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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미 | 강렬한 색과 붓질로 엮어낸 원초적인 이미지

라흰갤러리

서원미

 

서원미 작가의 작품에는 강렬한 색과 붓질이 있다. 작가 자신이 무서워하는 것, 뒷면, 그림자, 꿈속에서 본 그림 등에 개인적인 경험과 심리적 풍경 등을 가미해 회화적 언어로 표현한 결과물이다.

 

 서 작가는 성균관대 미술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다. 매년 개인전을 열며 서울디지털대학교 미술상, 종근당 예술지상 등에 입상하는 등 부지런히 이력을 쌓고 있다. 이전에는 기억, 불안, 트라우마 등을 둘러싼 심리적 풍경을 주제로 한 작품을 주로 만들었다. 근래 들어서는 추상적인 형상들을 표현해 형식과 내용의 제약에서 벗어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서 작가는 “내게 그림은 작가의 시간과 환경, 창작자로서 작가가 지닌 순수한 면모가 숨김없이 드러나는 대상”이라고 설명한다. “숨바꼭질하듯 이미지를 탐색하고, 그림 앞에서 내가 느끼는 다양한 시간과 사실적이고도 육체적인 경험 등을 화면에 쌓고 변주합니다. 요즘은 꿈속의 이미지처럼 보이는 형상들을 원초성을 지닌 색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합니다. 마치 쪼개지기 전의 대륙에서 솟아오르는 강렬하지만 빛바랜 색들을 상상하며 그림을 그리는 것입니다.”

 

 Kiaf에서 그가 선보이는 작품은 ‘말’에 관한 것이다. 말이라는 글자는 한국어에서 사람의 기본적인 의사소통 수단인 언어로도, 들판을 달리는 동물로도 해석된다. “나는 종종 언어와 이미지가 하나였을 때를 상상합니다. 처음에는 그림에 담고 싶은 말들이 많다는 생각에 장난처럼 동물인 말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새 카우보이도 함께 그리게 됐지요. 매끄럽고 그럴듯한 것들로 가득한 세상에서 우연과 실수처럼 솟아난 카우보이는 백색의 평면 위에서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어떤 해석이나 형식에도 얽매이지 않는 ‘그림 그 자체’를 추구하는 만큼, 그는 “작업을 하다 보면 문득 사회와 동떨어진 사람이 되어가는 기분이 들어서 외로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화가로서 살아가는 데 만족한다고 했다. 그림을 그릴 때 내리는 수많은 선택과 결정,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실수와 우연, 작가가 느끼는 즐거움과 괴로움, 선물 같은 기쁨의 순간과 좌절 등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보다 훨씬 다양한 감정들을 체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 작가는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나의 몸짓, 그에 따라 변화하는 그림의 상태는 하늘에 붕 뜬 이야기가 아닌 포근한 대지를 발바닥으로 느끼는 것처럼 굉장히 사실적이고 육체적인 경험”이라고 말했다. 그림을 그리는 것과 보는 것이 때로는 괴롭지만, 그 이상의 즐거움이 계속해서 그림을 그리게 만든다는 것이다.

 

 목표는 ‘비교할 수 없는 작가가 되는 것’과 ‘지지대가 필요 없는 그림을 그리는 것’. 한평생 그림을 그리면 목표에 닿을 수 있을 거라고 작가는 말한다. “내가 그리면서 여러 감정을 자유롭게 느끼듯이, 어떠한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감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나에게 예술은 완벽한 거울이 투명한 창문으로 변하는 연금술과도 같습니다. 내 거울이 관람객들을 만나 수많은 창문으로 변화해 각자 어떤 풍경을 보게 될지 너무나 기대됩니다.”

 

서원미, Cowboy Whistle, Oil, oil pastel on linen, 72.7 x 91 cm, 2023

Artworks

Wonmi Seo, Talk without words, Oil, oil pastel on linen, 194 x 194 cm, 2023

Wonmi Seo, When you stop the horse, Oil oil pastel and acrylic on linen, 194 x 130.3 cm,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