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LLERIES] Gallery Shilla + Art project and Partners
2022. 11. 2 – 11. 30
서승원
갤러리 신라에서는 2022년 11월 2일부터 11월 30일까지 한국 기하학적 추상의 개척자이자 단색화의 대표작가인 서승원(Suh, Seung won, 1941~ )의 개인전을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 신라에서 개최되는 서승원의 2016년 개인전 이후 6년 만에 개최되는 신작 개인전입니다.
작가 서승원은 동시성(simultaneity)이라는 화두로, 20대부터 여든이 넘은 오늘날까지 동시대미술에 대해 고민해오고 있다. 젊은 시절 그는 한옥, 책가도, 오방색 등과 같은 한국적인 요소를 작품에 끊임없이 녹여왔고, 창호지, 문, 꽃, 도자기, 가구 등 한옥에서 발견할 수 있는 전통적인 요소에서 응축해낸 기하학적 추상미술을 통해 이전 세대의 앵포르멜 경향 회화와는 다른 길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이후 그는 한국 A.G. 협회 회원으로 전위미술 운동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조형언어를 꾸준히 탐구하였다. 특히 흰색의 한지를 통해 물질성과 한국적 색채 등을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1969년 <제6회 파리청년 비엔날레>, 1973년 <제12회 상파울루비엔날레>에 한국대표로 참여하였고, 1975년 일본 동경화랑에서 개최된 <한국5인의 작가: 다섯 가지 흰색> 에 작품을 출품하면서 그만의 독창적인 회화세계를 선보여왔다.
서승원의 「동시성」 작업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보편적 (기하학적 형태)이면서도 동시에 한국적인 정체성 (오방색에서 걸러진 한국적 색채인식)을 구체적으로 담아 오면서 ‘동시성’의 차원과 그 특징을 시각화하고 있다.
초기의 원색적이고 기하학적인 추상 작업을 시작으로, 1980년대까지는 우리의 정신을 드러내는 중성색을 바탕으로 기하학적 작품 세계를 이어왔다. 1990년대부터 형과 색이 자유로워지면서 변화된 구조 속에 자기 자신을 이입시키는 감성적인 회화 작업을 하고자 했다. 2000년대 이후 다시 해체기를 가졌다. 형을 완전히 소멸시켜 더 자유로워진 감성, 그리고 자기 자신의 회복을 위한 명상적 세계와 미의 회복을 통한 새로운 정신성을 표현하고자 했다. 이러한 변화는 지금도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미학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최근, 그는 해체기 작업이라고 보이는 “형과 색채의 끊임없는 변주”를 보여주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 서승원은 그의 작업에 대해서 평면이면서 평면이 아닌 것, 공간이면서 공간이 아닌 것, 역으로 이야기하자면, 공간이면서도 평면이고 평면이면서도 공간이 되는 화면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면서 작업을 하고 있다. 요즘은 이를 더 발전시켜 어떻게 하면 공(空)과 면(面) 모두가 내면으로 숨어들 수 있을지를 추구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형도 부수고 면도 없애면서 모든 것이 색 속에 숨어 들어가고 있다. 나의 작업에서 ‘거른다’는 행위 혹은 표현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는 색을 ‘거르고자’ 하며, ‘걸러진’ 정신을 지향한다. 마치 창호지를 투과해 들어오는 빛의 색상처럼….
비평가 윤진섭은 “서승원 회화에 내재한 색은 색상 자체보다, 색이 걸러진 상태에서 그와 함께 표백된 담백한 우리의 정신이다.”라고 평했다.
고유한 색이 사라지고 평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오늘날의 미술세계로부터 우리고유의 색인 오방색으로부터 시작하여 흰색부터 유채색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하나하나 비교하면서 걸러진 우리의 색, 형태, 촉감 등을 찾아내는 것이 바로 우리 미술의 정체성을 찾는 지름길이라고 작가는 굳게 믿는다.
대구에서 두 번째로 갖는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신작회화 30여점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흔들림 없이 자신이 처음부터 세운 작품의 세계와 자아의 세계를 일치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는 작가의 기본 태도와 철학을 엿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갤러리신라 대구
대구시 중구 대봉로 200-29
053-422-1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