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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에 붙는 그림

장승근

그림을 그리는 사람, 2024, Oil,Conte on canvas, 227.3 x 181.8

장승근의 회화는 익숙한 사물의 형태를 따르지 않는다. 대신, 순간의 잔상과 감각을 포착해 화면 위에 펼쳐놓는다. 그의 그림 속 형상들은 모였다가 흩어지고, 형태를 이루었다가도 흐려지며, 화면의 경계를 유연하게 만든다. 이는 작가의 시선이 머문 흔적을 기록하는 동시에, 고정되지 않은 회화적 공간을 형성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회화적 즐거움,2025,oil on canvas, 112.1 x 145.5

그는 일상의 장면을 빠르게 드로잉 한 뒤, 선과 색을 겹쳐 새로운 형상을 만든다. 그렇게 탄생한 그의 회화는 특정한 형태로 고정되는 대신, 유동적인 경험이 된다. 선은 형태를 해체하고 다시 엮으며, 의미가 특정한 틀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흐르도록 한다.

그림도구04, 2024, oil on canvas, 45.5 x 53

장승근의 회화는 멈추지 않고 움직인다. 변화와 유연함을 향한 그의 태도는 화면 곳곳에 스며 있다. 꾸밈이나 격식을 내려놓고, 은은한 유머를 머금은 채 관람자에게 다가간다. 작품이 엄숙하게 고립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관람자와 소통하는 순간을 만들어낸다.

무제, 2024, oil on canvas, 53 x 45.5

이번 전시 <살에 닿는 그림>에서는 이 십여 점의 회화를 선보이며, 이를 통해 작가가 앞으로 구축해 나갈 조형 언어의 방향을 엿볼 수 있다. 우리는 흔히 불완전하거나 모호한 것을 불편해하며, 이를 명확히 규정하고자 한다. 그러나 모든 것을 완벽히 해석할 수 없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탐구하고 사유하며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간다. 장승근은 작업을 통해 분열된 세계 속에서 연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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