억 사이의 다층적인 관계를 보여준다. 이러한 추상의 언어는 인간 존재의 본질과 삶에 대한 깊은 사유로 확장되며, 마치 대자연의 광활한 풍경을 작가만의 작은 원림으로 끌어와 자신의 공간에 풀어놓는 듯한 자유로운 표현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작가의 작품은 자연과 삶, 그리고 그 안에 스며든 기억과 감각을 감성적으로 기록하는 동시에 자연과 인간, 그리고 내면 세계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유의 경험을 제공한다.

전시 전경 (5)

진풀 작가는 회화를 통해 인류가 공유하는 감정과 기억, 그리고 소실되어가는 것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담아낸다. 팬데믹 시절 아이가 꾼 꿈에서 영감을 얻어, 소멸로 향하는 존재들과 기억 저편에 떠도는 ‘안녕’의 다양한 조각들을 하나의 풍경으로 엮어냅니다. 자연물과 작은 사물로 이를 은유하며, 단순 재현을 넘어 재료의 물성을 살리고 붓질의 우연성을 포용하는 즉흥적 기법을 시도한다. 흐려지고 사라져가는 존재들에 대한 연민과, 그 찰랑이는 조각들이 만들어내는 풍경 속에서 투명하고 고요하게 흩어진 내면의 존재들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

진풀 작가는 회화를 기반으로 하여 인류 공통의 감정과 기억, 그리고 점점 소실되어가는 것들을 기리는 마음으로 작업한다. 팬데믹 시절 아이가 꾼 꿈에서 영감을 받아, 소멸로 향하는 우리에게 건네는 무수한 ‘안녕’의 다양한 의미를 성찰한다. 이는 금세 사라질 것들이나 종종 잊히거나 기억 저편에 떠도는 ‘안녕’의 조각들을 모아 하나의 풍경으로 엮는다.

자연물이나 작은 사물을 빗대어 표현하는 작가의 작업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 재료의 물성을 살려 회화적 감흥을 극대화하고자 다양한 기법을 시도한다. 붓질의 우연한 가능성을 열어두며, 정형화된 도안보다는 즉흥적이고 자유로운 변화를 추구한다. 시간이 흐르며 점점 흐려지는 존재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담아 찰랑이는 조각들로 이루어진 풍경 속에서 자신을 스쳐간 투명하고 고요하게 흩어진 존재들을 떠올리게 한다.<Inner Frame>은 네 명의 작가가 감각하고 해석한 ‘내면’을 통해, 보이지 않는 세계의 구조와 그것이 바라보는 시선을 대하는 회화적 방식이다. 작가들의 고유한 시선이 담긴 회화적 장면이자 각자의 감각을 통해 현실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든다.

히든엠갤러리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 86길 16 제포빌딩 L층, 06223
+82 2 539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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