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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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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시

 

조은시의 회화는 정교하게 설계된 암호이자 수수께끼와 같다. 그는 개인과 공동체, 부분과 전체의 상호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기호와 상징, 도표 같은 형식으로 풀어낸다. 작가는 가족, 먹이사슬, 자연재해처럼 인간의 의지로 제어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구조’와 ‘닮음’의 원리에 주목한다. 그는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무엇인가의 일부이면서도 온전한 하나로 살아간다”고 말하며 관계 속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는 독특한 회화를 선보인다.

 

조은시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현재 동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서울문화재단의 청년예술지원 사업에 선정됐고 아티팩츠가 꼽은 ‘알마낙: 50인의 한국 동시대 작가’에 이름을 올리는 등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되는 신예 작가다.

 

그의 작업 방식은 개념적이며 치밀하다. 스스로 “그리는 시간보다 아이디어를 구성하는 시간이 9할 이상을 차지한다”고 말할 정도로 작가는 캔버스 뒤에 숨겨진 논리와 서사를 설계하는 데 집중한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설명 없이는 짐작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품고 있는 ‘단편 소설집’과 같다. 작품에 들어가 있는 도상과 분할된 형태들에 모두 나름의 의미가 담겨있다는 설명이다.

 

작가는 작업의 원동력에 대해 스스럼없이 ‘재미’라고 말한다. 그는 “혼자만 아는 상징과 비유를 작품에 비밀 이야기처럼 쏟아놓을 때 만족감을 느낀다”고 한다. 이처럼 작업 자체의 즐거움은 그에게 생계를 위한 일과 창작을 병행해야 하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꾸준히 작업을 지속하게 하는 힘이 되어준다.

 

이번 Kiaf에서 조은시는 키보드 형태에서 영감을 얻은 신작 ‘땅위 형제’, ‘땅속 형제’ 연작을 선보인다. 같은 둥지의 알, 땅속의 콩들을 통해 ‘전체를 구성하는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펼친다. 작가는 “작품 속 이미지들이 만들어내는 관계를 통해 관객들이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고민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의 수수께끼 같은 그림은 관객 각자에게 다른 질문을 던지며 생각하는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Study of the Center, Oil on canvas, stainless, Variable installation, 2024

Artworks

Hardboiled, Oil on panel, 25 × 70 cm, 2025

Scallywag, Oil on panel, 80.0 x 120.0 x 30.0 cm,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