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LLERIES] LEEAHN GALLERY
2022. 4. 28 – 6. 25
윤희
리안갤러리 서울은 2022년 4월 28일부터 6월 25일까지 재불 작가 윤희의 개인전 《스스로(By Itself)》를 개최한다. 윤희 작가는 2018년 리안 서울에서 첫 개인전을 열어 국내외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고, 2020년 리안 대구에서 《빗물 화석(Rain-Fossil》으로 두번째 개인전을 열어 호평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에 세번째로 리안과 호흡을 맞춰 본인의 고유한 스타일의 첫 캔버스 작품 12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윤희 작가는 물질의 특성을 내재화하여, 작품이 ‘스스로’ 되어 나오도록, 시간, 온도, 습도 등 자연적인 요소도 활용하여 작품활동을 하고 있으며, 장르와 카테고리를 규정할 수 없는 독특한 작품계를 열정적으로 구축해오고 있다. “모든 작업 방식에 있어 항상 지속되어온 일관성은 물질을 내 의도대로 굴복시키려 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되어 나오도록 이끌어내는 것이다. 나는 조각을 한다 거나 그림을 그린다고 하지 않고 형상이 드러난다고 한다.” 라고 작가는 말한다.
이번 개인전의 부제인 《스스로(By Itself)》 또한 이러한 작가의 의도를 잘 설명하고 있다. 전시된 캔버스 작품들은 작업 방식, 물감의 양과 점성, 그리는 힘과 속도, 작가의 감정상태까지도 복합적으로 결합, 작용하여 튀기고 분출되고 흘림과 다시 역순으로 돌리는 과정에서 형체가 ‘스스로’ 드러나는 작품들이다. 캔버스에 흰 무 광 여백과 번들거리는 검은 아크릴의 대비가 종이 작업의 흑백 대비보다 더 확연이 뚜렷하게 표현되어 있다. 종이에 안료가 잘 흡착되는 것과는 달리, 캔버스에는 물감이 흡착되지 못하는 성질을 변화시키고자 새로운 작업 방식을 연구했다고 한다. 캔버스 천의 씨실 날실의 단순한 표면이 두텁고 단단한 중량감의 매끄러운 표면이 된, 밑 칠이 6번씩 되어있어 천의 짜임이 보이지 않는 캔버스를 사용했다. 작가는 이러한 작업을 거친 대형 캔버스에 원하는 질감과 생명력을 표현하고자 거대한 바탕을 마음껏 활용했다.
“무섭도록 중성적인 성격을 가진 캔버스 바탕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참 막연하고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지 겁이 났다, 일단 작업을 시작했으면 언제 멈추나, 결정도 매우 중요하다. 무슨 이유로 어느 시점에서 어떻게 멈추어야 하는가를 설명할 수 없다. 직관적으로 결정할 뿐이다.”라 고 작가는 소회를 밝혔다.
코로나 사태로 두문불출을 해야 했던 기간은 작가에게 또다른 기회가 되었고, 고유한 마티에르를 가진 물감으로 캔버스를 길들여서 자신의 것으로 소화했다고 생각되어 보여주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 12점에서도 최소한의 개입으로 물감의 흡착정도와 반복되는 역행과 흘림이 금속 물질 조각의 실험과 동일한 맥을 이루고 있다. 이는 작가의 계획된 언어가 아니며 엔트로피로 상징되는 연출과 과감한 음영의 대비를 통해 완성된 작품들로 우리의 눈과 가슴에 깊이 각인될 것이다. 리안에서 커다란 이정표를 세우고 앞으로 걸어가는 윤희 작가 함께 작품을 감상하며, 포스트 코로나의 시대의 의미 있는 시작이 되길 기대한다.
1950년 서울에서 출생한 윤희 작가는 1974년 이화여대 서양학과에서 학사, 석사과정을 마치고 1980년대부터 프랑스에서 40여년을 정착하며 활동하고 있는 대표적인 재불 작가이다. 황량하고 거친 카스트르 지형의 프랑스 남부 피레네 산맥 인근에 스튜디오가 있으며, 현대 도시문명과는 결연이 단절하고 자연 그대로의 물질을 녹여내 자연속에 스며들어, 자연과 어우러지는 곳에 작품을 설치하는 대담하고 특별한 작가이다. 현재 대구 인당 미술관에서 개인전 《Non-Finito》을 진행하고 있으며 리안갤러리 서울 개인전을 이어 올해 6월 독일 루드비히 코블렌츠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윤희작가의 작품은 파리의 세르누치 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와롱성 등에 소장되어 있다.
리안갤러리 서울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2길 9
02-730-2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