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LLERIES] Hakgojae Gallery
2022. 7. 27 – 8. 20
김은정, 박광수, 이우성, 장재민, 지근욱, 허수영
학고재는 7월 27일(수)부터 8월 20일(토)까지 청년작가 단체전 《살갗들》을 개최한다. 동시대 미술의 다양성 속에서 회화의 의미를 새롭게 고민해 보는 자리다. 김은정(b. 1986), 박광수(b. 1984), 이우성(b. 1983), 장재민(b. 1984), 지근욱(b. 1985), 허수영(b. 1984) 등 6인의 작품세계를 선보인다. 198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청년 세대이자 회화를 중심으로 작업하는 작가들이다. 학고재 신관에서는 32점, 온라인 전시공간인 학고재 오룸(OROOM) 에서는 35점의 회화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학고재는 국내외 청년세대 작가들을 조명하는 전시를 꾸준히 개최해 왔다. 2016년 허수영 개인전, 2017년 이우성 개인전에 이어 2019년 박광수 개인전, 2020년 장재민 개인전, 2019년과 2021년에 톰 안홀트 개인전을 선보였다. 《직관 2017》(2017), 《모티프》(2018), 《프리뷰》(2019), 《아이콘》(2021) 등 청년작가 단체전을 지속적으로 열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는 팔판동 소재의 한옥 전시 공간 ‘학고재 디자인 | 프로젝트 스페이스’에서 총 17인의 신진작가 개인전을 선보이기도 했다. 오는 10월에는 학고재 본관에서 허수영 개인전을, 11월에는 신관에서 김은정 개인전을 연다. 내년 이후 이우성, 지근욱, 박광수, 장재민 개인전이 예정되어 있다.
회화의 ‘살갗들’ – 동시대 회화를 대하는 우리의 마음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가상화폐 기술을 미술의 영역에 접목하는 시도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데이터 형식의 미술 작품을 창작하는 일뿐만 아니라 그것을 거래하고, 소유하는 일도 놀랍지 않은 것이 되었다. 그러한 상황을 마주하니 회화가 사뭇 다르게 보인다. 회화의 물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비단 오늘의 새로운 관점은 아니지만, 조금은 낯선 마음으로 화면을 대하게 되는 것이다. 복제 이미지가 범람하는 지금의 매체 환경 속에서 회화는 이미지 자체의 유일함과 영원성의 가치를 설득하는 문제로부터 한걸음 떠나온 것 같다. 회화가 주는 감동은 오히려 사람의 손이 닿은 흔적과 물감이 엉킨 그림자, 붓이 지나간 자리들을 살피는 애틋한 마음에서 비롯된다. 영원하지 않은 물성과 완벽하지 않은 행위, 살아 숨 쉬는 현재에 대한 애착이 회화의 이유가 된다. 그것들이 모여 만들어낸 총체적 장면이 주는 직관적인 기쁨 때문에 우리는 회화에 감명한다.
언제나 새로움을 추구하는 미술의 세계에서 고전적 매체인 회화는 여전히 호소력을 지닌다. 손에 잡히는 물성과 부피, 질량을 지닌 회화의 표면은 마치 우리의 살갗을 닮은 것 같다. 몸에 의해서만 행해지고, 몸을 통해서만 감각되는 회화는 촉각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그리는 이의 정서가 물감에 실린 채 그날의 붓 위에 올라탄다. 물감을 겹겹이 포개 올린 화면 아래 비밀스런 이야기들이 숨쉰다. 전시는 회화의 살갗들, 온기 어린 화면과 그 아래의 생명력을 낯설게 감각해 보자고 제안한다. 오늘의 회화를 통하여 그리는 이와 보는 이의 다양한 마음이 정서적으로 공명하기를 꿈꾸는 일이다.
학고재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50
02 720 1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