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진은 대구예술대 동양화과를 다니다가 1998년 자퇴했다. 그 후 15년간 동화책 일러스트, 타투이스트, 페인트공으로 일했다. 2013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대관 전시를 한 후 그림에서 손을 떼려 했으나 서울 종로구 갤러리가이아와 인연이 돼 지금까지 활동 중이다. 재기발랄한 캐릭터들, 이를 돋보이게 하는 산수화 같은 흑백 공간은 이런 톡톡 튀는 이력을 반영한다.
그는 자신의 작품세계에 대해 “삶을 확장시키는 공상을 풀어내는 행위”라고 설명한다. “예전에는 ‘Edgewalker'(경계를 걷는 사람, 용기있게 도전하며 새로움을 제일 먼저 맞이하는 사람)이라는 주제로 드로잉 작품을 그렸습니다. 강렬하게 폭발하듯 상상력을 풀어냈지요. 요즘에는 ‘A Space Odyssey'(우주 여행)이라는 주제로 그림을 그립니다. 마띠에르, 낙서, 그리기 등 다양한 기법을 사용하고 있지요.”
그가 연구해 만든 캐릭터들은 고래나 소시지, 젤리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예술은 늘 삶과 가까이 있으며, 희망과 기쁨을 줘야 한다는 작가 자신의 철학을 반영한 결과물이다. 그의 작품에는 미술사도 접목돼 있다. 돌 느낌이 나는 흑백의 배경은 석기시대의 동굴 벽화에서, 디테일한 펜화는 중세 인쇄술 발명과 함께 만들어진 일러스트의 표현 방식에서 따왔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출품한 작품들은 ‘Edgewalker-A space Odyssey’라는 주제다. 큰 고래를 중심으로 젤리맨, 캔디걸, 마법사 등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다양한 내러티브를 물감이 퇴적된 두터운 화면에 다양한 회화기법으로 옮겼다. 작가는 “작품 속 이야기는 주인공들이 희망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며 “우리는 모두 삶의 소중한 주인공이고, 그 삶의 여정이 행복하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김 작가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여의었다. 생활고를 겪기도 했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좋아했지만 형편이 어려워 입시 학원을 다니지 못하고 독학을 해야 했다. 하지만 생계를 위해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그림을 손에 놓은 적은 없었다. 굴곡 있는 삶과 달리 김 작가 작품에는 유머가 넘친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상상력이 풍부해서 일상 생활의 모든 소재들이 재미있는 이야기거리로 느껴졌다”며 “남들이 보지 못하는 기발한 이야기들을 화면 속에 담아왔다”고 했다.
“지금까지 그림에 온 삶을 걸며 살아왔습니다. 관객들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게 제 목표입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열심히 작업할 생각입니다.”
Myoungjin KIM Solo Exhibition View