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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갤러리세인 신년기획 – 용, 시대정신을 잇다

1부: 나형민 오관진 이수종 이재선 이철규 조현동 김준기 유가월 KLOINM(클로인)
2부: 강병인 백서진 오영숙 이기원 김은주 로빈 스메야 이라금

용의 해인 2024년 갑진년, 갤러리세인에서는 신령스러운 청룡의 기운으로 동양과 우리 문화 정신을 일깨우는 전시를 기획한다. 1부, 2부에 걸쳐 중견 이상의 작가들과 젊은 작가들의 독창적이고 다채로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도록 구성한다.

‘용’은 실존하는 동물이 아님에도 동·서양 모든 문화권에서 등장한다. 서양에서는 용을 날개를 달고 있는 드래곤으로 표현된다. 퇴치해야 할 괴물이나 용사나 기사들의 용맹함을 보여주기 위한 괴수로 나타나기도 한다. 반면, 동양에서는 용은 복을 기원하는 이상세계의 신성한 동물로 여겨진다. 서로 교류가 없는 문화권이지만 용의 역할에 있어서 강하고 힘찬 기운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겹치기도 한다. 용 중에서도 유교문화권에서 ‘청룡靑龍’은 동쪽을 담당하는 신성한 존재다. 청룡은 고귀하고 강력함의 상징 이였으며, 모든 것을 깨달은 용이 청룡이라고 할 만큼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십이지十二支 중 유일하게 현존하지 않은 용은 예술가들로 하여금 많은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그 의미 또한 무궁무진하다. 용을 주제로한 전시지만 갤러리세인에서는 청룡의 이미지만을 보여주는 전시에서 그치지 않는다. 풍부한 스토리와 메시지를 담아내 관람객들에게 경험하지 못한 색다른 작품들을 선보이고자 한다.

전체주제는 자연에 순응하는 동양의 정신을 재고하고자 힘찬 기운을 가진 권위와 초월의 존재인 용이다. 세부적으로는 특별초대전과 공모당선전시로 나뉠 수 있다. 특별초대전에서는 회화와 조각에서 사용되었던 재료와 방식을 다양하게 구성하여 전통의 의미 확장하는 전시로 구성하였다. 공모전에서는 용띠 아티스트의 용을 주제로한 작품과, 젊은 아티스트의 시대정신이 깃든 개성있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1부의 초대전에서는 나형민, 오관진, 이수종, 이재선, 이철규, 조현동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다.

나형민 작가는 전통적 시각매체를 넘어 렌티큘러, 미디어산수, AI페인팅까지 다양한 매체를 다룬다. 한국화의 느낌을 작가만의 형식으로 새로운 풍경작업을 구현한다. 시각적 아름다움에 매체의 능숙한 기술이 더해져 신비로운 공간이 연출된다. 작가만의 기법의 산수는 현세에 없지만 낯설지 않게 어딘가 있을 법한 이상향을 내포한다. 특히 갑진년 새해를 맞이하여 용이 승천하는 보름달의 하늘을 배경으로 현대인의 꿈과 소망이 담긴 기원을 표현하였다.

오관진 작가는 청화백자, 달항아리, 분청사기 등 우리의 정서가 깃든 도자기를 기존의 회화와는 다른 조형언어로 표현한다. 동양화와 서양화, 회화와 조각, 비움과 채움의 경계를 미묘하게 넘나드는 독창적인 회화작업을 한다. 명상적인 작가의 작품을 통해 복잡함은 비워내고 새로운 희망을 담을 수 있을 것이다.

이수종 작가는 철화분청자기의 대가다. 손가락으로 즉흥적인 감흥에 의해 드로잉 하기도 하고 채색안료를 이용하여 백색과 갈색의 조화를 표현하기도 한다. 물레를 돌리다 멈춤으로써 여백이 구성되기도 하는데, 이는 자유성과 여운이 느껴진다. 이번 전시에서 도자그릇에 역동적으로 묘사된 용은 기운생동의 기운을 담아내고 있다.

이재선 작가는 동양의 전통 초상화에서 보이는 정신과 기법을 근간으로 현대적 감각의 변용을 이루는 작업을 한다. 전통적인 시각과 서양적인 시각을 인물을 통해 반영한다. 자아이자 타인의 시선을 담아낸다. 작가의 작품을 바라보면 끊임없이 질문하게 되고 사유하게 된다. 이번 출품작인 하늘을 날고 있는 청룡을 바라보며 자아를 투영해 꿈이 커지는 희망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철규 작가는 순금과 한지를 이용해 전통의 현대화, 독창적인 조형세계를 담아낸다. 작가의 주제는 ‘상생’으로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이 조화롭게 하나가 되는 염원이 담겨있다. 이번 신작은 물질을 상징하는 순금의 고봉밥 그릇과 그린 정신적인 도약을 상징하는 와룡의 모습은 화려하고 고풍스럽지만 심리적으로도 충만한 기운을 받길 바라는 작가의 바람을 전달한다.

조현동 작가는 모든 상반된 것들의 조화를 작품으로 이뤄낸다. 작가의 작품은 동양적인 정신과 서양적인 정신이 담겨 마치 초현실적 세계 같은 화면이 연출된다. 작가의 대표작인 〈자연-경계〉와는 달리 이번 전시 작품은 <공감-채집>이라는 주제로 작업하였다. 용이 그려진 달항아리에 모란, 동백, 매화가 꽂혀진 정물과 나비를 그려 어려운 일이 있어도 참고 인내하여 사랑과 기쁨이 넘치는 부귀를 누리기를 작가의 기원이 담겨있다.

1부의 공모당선 작가로는 김준기, 유가월, 클로인(KLOINM)작가이다.

김준기 작가는 타자의 존재와 삶에 대한 이야기로 끊임없는 그리기(긁어내기)의 행위와 그리는 과정을 반복한다. 거울의 뒷면에 드릴을 이용하여 한 점 한점 긁어내어 벗겨진 흔적 사이로 LED 빛을 투과시켜 형상이 드러나는 ‘빛 그림’은 작가의 독창적인 표현 방식이다. 어둠속에 사라져 갈 것 같지만 밝게 빛나는 이상세계인 풍경과 용이 그려진 달항아리는 다시 힘차게 솟아나는 우리의 희망과 소망을 담아낸다.

유가월 작가는 산수를 매개로 개성있는 회화를 통해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산수를 통해 내면의 평온함을 찾게한다. 작품을 통해 삶에 대한 작가의 깨달음을 전달하고 관람자들은 작품속에서 세상의 경계되는 것들의 관계를 사유하게 된다. 상상의 동물인 용을 현실과 가상의 접점이라 여기고 현실, 과거, 미래를 통합하는 공간을 용을 소재로 그려내었다.

클로인(KLOINM)은 이일근(콘, KoN), 임하나(LIMHANA) 작가의 듀오이다. 바이올리니스트인 이일근(콘)작가는 완벽히 똑같이 연주되거나 재현되지 않는 음악의 특성을 미술적 사유로 평행이론화한다. 임하나 작가는 역동적으로 회전하는 삶의 서사들은 역경을 이겨내고자 하는 내면의 동력과 에너지를 블랙이라는 컬러로 표현한다. 두 작가가 함께 이야기하는 연결된 사회안에서의 관계들을 청룡과 함께 2024년을 살아가는 동시대 현대인들을 표현하고자 한다.

2부의 초대전에서는 강병인, 백서진, 오영숙, 이기원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다.

강병인 작가는 말 전통 서예와 디자인을 접목한 멋글씨, 캘리그라피 분야의 개척에 앞장서 왔다. 우리말이 가진 고움과 뜻, 소리를 멋글씨로 표현하며, 한글 꼴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알려 온 작가이다. 작가는 해마다 그 해의 십이지신을 한글로 표현하는 작업을 해왔다. 청룡의 해를 맞이하여 모든 이들이 꿈꾸는 바를 이루라는 바람을 표현하였다. ‘하늘높이 용솟아라’라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백서진 작가는 중국 항주에 위치한 중국미술학원에서 학사, 석사, 그리고 중국인물화로 박사학위를 받고 중국에서 대학강의를 해오다가 현재는 국내에서 작업에 정진하고 있다. 중국 항주 G20정상회담장, 다수의 미술관, 여러 개인소장자가 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작업에대한  입지를 더욱 단단하게 굳혀가고 있다. 작가가 표현하는 용은 여의주를 품고 하늘에 오르는 모습, 달에 매료되어 달을 가지고 싶어하는 용이다. 소망과 염원을 담고 한 해를 힘차게 시작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닮았다.

오영숙 작가는 점이 모여 선이 되고 선이 모여 면이 되듯이, 작은 다각형들을 모아 형태를 만든다. 그 작은 다각형 안에는 자음들이 찍혀 있다. 마치 모자이크 같은 작가의 작품에 한글의 작음만 찍혀있는 이유는 관객과의 소통을 위해서이다. 뚜렷한 형상이 아닌 이미지와 자음들은 많은 생각과 해석을 하게 한다. 이번 전시 작품은 국보 남대문과 용이 어우러져 있다. 새로 탄생할 문화유산에 대한 염원이 담겨있다. 정신적가치를 이어오고자 하는 작가의 바람이다.

이기원 작가는 어린아이를 조형물로 표현한다. 살며시 눈을 감은 듯 말들한 얼굴, 말할 듯 말듯한 입, 벌거숭이의 몸으로 엉거주춤서서 세상을 바라본다. 순수한 아이의 모습으로 생명에 대한 외경을 담는다. 원하는 뜻을 이루어 주는 여의주를 소년이 품고 있다. 꿈을 꾸는 조각가로 불리는 작가인 만큼 소년이 품은 여의주를 얻어 하늘로 승천하는 용의 기운을 받아 각자의 꿈을 이루기를 소망한다.

2부의 공모 당선 작가로는 김은주, 로빈, 스메야, 이라금 작가이다.

김은주 작가는 옛 목가구에 영감을 받아 작업한다. 목가구와 백자의 절제, 여백, 자연의 미를 찾아내고 연구해 전통문양을 투각기법으로 작업한다. 전통과 현대, 입체와 평면을 접목하는 독창적인 작업으로 한국적인 미의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공예와 예술, 전통과 현대. 입체와 평면을 오가는 작가의 심도 있는 작품을 용과 백자의 조화로움으로 만나볼 수 있다.

로빈 작가는 작업에 어떤 영향을 받지 않고 나의 세계를 만들어 보고자 지리산 속에서 작업하고 있다. 그만큼 작업에 대한 고민과 열정이 넘치는 작가이다. 작가는 어떤 소재를 다루던 물성을 전문화하는 작업을 끊임없이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금속, 목재 옻 등 다양한 재료를 통해 누구도 표현하지 못하는 작가만의 독창적인 조형과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자 한다. 이번 출품작은 가야의 마지막 왕의 무덤인 구형왕릉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내었다. 무덤 속 용(龍)의 외침을 통해 과거를 다시 바라보고 새로운 다짐을 하게한다.

스메야 작가는 누구나 겪는 크고 작은 어려움은 성장의 발판이 된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힘듦과 고통은 올바른 성찰과정을 지나 기회를 얻게되고 이는 삶의 모습이다. 결국 우리는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다. 작가는 이 시점에서 십장생과 십이간지를 그려 작가본인의 성찰, 회상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기록한다. 작품에서 알록달록하지 않은 무지개, 돌의 모습인 용은 우리가 생각하는 무지개와 용의 형상은 아니지만 그 존재가치는 변함이 없다. 용과 무지개의 형상을 통해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라금 작가는 특유의 감성으로 한국 전통회화의 채색화를 독창적으로 재해석한 ‘현대길상화’로 입지를 굳힌 작가이다. 자연과 인간,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경계를 짓지 않고 모든 것을 자유롭게 표현해 나가고자 한다. 틀에 박힌 사고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다양한 시각을 통해 세상을 이루는 모든 것의 존재의 의미를 그려낸다. 액운을 막아주는 용, 만사형통의 의미를 지닌 문자도, 붉은용, 황룡, 붉은 영지버섯 등의 이미지는 상상 속 용을 만들어낸 우리 조상들의 염원처럼 축복과 성공의 소망이 그대로 담겨있다.

이번 전시에 초대된 작가들과 선정된 작가들은 모두 동양과 서양의 정신과 표현방법을 조화롭게 이루는데 탁월하다. ‘온고지신’, ‘법고창신’을 바탕으로 전통을 지키면서 현대적인 시대정신을 이어가는 작가들의 노력이 작품을 통해 전달된다. 독창적인 창조성과 조형감각이 뚜렷이 드러나는 청룡의 새로운 이미지와 정신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청룡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하지만 공통적으로는 용을 통해 동양의 정신과 현대적인 해석과 표현으로 인간의 소망기원에 대한 표상이자, 치유의 의미를 담아내고 있다.

청룡의 새해를 시작하며, 잊혀가는 우리나라 전통문화의 정신과 현대의 예술성이 소통하기를 바란다. 청룡의 의미를 전통을 답습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변화하는 시대상에 맞추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갤러리세인의 기획을 통해 청룡과 동양사상의 의미를 되새기며, 힘차게 한 해를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을 얻을 기회를 얻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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