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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RNAL FLAME

권용래

전시 전경

갤러리조은은 오는 4월 10일부터 5월 10일까지 권용래 작가의 개인전 『Eternal Flame: 영원한 불꽃』을 개최한다. 금속과 빛, 찰나와 시간, 에너지와 감각이 교차하는 이번 전시는 권용래의 대표적 조형 언어인 스테인리스 스틸과 용접 불꽃의 흔적을 통해 빛의 물리적이면서도 감성적인 면모를 시각화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대형 신작을 포함한 총 10점의 정제된 작품만을 선보이며, 작품 하나하나에 더 깊은 집중과 감상의 여백을 부여한다. 전시는 ‘꺼지지 않는 불꽃’이라는 주제 아래, 관람자가 공간 속에서 빛과 금속의 변화하는 관계를 경험하도록 설계된다.

Kwon Yong Rae, Eternal Stream of indigo, 105 x 210 cm, Stainless steel on canvas, 2025

다채로운 빛의 변주
권용래의 작업은 회화와 조각, 설치의 경계를 넘나든다. 그는 전통적인 물감과 붓 대신, 수백 개의 스테인리스 스틸 유닛을 정교하게 조립해 화면을 구성한다. 용접 불꽃이 남긴 섬세한 흔적은 금속 표면 위에 궤적처럼 남고, 그 위로 드리운 빛은 움직이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장면을 만들어낸다.
빛은 단순한 조명 효과를 넘어서, 작품의 핵심이 된다. 표면에 반사된 빛의 떨림과 흐름은 시간성과 공간성을 부여하며, 관람자의 위치와 시점에 따라 새로운 이미지가 열린다.
특히, 불꽃에서 비롯된 유기적 패턴은 특정 각도에서만 은은하게 반짝이며 시적인 리듬을 만든다. 차가운 금속이 따뜻하게 물결치고, 정적인 캔버스 위에서는 ‘빛의 음악’이 흐르듯 다채로운 감각이 피어난다.

Kwon Yong Rae, Ficus Benjamina -Light, 140 x 140 cm, Stainless steel on canvas, 2025

빛과 금속의 시적 교감
초기에는 회화에 집중했던 권용래는 작업의 반복 속에서 느낀 피로감과 큰비로 인한 작업실 침수 경험을 계기로 새로운 재료와 표현 방식을 모색하게 된다. 은박지, 캔 뚜껑, 알루미늄 조각 등 다양한 재료를 실험한 끝에, 변색 없이 형태를 유지하는 스테인리스 스틸이 그의 손에 잡혔다. 이후 레이저 커팅 기법을 활용해 정교한 유닛들을 대량으로 제작하며, 물성과 빛을 탐구하는 고유한 작업 세계를 구축했다.
작업은 젯소로 정리된 캔버스 위에 수많은 유닛을 하나하나 부착하며 시작된다. 망치로 금속을 변형하고, 안료를 덧입히는 과정은 공예적 노동과 회화적 감각이 교차하는 지점에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완성된 화면은 빛이 닿는 순간 생명력을 얻는다. 기억과 경험, 의미와 개념이 그 위에 차곡차곡 쌓이면서, 시각적 공간은 무한히 확장된다.
권용래는 서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으며, 동아미술상(1992), 중앙미술대전 장려상(1989)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현대미술관(울산), 홍콩 콴훤핀 미술관, 중국 북경미술관 등 국내외 유수 기관에 소장돼 있다. 또한 메리어트 호텔, 삼성서울병원, 팔라시오 캔 마르케스 호텔(스페인), 체디 신창 리조트 호텔(상하이), 제주그랜드하얏트호텔 등 다양한 상업 및 공공 공간에서도 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Eternal Flame: 영원한 불꽃』전은 찰나를 포착해 영원으로 확장하는 예술의 본질을 빛과 금속이라는 언어로 풀어낸다. 불꽃처럼 번지고 사라지며, 동시에 빛처럼 남는 그 흔적들은 동시대 예술 속에서 권용래가 던지는 시적 질문이자 조형적 응답이다.

 

갤러리조은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로 55가길 3
02-790-5889

WEBSITE  Instagram  ART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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