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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 한국과 독일, 그 사이에 추상화의 길을 내다

우손갤러리


Youjin YI

이유진은 인간과 자연에 대한 인식과 심상을 이야기처럼 풀어내는 추상화가다. 그림 속의 빈 공간을 과감히 내버려 둬 여백의 미를 강조한 게 특징이다. 세종대 한국학과에서 공부하다 독일로 유학을 떠난 그는 한국의 전통 종이인 장지를 사용하는 등 한국적인 소재에 천착해왔다.

독일 뮌헨 미술원 석사를 졸업한 그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2012년과 2014년 무니헨시 스튜디오 서포트 프로그램에 선정됐고, 2016년에는 바바리안 스튜디오 서포트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2020년 스위스 취리히와 2021년 우손갤러리 개인전, 2022년 두 차례의 뮌헨 개인전 등을 열었다.


Leopard Laundry, acrylic, oil, oil pastel on canvas, 200 x 160 cm, 2023

이 작가는 자신의 작품 특징으로 “탐구를 멈추지 않는다”는 점을 꼽는다. 수평으로 바닥에서 스케치를 하거나 초안 없이 작품을 만드는 등 여러 실험적인 시도를 반복한다는 의미에서다. 그는 “회화와 드로잉의 원칙들을 섞고 비트는 과정을 통해 선을 경계가 아니라 형태를 열어주는 개방의 시점으로 보여준다”며 “다양한 면처리를 통해 배경, 내부와 외부의 위치가 끊임없이 반전되는 복합적인 가상 공간이 다양한 이야기로 열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독특한 작품세계는 오랜 유학 생활과 국내외를 오간 작가의 경험에서 나왔다는 설명이다. 그는 “동양, 한국인 정체성의 재발견을 바탕으로 서양의 회화 양식이 교차하는 예민한 경계에서 어떤 쪽도 소속되지도 배제하지도 않는 공존을 추구함으로서 발견, 발전했다”고 했다.


Tiger Mask, acrylic, oil on canvers, 190 x 240 cm, 2019

이번 Kiaf SEOUL 2023 HIGHLIGHT에서 이 작가는 ‘Coexistence'(공존)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내놓는다. 그는 “주제는 공존이지만 그 속에는 소속, 배제, 경계 등 상반되는 의미도 내재돼 있다”며 “작품 속 다양한 주변 환경, 복합적인 상황, 대립 구조 속에서 형상화된 감정 상태의 미묘한 조화는 공동체적 무의식의 연결을 통해 공감과 공존을 이야기한다”고 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한국의 정서, 언어, 철학, 사상을 익혔지만 다른 문화권에서 꿈을 펼치기 위해 나의 것을 찾는 예술가의 길을 걷게 됐다”며 “외줄을 타듯 위태롭더라도 주변의 흔들림을 관찰하고 주변 환경의 영향력과 올바른 관계를 유지하며 저의 길을 찾고자 하는 집중력을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이 작가는 최근 내년 봄 우손갤러리에서 열릴 두 번째 개인전을 위해 ‘Wild Things’를 주제로 한 작품을 그리고 있다. “다양한 콘텍스트 안에서 잠재의식들을 통한 꿈같은 이야기들을 연상시키는 포괄적인 주제”라는 설명이다.


Exhibition View ‘junction’ at Wooson Gallery, Daegu in 2021

Artworks

Tiger Mask, acrylic, oil on canvers, 190 x 240 cm, 2019

Thin Line, oil, oil pastel on Korean paper mounted on canvas, 30 x 40 cm,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