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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진

갤러리 플래닛

홍세진

 

홍세진 작가는 감각이 기술과 환경을 통해 어떻게 새롭게 구성되는지에 주목한다. 어린 시절 청력을 잃고 인공와우를 통해 세상을 접하게 된 개인적인 경험이 작업의 출발점이다. 작가는 “감각은 자연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술과 환경을 통해 끊임없이 변형되는 과정임을 경험했다”고 말한다. 그의 회화는 이처럼 온전히 합쳐지지 않고 어긋나고 겹쳐지는 감각의 구조를 기하학적인 조형 언어로 탐구한다.

 

홍세진은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회화과 석사 졸업 후, 동대학원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2020년 OCI미술관의 ‘OCI YOUNG CREATIVES’ 선정을 시작으로, 서울문화재단의 ‘효성과 함께하는 올해의 작가상’(2021), 서울시립미술관 ‘신진 미술인’(2023)에 잇따라 선정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창동레지던시, 금천예술공장 등 주요 레지던시를 거치며 탄탄한 작업 세계를 구축해왔다.

 

그의 그림 속에는 기계 부품이나 산업적 풍경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들이 등장한다. 이는 감각이 기술 장치를 거치며 나타나는 단절과 왜곡, 지연의 상태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장치다. 작가는 “작업 속 이미지들은 하나의 완결된 장면이라기보다, 서로 어긋나고 나란히 놓인 감각의 단면들”이라고 설명한다. 매끄럽고 인공적인 색면과 기하학적인 도형들은 하나의 이미지로 통합되지 않고 보는 이에게 낯선 감각의 틈을 경험하게 한다.

 

작가는 “새로운 작업을 시작할 때마다 어떤 형식을 따라가야 할지 알 수 없는 막막함이 찾아온다”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그는 “그런 과정 속에서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이미지가 조금씩 드러나는 순간들을 만날 때, 작업을 계속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고 말한다. 불확실성 속에서 피어나는 작은 발견과 주변 사람들의 응원이 그가 꾸준히 붓을 들게 하는 가장 큰 힘이다.

이번 Kiaf에서 홍세진은 감각의 어긋남과 틈새를 탐구하는 신작들을 선보인다. 그는 “감각이 항상 또렷하고 명확한 방식으로만 작동하지는 않는다”고 믿는다. 때로는 알아차리지 못한 틈과 연결되지 않는 조각들 속에서 오히려 더 선명한 생각이 떠오르기도 한다는 것이다. 작가는 “관객들이 자신의 그림 앞에서 ‘이게 뭘까’ 하고 잠시 멈춰 서서, 익숙하지 않은 형태가 주는 낯선 감정을 통해 자신만의 감각을 새롭게 발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Sectioned Landscape, oil on canvas, 125x140cm, 2025

Artworks

Triangular Wave, oil on canvas, 180x165cm, 2024

Unreachable Beings, oil on canvas, 145.5x227cm,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